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사진 = 연합뉴스
최태원 SK 회장. 사진 =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최태원 회장의 '이혼 리스크'와 계열사 실적 악화 등 잇따른 악재에 흔들리고 있는 SK그룹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이달 말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어떤 타개책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달 말 '2024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1조3808억원 재산 분할 판결을 받은 최 회장의 이혼 소송 재판 결과 대응과 SK온 실적 악화, SK렌터카·SK에코플랜트 등 비핵심 자산의 매각 등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확대경영회의'에서 '경영전략회의'로 명칭도 변경했다. 대내외적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새로운 강경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앞서 SK그룹은 지난 7일 부회장급 '원포인트' 비정기 인사를 단행하면서 SK온과 SK엔무브 합병설에 다시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 신임 수석부회장으로, '북미 전문가'로 불리는 유정준 SK미주대외협력총괄 부회장이 SK온 신임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배터리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최 수석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 총괄로 이동함으로써 전략적 선택의 폭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최 수석부회장은 SK그룹 수석부회장과 SK E&S 수석부회장을 겸직한다. SK이노베이션의 다양한 사업 재편 방안이 거론되는 이유다. 

그 중 배터리용 분리막 생산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 매각,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설이 대표적이다. 이번 회의에서 집중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3315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8배나 증가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부채 총액은 21조7842억원에 달한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재무구조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불안정한 요소들로 성장동력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고 경영진들이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 '이혼 리스크' 해법은

지난 3일 SK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최 회장의 이혼 항소심 결과에 따른 방안을 논의했다. 상고를 준비 중인 최 회장의 자산 대부분이 SK㈜ 지분으로,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지분 매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SK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최 회장은 "개인적인 일로 SK 구성원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서울고등법원 가사2부는 최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 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SK그룹에 유입되고 그룹 성장에 노 전 대통령의 역할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그룹 이미지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최 회장은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없지만 SK가 성장해온 역사를 부정한 것"이라며 "SK와 구성원 모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SK 관계자는 "경영전략회의는 이번달 말 비공개로 개최할 것이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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