202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한 이예원 프로. 사진제공=KLPGA
202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한 이예원 프로. 사진제공=KLPGA

 

 

[골프한국] 6월 3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의 랭커스터CC에서 끝난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한국 선수들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출전선수는 일본과 함께 20명으로, 미국(48명) 다음으로 많았으나 거둔 성적은 참담했다.

 

일본의 경우 2021년 필리핀 국적으로 출전해 우승한 사소 유카가 이번에는 일본 국적으로 우승하는 등 톱10에 3명, 톱20에 5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에 비하면 한국선수의 성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김세영, 전인지, 최혜진, 양희영, 이소미, 주수빈 등 6명이 기권 또는 컷 탈락했고 김효주와 임진희가 공동 12위, 김아람과 이미향이 공동 16위, 신지은이 공동 19위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KLPGA투어 소속으로 처음 US오픈에 나간 김민별이 공동 26위, 재기 여부가 궁금했던 고진영은 김수지와 함께 공동 29위, 신지애와 박현경이 공동 39위, 이정은6와 안나린이 공동 58위에 머물렀다.

 

8명의 선수를 출전시킨 태국에도 뒤졌다. 아피차야 유볼이 5위, 한때 선두에 나서기도 했던 위차니 미차이와 아타야 티티쿤이 공동 6위에 올라 태국이 LPGA투어의 떠오르는 세력임을 증명했다.

 

올 시즌 치른 14개 대회에서 한국은 단 1승도 건지지 못했다. 이런 흐름이라면 2011년 한국선수 역대 최소 승수인 3승 달성도 어려워 보인다.

 

LPGA투어의 한국 선수들이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상황에서 KLPGA투어 이예원(21)의 눈부신 활약에 골프 팬들의 시선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

 

이예원 선수는 얼핏 봐서는 연약해 보인다. 163cm 57kg으로 골프선수로는 빈약한 편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약해 보이지만 부러지거나 쓰러지지 않는 강인함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지난 2일 경기도 양평의 더 스타 휴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Sh수협은행 MBN여자오픈 대회 3라운드에서 이예원은 8언더파 62타를 쳐 최종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2위 황유민(21)과 김민선7(21)을 3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3월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5월 2024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세 번째 우승이라는 것도 놀랍지만 3라운드 노보기 우승 기록이 예사롭지 않다.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는 236m로 KLPGA투어 62위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은 82%로 4위, 그린적중률은 77.4%로 6위에 올라 있다. 그만큼 정교한 플레이를 펼친다는 얘기다.

 

올 시즌 출전한 9개 대회에서 한 차례 컷 탈락 없이 3승을 거두고 절반 이상의 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냈다는 것은 그만의 경쟁력을 입증해준다. 지난해 3관왕(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을 차지한 원동력이다.

 

이런 이예원이 오는 7월 11일 프랑스 알프스산맥의 산악코스인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자신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 출전키로 결심했다고 밝혔지만 그의 뇌리에는 2014년 초청선수로 이 대회에 출전해 깜짝 우승하며 LPGA투어로 직행한 김효주의 기억이 없지 않을 것이다.

 

이예원의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과 좋은 성적으로 LPGA투어의 한국선수들 사이에 메기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email protected])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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