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누구보다도 승리의 함성과 잘 어울리는 ‘배구 여제’ 김연경. 코트 위 강인함의 상징이었던 여제는 이날 태극마크를 절실히 꿈꿨던 소녀로 돌아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김연경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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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2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KYK 인비테이셔널 2024'이 열렸다.

이번 KYK 인비테이셔널 2024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미뤄졌던 김연경을 비롯한 여러 한국 대표 선수들의 마지막 국가대표 은퇴경기가 개최됐다. 2012 런던올림픽부터 2016 리우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에서 활약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이번 행사의 주인공은 바로 김연경이다. 그녀는 고등학교 시절인 2005년 국제배구연맹(FIVB) 그랜드챔피언스컵에서 처음 성인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김연경은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배구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2 런던올림픽 4강, 2016 리우올림픽 8강,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만들며 세계에 대한민국 여자 배구의 위상을 알렸다. 김연경은 2020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경기 내내 즐거운 미소를 보였던 김연경은 공식 은퇴식이 시작되자 다소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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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여자배구가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팬들과 선배님들 덕분"이라고 말한 뒤 "울컥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얘기를 하려고 하니 조금씩 (감정이) 올라온다"고 말했다. 말투는 담담했지만 김연경의 목소리에는 슬픔이 묻어났다. 이후 헌정영상을 보면서 결국 눈물을 참지 못하고 눈가를 닦기도 했다.

김연경은 행사를 마친 후 9일 자신의 SNS에 다시 한번 솔직한 심경을 올렸다. 그는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인터뷰 때 국가대표 은퇴를 얘기하며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몇 년이 흘러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역시나 울컥하는 마음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10살 때 배구를 시작해 국가대표를 꿈꾸며 앞만 보고 달렸던 것 같습니다. 그런 소녀가 커서 국가대표의 꿈을 이뤄내고 한 팀을 이끄는 리더로 성장했습니다. 팀이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나 리더로서 또 국가대표로서 부담감과 중압감도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의 응원과 성원 덕분에 힘든 시간을 잘 버텼던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전했다.

모두가 칭송하는 ‘여제’의 자리에 오른 소녀는 이날 자신의 발자국을 돌아보며 진심을 담은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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