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적 체질 개선 및 포트폴리오 내실 다지기"
2분기도 견조한 실적 지속 전망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 사진 = SK이노베이션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 사진 = SK이노베이션

[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뚫고 해결사 역할을 해낼지 주목된다. 그간 SK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으며 경영 성과를 보여온바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 신임 총괄사장으로 선임됐다. '전략 기획' 전문가로 통한다. 1987년 SK이노베이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한 이후 SK에너지 소매전략팀장, SK㈜ 투자회사관리실 임원, SK네트웍스 총괄 사장, SK엔무브 사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SK네트웍스에서 호텔 사업을 비롯한 여러 비즈니스 부문에서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또 SK엔무브에서는 혁신적인 윤활유 사업을 통해 성장을 이끌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다.

◆ 임직원과 소통 강화…내실 다지기 주력

그는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을 독려하면서 비주력 자산 매각을 통해 수익성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임원·팀장·팀원 등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릴레이 워크숍을 열고 소통을 확대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점검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 개편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꾸준히 언급해 왔다. 박 사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생존이 위협받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체질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인풋 대비 아웃풋이라는 효율성 관점에서 전체적 전략 방향을 재점검하고 경쟁력 강화 방안을 도출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또 SK경영관리체계(SKMS) 경영철학에 근거를 두고 구성원들이 자발적이고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박 사장은 팀장급 PL 워크숍에서도 "기업 경영은 2~3년이 아니라 5~10년 앞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며 "SK그룹의 주력 사업이 된 석유·화학도 힘든 시기를 거쳤으며, '카본 투 그린'도 축적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현재 직면한 어려움에 너무 소극적이지 말고 패기와 용기를 갖고 돌파하자"고 말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임직원들과 릴레이 워크숍을 갖고 포트폴리오 점검 등 경영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 = SK이노베이션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임직원들과 릴레이 워크숍을 갖고 포트폴리오 점검 등 경영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 = SK이노베이션

◆ 첫 성적표 합격점…SK온 실적은 숙제

미룰 수 없는 숙제는 'SK온'이다. SK이노베이션 본업인 석유 업황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지만 SK온의 적자가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올해 1분기 SK이노베이션은 매출액 18조8551억원, 영업이익 6247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1.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6.7%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가 전망한 영업이익 3968억원을 57.4% 상회하는 성과로,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이익과 정제 마진 개선이 주 요인이다.

반면 SK온은 영업손실 331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SK온은 2021년 출범 이후 3년 연속 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불황이 예고되고 있지만, 박 사장은 SK온 적자폭을 줄이고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에는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정유 사업은 2분기에도 견조한 정제 마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OPEC플러스(OPEC+)의 감산 지속과 드라이빙 시즌에 따른 이동 수요 증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고금리·고유가 상황으로 석유 제품 수요 위축 우려가 있으나, 실물 경기 흐름이 지속돼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에는 석유 개발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SK어스온도 수익성을 확보하며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SK어스온의 매출액은 전체 매출에서 2% 정도를 차지하지만, 1분기 정유와 윤활유 사업 다음으로 많은 이익을 창출했다.

박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해결사로서 내실을 다지며 임직원들과 함께 도전과 혁신의 길을 걷고 있다. 그의 리더십이 SK이노베이션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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