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4년까지 선거 출마 금지
"정치영역서 배제 필요"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지난달 18일 오전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지난달 18일 오전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 대표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양자" 등 허위 사실을 펼친 혐의를 인정받으며 2034년까지 선거에 나올 수 없게 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허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 4월 25일 확정했다.

허 대표는 2022년 TV 방송 연설에서 "나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양자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선 정책보좌역이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허 대표는 법정에서도 이 같은 주장이 허위가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1·2심 법원은 유죄를 인정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판결 이후에도 여전히 허위 사실을 사회공동체에 유포하거나 장차 이루어지는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공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에서, 일반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켜야 할 정치(政治)의 영역에서 피고인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허 대표의 항변에 대법원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직선거법 18조에 따라 선거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형이 확정된 때부터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판결이 올해 4월 확정됐기 때문에 허 대표는 2034년 4월까지 선거에 나올 수 없다.

허 대표는 1991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왔다. 2007년 대통령 선거 국면에선 자신의 지능지수(IQ)가 430이라거나 유엔(UN) 본부를 판문점으로 이전하겠다는 둥 황당한 주장을 내놓으면서 이목을 끌고 '허본좌'로 불리기 시작했다.

허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대통령이 되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결혼하기로 했고, 조지 부시 대통령 취임 만찬에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고 발언한 게 문제가 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고 2008년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10년간 선거에 나오지 못했고 선거권을 회복한 뒤 2020년부터 올해까지는 다시 선거에 도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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