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러 본토 타격' 허용에 푸틴 '핵무기훈련' 지시

지난 9일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에 등장한 이스칸데르 M 미사일. 사진=타스/연합뉴스
지난 9일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에 등장한 이스칸데르 M 미사일. 사진=타스/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장은진 기자]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군이 러시아에서 전술핵무기 훈련 2단계를 시작했다고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 연방 대통령 결정에 따라 비전략 핵 훈련의 두 번째 단계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술핵무기 훈련 2단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훈련이 연합국가(Union State)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무조건 보장하기 위해 양국 병력과 장비의 준비 태세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방부가 공개한 훈련 영상에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단거리탄도미사일 시스템과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미그(MiG)-31 전투기,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22 등이 등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서방의 도발과 위협에 대응해 러시아 영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한 전술핵무기 훈련을 하라고 명령했다.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을 언급하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무기로 러시아 본토 타격이 가능하다고 발언하자 이에 대응하는 차원이었다. 이후 미국, 독일 등 서방은 실제로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에 서방이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제3국에 서방 국가를 겨냥할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긴장이 한층 고조된 상태에서 이번 전술핵무기 훈련 2단계가 시작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럽 국가들과 미국의 매일같은 러시아에 대한 적대적인 새로운 결정과 행동으로 유럽 대륙이 도발해 긴장감이 꽤 높은 상황"이라며 "이런 훈련과 전투태세 유지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술핵무기 훈련은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되며 벨라루스는 2단계에 참여한다.

전날 빅토르 흐레닌 벨라루스 국방부 장관은 "소위 보복 무기 사용에 대한 준비를 강화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훈련이 시행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시작된 전술핵무기 훈련 1단계는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러시아 남부군관구에서 시행됐으며 이스칸데르 단거리탄도미사일과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 훈련이 포함됐다.

전술 또는 비전략 핵무기는 적의 도시 전체를 파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전략 무기보다는 덜 강력하지만 막대한 파괴 잠재력을 지닌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보유한 전술핵무기의 상당수가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미국 핵폭탄보다 훨씬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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