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수원 삼성이 이번에도 물음표 많은 사령탑에게 소방수를 맡겼다.

전임 염기훈 감독에게 부족했던 것은 코치로서의 경력과 내공. 위기의 수원을 끌어올릴 리더로 선정되며 프로 사령탑 첫걸음을 내딛은 변성환 감독은 자신의 ‘지도자 10년 내공’을 통해 수원의 승격을 이룰 수 있을까.

변성환 수원 삼성 신임 감독. ⓒ수원 삼성
변성환 수원 삼성 신임 감독. ⓒ수원 삼성

수원 구단은 6일 오후 2시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변성환 신임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K리그2에 강등된 수원은 최근 7경기 무승(2무5패)에 빠져 15경기 6승2무7패의 리그 6위에 머물러있다.

염기훈 감독과 이별한 수원은 5월31일 변성환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선수시절 2022 부산 아시안게임 대표 출신으로 울산 HD, 부산 아이파크, 제주 유나이티드 등을 거쳤고 호주에서도 뛴 바 있다.

변 감독은 FC안양을 끝으로 선수 은퇴 이후 성남FC 코치를 하며 김학범 감독의 사임 당시 구상범 감독 대행의 대행을 해 성남 구단 역사상 첫 강등을 막지 못한 바 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활동하며 지난 2023 U-17 월드컵의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나섰지만 3전 전패라는 부진한 성적으로 마쳤다 .변 감독은 수원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2일 부산 아이파크 원정에서는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기자회견에 임한 변 감독은 "이렇게 큰 구단의 감독을 맡을 수 있어 영광이다. 나와 구단의 축구 철학을 선수들에게 잘 이식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전임 염기훈 감독이 4월 이달의 감독상을 받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이다 위기가 왔을 때 헤쳐나갈 경험이 부족해 5월 전패의 상황을 이기지 못하고 사임했다. 이런 부족함을 메울 감독이 선임됐어야한다는 평가 속에 새롭게 온 인물은 프로 감독 경험이 아예 없는 변 감독이라는 점에서 물음표가 달리기도 했다.

변 감독은 이에 "정식 감독으로서 K리그 경험이 없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10년 동안 지도자를 하며 쌓은 것과, 데뷔 감독의 신선함이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감독 선배들에게 배울 부분도 많다. 그러면서 신인 감독의 패기로 경쟁해볼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경훈 수원 삼성 단장(왼쪽)과 염기훈 전 감독. ⓒ수원 삼성
박경훈 수원 삼성 단장(왼쪽)과 염기훈 전 감독. ⓒ수원 삼성

어느 분야든 신인이 경력자의 경험에 맞서 꺼내는 무기 중 단골손님이 ‘패기’다. 앞뒤 재지 않고 부딪쳐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겠다는 의미. 전임 염기훈 감독 역시 개막전을 앞두고 "현재로선 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축구와 K리그에 잔뼈가 굵은 한 지도자는 코치와 감독을 오래 하면서 쌓은 내공이 어려운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됐다며, 그 내공이 없다면 선수들을 독려하기 위한 단순한 말만 반복하게 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실제로 2023시즌 플레잉 코치를 제외하고 코치 경력이 전무했던 염 감독은 연패로 무너지는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임했다.

물론 변 신임감독은 유스팀 포함 성남FC에서 약 4시즌간 코치직을 수행하고 감독 대행도 맡았으며, 연령별 대표팀에서 약 6년간 코치 및 감독직을 수행한 인물이다. 사실상 지난해 후반 수원 감독대행이 지도자로서 첫 걸음이었던 염 감독과 달리 10년의 지도자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변 감독이 지도자 커리어 대부분을 학생 선수들과 보냈고, 프로 정식 감독은 처음이라는 사실은 우려를 낳는다. 수원은 어린 선수들만큼이나 베테랑의 수도 많은 팀이다. 이제 프로 감독 첫발을 뗀 변 감독이 프라이드가 강한 것으로 유명한 수원 선수들을 잘 아우르고, 신구를 조화롭게 기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결국 새 감독 선임으로 인한 긴장감이 사라지면, 남은 내공이 긴 레이스의 승부를 좌우한다. 많은 물음표를 달고 ‘명문’ 수원 삼성의 제 10대 사령탑으로 올라선 변 감독은 자신의 내공을 마음껏 펼치고 수원을 승격으로 이끌 수 있을까.

ⓒ수원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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