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野 독주에 與 ‘국회 보이콧’ 태세
정청래 법사위원장·박찬대 운영위원장…대여투쟁 동력 확보
野 '상임위 독식' 가능성에 與 '입법독주' 프레임 부각

국회 본회의장. 사진=연합뉴스 
국회 본회의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22대 전반기 원(院) 구성 협상에서 여야가 외친 ‘민주주의’와 ‘민심’이 무색해질 정도로 당분간 ‘민생 국회’는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법제사법·운영위 등 주요 11개 상임위를 독식한 거야(巨野) 더불어민주당에 국민의힘은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겠단 태세로 맞서고 있다. 협치가 실종된 상황에서 민주당 입법 독주 → 대통령 거부권 → 국회 재표결 → 법안 폐기의 악순환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개원 직후 야권발(發) 특검 발의가 잇따랐던 만큼, 법안의 최종 관문인 법제사법위원회와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둔 운영위원회를 모두 사수한 민주당은 특검 공세를 말미암아 ‘탄핵 정국’을 이끌어갈 공산이 크다. 특히 초강경파 정청래·박찬대 의원을 위원장으로 각각 배치함으로써 대여투쟁 동력을 확보했다.

◇ 전면전 치닫는 국회…"7개 상임위 협조하라" vs "전달조차 못 받아"

이날 곧바로 상임위 가동에 들어간 민주당은 오는 13일을 상임위 구성 데드라인으로 제시하면서, 단독 선출도 불사하겠단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내에선 오히려 7개 상임위원장까지 민주당이 독식하도록 두자는 의견도 나온다. 야당의 ‘입법 독주’ 프레임을 부각해 정치적 부담을 떠넘기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언론 공지를 통해 “국회 의사일정과 관련,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일체의 협의나 최소한의 사전 전달조차 받은 바가 없다”면서 “국회 원 구성 강행에 이어 독단적 상임위 개최 예고, 교섭단체연설 및 대정부질문 의사일정 등이 일방적으로 공개되어 큰 혼란을 주고 있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추경호(왼쪽),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원 구성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2024.6.5 [공동취재] 
국민의힘 추경호(왼쪽),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원 구성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2024.6.5 [공동취재] 

22대 국회가 초반부터 정쟁으로 얼룩지면서 결국 '민생' 의제는 희미해 것으로 보인다. 원 구성 협상 당시 민주당은 거대 의석수(171석)로 나타난 ‘총선 민(民)심’을, 국민의힘은 의회 ‘민(民)주주의’의 견제·균형 원리를 명분으로 내세웠던 것과는 배치되는 태도다.

다만 민주당은 상임위 구성을 완료해 ‘일하는 국회’를 열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행정 독주가 일상이 된 상황에서 국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국회가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 원내대책회의에서 "나머지 단추도 마저 끼워야 22대 국회가 본 모습을 갖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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