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연구개발 환경에 부합해야
사전 예방적 차원에서 감사활동 시행
공정하고 청렴한 내부통제 체계 구현
올해 7차례 부패방지교육 대면 실시

[데일리한국 윤정희 기자]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50여년간 국방안보의 초석으로서 자주국방을 책임져 왔다. 최근에는 K-방산 수출을 통해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개발한 국방과학기술력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하지만 급변하는 국방연구개발 환경과 시대변화는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에서도 정당하고 적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대가 요구하는 감사시스템 정착과 청렴한 업무문화 확산을 위해 연구원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이보수 상임감사를 만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이보수 국방과학연구소 상임감사. 사진=윤정희 기자
이보수 국방과학연구소 상임감사. 사진=윤정희 기자

▶ 감사업무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첫째, 국방연구개발 환경에 부합하는 감사시스템 정착입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창설 이래 많은 연구개발 업적을 기록하여 대한민국이 단기간에 세계 6위의 국방력을 보유하는데 공헌한 일등 공신입니다. 하지만, 감사기법은 급속하게 발전하는 국방연구개발 환경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중장기 감사전략을 수립하고 제반 감사업무 프로세스 정비를 지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연구개발 환경에 맞는 효율적이고 전문성 있는 감사시스템을 정착시킬 것입니다.

둘째, 사전 예방적 차원의 감사활동입니다.

최근에는 감사의 개념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결과나 목표 달성 여부에 초점을 두어 결과가 좋다면 과정은 무시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사업무 또한 잘못한 사항을 지적, 적발하여 처벌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결과나 목표 달성 여부보다 절차와 과정상의 적합성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사업무도 절차와 과정상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긍정적 대안을 제시하여 사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전 예방적 차원의 감사로 개념이 바뀌고 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 또한 변화된 감사 개념을 적용하여 사전 컨설팅 감사 활동을 강조하고 있으며 인적 처벌보다 잘못된 제도의 개선을 지향함으로써 연구소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셋째, 공정하고 청렴한 내부통제 체계를 구현하여 투명하고 건강한 연구환경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내부통제는 조직의 목표달성을 위해 꼭 필요한 활동입니다. 감사원에서도 자체감사활동 심사 평가지표에 내부통제지원 영역을 신설하고, 공공기관 내부통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여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방과학연구소는 2024년을 연구소 내부통제 체계 수립 원년으로 삼고 자체 내부통제 추진계획을 수립,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를 통해 체계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부통제 문화를 확산시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기관이 될 것입니다.

▶ 청렴한 공공기관 업무문화 확산을 위한 구체적 노력을 소개해 주십시오?

공직자는 매년 2시간 이상의 부패방지교육을 수료해야 합니다. 국방과학연구소 임직원 또한 국가공무원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매년 부패방지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2023년도까지는 부패방지교육을 온라인으로 실시했습니다. 온라인으로 교육을 수강하게 되면 교육내용이 너무 포괄적이고 교육받는 사람들도 집중해서 듣지 않게 됩니다.

또한, 일반소원과 사업을 책임지는 직위자들의 교육내용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위자들이 관심만 가진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안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직위자들을 대상으로는 대면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하는 교육내용에 과거 연구소 사례, 직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등을 추가하여 교육자료를 만들었습니다.

본소인 대전에서부터 시작해 서울, 진해, 태안 등 타지역에 위치한 부서를 다니며 올해 총 7차례 교육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상임감사가 부패방지교육을 한다고 하니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육을 받고 돌아갈 때는 경각심을 느끼고 돌아갑니다. 본인들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이야기들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계속되다 보면 보다 청렴한 국방과학연구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평소 직원들과의 소통방식은 무엇입니까?

국방과학연구소는 부·센터·연구원 등 연구 및 업무의 성격이 다른 부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여러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부서별, 지역별로 조금씩 다른 분위기, 문화가 있습니다. 이러한 조직 특성을 모른다면 연구소원들이 말하는 문제점, 어려운 점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연구소원들과 가까이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부패방지교육을 대면으로 하는 이유 중 하나도 연구소원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듣기 위해서 입니다.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시험 현장에도 자주 가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 어려움은 무엇인지 듣기 위해 노력합니다. 많이 보고 많이 듣다 보면 연구소원들도 상임감사를 좀 더 친근하고 편안하게 느낄 것이라 생각합니다.

▶ 국민들에게 보다 친밀한 기관으로 다가서기 위한 각오를 밝혀주십시오?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50여년간 국방안보의 초석으로서 자주국방을 책임져 왔습니다. 최근에는 K-방산 수출을 통해 국방과학기술력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방, 안보분야의 특성상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수행하는 많은 기술, 연구활동 중 국민들에게 공개되는 부분은 극히 일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방과학연구소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보다 잘못한 점들이 외부에 더 쉽게 알려집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제는 국민들의 인식이 변했습니다. 과거에는 무기체계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면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과정이 정당하고 적법하지 않다면 결과 또한 칭찬받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국방과학연구소 상임감사로서 변화하는 연구개발 환경과 시대변화에 맞는 감사시스템을 정착시켜 진정으로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나라 지키는, 국방과학연구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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