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순방 재개한 尹대통령, 김건희 여사도 동행
10~16일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순방
대통령실 "중앙아시아, 원유·가스 등 풍부…협력 잠재력 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9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9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0일부터 16일까지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을 국빈 방문한다. 지난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한 데 이어 또다시 '자원 부국' 공략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번 순방에는 우리나라와 중앙아시아 간 협력 구상인 'K-실크로드' 프로젝트도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만큼,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를 자처하는 윤 대통령이 어떤 성과를 가지고 돌아올지 주목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이 이달 10일부터 16일까지 5박7일 동안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 네덜란드 이후 7개월 만에 재개된 순방이자, 올해 첫 순방으로 윤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도 함께한다.

윤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처음으로 방문하는 국가는 투르크메니스탄이다. 윤 대통령은 10일부터 11일까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일정을 소화한다.

윤 대통령은 우선 10일 오후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인 아시가바트에 도착해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다. 이후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선다. 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는 양해각서(MOU) 서명식과 공동 언론발표에 참석한다. 또한 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함께 투르크메니스탄 독립기념탑에 헌화와 식수에 나설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투르크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국빈만찬에 참석하는 것을 끝으로 순방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다.

11일 오전에는 양국 기업인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포럼'이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이 행사에서 기조연설에 나선다. 현 대통령의 아버지이자 국가 최고지도자인 구그반굴리 베르디무하베도프 전 대통령과 별도의 면담도 한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함께 구르반굴리 최고지도자 부부와 친교 오찬을 끝으로 투르크메니스탄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이 두 번째로 발걸음할 곳은 카자흐스탄이다. 이곳에서는 11일부터 13일까지 일정을 소화한다. 11일에는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아스타나에 도착해 고려인 동포 및 재외국민과 함께하는 동포 간담회에 참석한다. 이어 카슴-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 대통령과 친교 만찬도 갖는다.

카자흐스탄의 공식 국빈 방문 일정은 12일부터 시작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 여사와 함께 카자흐스탄 국민감사기념비에 헌화한 뒤, 대통령궁으로 이동해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다. 이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이후 윤 대통령은 업무협약(MOU) 서명식과 공동 언론발표에 나선 뒤 토카예프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 오찬이 예정돼 있다.

이후 윤 대통령은 토카예프 대통령과 '한-카자흐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이곳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카자흐스탄 일정은 양국 공연단이 함께 하는 문화 공연 관람으로 마무리된다.

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은 13일부터 15일까지다. 윤 대통령 부부는 13일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도착한다. 이날 윤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 독립기념비에 헌화한 뒤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한다.

14일에는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벌인다. 윤 대통령은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정상회담, MOU 서명식, 공동 언론발표를 이어간다. 또한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한-우즈베키스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에 나선다. 아울러 우리 정부의 지원으로 지난해 문을 연 우즈베키스탄 창업촉진센터를 찾아 양국의 미래세대와 간담회를 벌일 예정이다.

이어 15일에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부부과 주최하는 국빈 만찬에 김 여사와 자리한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사마르칸트'를 찾은 뒤 한국에는 16일에 도착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폐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고
윤석열 대통령이 4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폐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고

◇ 대통령실 "핵심 광물 분야 중심으로 협력 확대"

윤 대통령은 최근 '자원 부국'과 협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 4일에서 5일까지는 일산 킨텍스와 서울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해 동반성장과 연대 의지를 확인하고,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기 위한 '핵심 광물 대화'를 출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순방하는 3개국도 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이들 3개국 정상과 함께하는 정상회의에서 '핵심 광물'을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아시아의 경우 우리나라와 1992년 수교한 뒤 경제협력을 확대해 왔으나, 사실상 양적·질적으로 교류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춘석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중앙아시아 전체 면적이 한반도의 15배, 인구가 8000만명에 이르는 주요 소비 시장이라는 점을 주목하면서 "핵심 광물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2022년 기준 세계 4위의 천연가스 보유국이다. 또한 카자흐스탄은 원유 매장량이 세계 12위인 중앙아시아의 최대 산유국이다. 우라늄과 크롬, 아연 등 광물 자원도 풍부하다. 우즈베키스탄도 우라늄과 몰리브덴, 텅스텐 등 많은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인구도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많아 '자원 부국'으로 꼽힌다.

박 수석은 "중앙아시아는 원유, 가스와 함께 핵심 광물이 풍부해 첨단산업을 계속 키워나가야 하는 우리나라와의 협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은 한-중앙아시아 경제협력 단계를 전면 확대 개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4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尹, 중앙아시아 외교 전략인 'K-실크로드' 발표…내년엔 정상회의도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대(對)중앙아시아 외교 전략인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을 발표할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이 구상이 윤석열 정부의 인도·태평양전략, 한-아세안 연대구상에 이어 외교 전략의 한 축이 될 것으로 봤다. K-실크로드의 추진 체계는 '로드(ROAD)'의 알파벳에서 착안했다.

김 차장은 "중앙아시아 국가와 전략적 에너지자원파트너십을 구축해 에너지, 자원 개발, 인프라 건설, 핵심 광물 공급망 등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을 확대하고(Resources), 호혜적이고 실질적인 개발 협력을 통해 대한민국과 중앙아시아의 동반 성장을 가속할 것(ODA)"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한 유대를 바탕으로 인적·문화적 교류를 강화하고 고려인 동포 네트워크를 더욱 활성화하는 동반자 협력을 추진하고(Accompany), 대한민국과 중앙아시아 간 정부, 기업, 국민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러한 협력 프로그램을 뒷받침할 것(Drive)"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한-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를 창설하고, 내년에 국내에서 첫 회의를 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차장은 "윤석열 정부의 중앙아시아 협력 구상은 앞으로 대한민국과 중앙아시아의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이정표가 될 것이며, 우리 외교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이 지역과의 소통과 교류를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가 모집한 86개사 대표단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박 수석은 "각국에서 열리는 비즈니스포럼을 계기로 기업과 기관 간 에너지, 광물, 교통, 인프라, 기술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MOU(양해각서) 등 문서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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