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줄이려 사옥 이전하는 11번가, 코리아세븐
롯데온·롯데면세 등 희망퇴직 인력 구조조정 단행

서울스퀘어 11번가 사옥. 사진= 연합뉴스
서울스퀘어 11번가 사옥. 사진=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유통업계가 경기 불황 장기화에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희망퇴직부터 본사 이전까지 비용 절감과 효율성 강화를 위해 다양한 조치에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에 위치한 본사를 오는 9월 중 광명 유플래닛 타워로 이전하기로 했다. 

모기업인 SK스퀘어가 11번가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비용 절감을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11번가는 2017년부터 옛 대우그룹 본사였던 서울스퀘어 5개 층을 사용해왔다. 서울스퀘어는 접근성이 좋은 만큼 임차료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1번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두 차례에 걸친 희망퇴직 시행, 내부 인력 전환 배치를 통해 효율화 작업을 했기도 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서울스퀘어 임대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광명 유플래닛 타워로 사옥 이전을 결정했다”며 “사옥 이전 후 최대한 구성원들의 편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들도 경영 효율화를 위해 인력 감축에 나섰다. 이는 인건비 절감과 더불어 조직의 슬림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 조치로 해석된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 부문 롯데온은 지난달 권고사직을 실시한데 이어 이번에는 출범 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롯데온은 지난 5일 임직원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대상은 근속 3년 이상 직원으로 2021년 6월7일 이전 입사자 가운데 재직 또는 휴직 중이면 신청할 수 있다. 신청 기한은 14일까지다.

내부 심의를 거쳐 희망퇴직 승인을 받으면 퇴직 시 6개월치 급여를 일시금으로 지급받거나 6개월간 유급휴직 후 퇴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롯데온의 인력 쇄신은 실적부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온의 올 1분기 매출은 2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지만 22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온은 2020년 출범한 이후 94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온 관계자는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 속 인력 구조 재편을 통한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이번 희망퇴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롯데면세점 제공
사진= 롯데면세점 제공

롯데면세점 역시 적자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함께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적자(영업손실)를 냈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80억원을 포함한 누적 적자 규모는 537억원에 달한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희망퇴직 등을 통해 단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조직 축소를 통해 운영을 효율화하고, 영업점 면적 축소를 통해 매장 체질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또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내의 경우 서울 시내, 온라인 면세점에 집중하고 해외의 경우 오세아니아, 베트남을 중심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 계열사 코리아세븐도 6년만에 본사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본사는 서울 중구 수표동으로, 이전하는 지역은 강동구 천호동에 위치한 이스트센트럴타워다. 2022년 미니스톱을 합병하면서 발생한 영업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코리아세븐이 본격 비용 절감에 나서는 모양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 따른 비상경영 체제는 특정 기업이 아닌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있다"며 "구조조정 등 인력 감축 외에도 다양한 비용 절감 및 효율성 제고 방안들이 추가적으로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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