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중 당기순이익 흑자전환 성공, 자본잠식 탈출엔 실패
비용 자체조달 질문에 “아직 말할 단계 아니다” 말 아껴

한국석유공사 김동섭 사장이 임기 종료일인 지난 7일 이후에도 직무를 수행하며 울릉분지 원유가스전 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역풍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코리아에너지터미널 첫 납사 카고 입항식에 참석한 김 사장.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석유공사 김동섭 사장이 임기 종료일인 지난 7일 이후에도 직무를 수행하며 울릉분지 원유가스전 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역풍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코리아에너지터미널 첫 납사 카고 입항식에 참석한 김 사장.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석유공사 김동섭 사장이 임기가 끝난 상황에서 울릉분지 원유·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여론 역풍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 사장은 11일 국민의힘 에너지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동해가스전(울릉분지 원유·가스전) 개발은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차분히 진행해 에너지안보를 확보하고 국민이 자랑스러워하는 석유공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 사장은 지난 7일 이미 3년의 임기를 마친 상태다. 하지만 후임 사장이 정해지지 않아 석유공사가 현재 처한 상황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처지다.

김 사장은 임기 동안 석유공사의 경영상태를 개선한 CEO로 평가받고 있다.

김 사장 취임 첫해인 2021년 46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해 2022년 3130억 원, 2023년 178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영업이익도 꾸준히 늘어 2021년 4474억 원, 2022년 1조 9899억 원, 2023년 8465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자본잠식 상태는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2021년 석유공사의 자본은 마이너스(-) 1조 5523억 원, 2022년 -1조 4960억 원, 2023년 -1조 3486억 원으로 조금씩이나마 나아지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김 사장은 그동안의 실적개선으로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었지만, 울릉분지 원유·가스전 개발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발표 후 여론이 악화되고 국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이 직접 울릉분지 원유·가스 유망구조가 확인된 사실을 발표하며 국가적인 경사로 치켜세웠지만, △액토지오와 고문 비토르 아브레우에 대한 신뢰성 의문 △알리오에 게시된 6-1광구 관련 각종 문서 열람 금지 △대통령실이 신규 유망구조를 직접 발표한 이유 등등 각종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정치원에선 야권이 탐사시추 성공률 20%에 기댄 정부의 발표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면서 현 정권이 지지율 반등을 위해 윤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것으로 평가절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석유공사 내부에선 "신규 7개 유망구조가 7개가 있어도 첫번째 탐사시추에서 실패하면 역적으로 몰리는 분위기"라며 우려했다. 그래서 “예산을 받지 못하면 자체비용으로 울릉분지 탐사시추를 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김 사장은 석유공사 CEO로서 '탐사시추 비용 자체조달' 목소리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지만, 사실무근이라고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석유공사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탐사시추 비용의 자체조달론에 대해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이미 석유공사는 동해에서 8광구와 6-1북부에서 호주 우드사이드와 비용을 50:50으로 공동부담해 각각 '주작'과 '홍게'로 불리는 시추공을 뚫은 경험이 있다. 6-1 중동부 '방어' 시추공의 경우 석유공사가 독자적으로 시추했다. 

업계 일각에서 윤 대통령과 정부가 20%의 가능성에 기대어 신규 7개 유망구조의 존재와 탐사시추 계획을 조기에 발표했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이와 관련 산업부 최남호 차관은 “성공확률이 높고 홍보효과와 투자유치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했다”고 답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울릉분지 유망구조에 대한 탐사시추 이후에도 평가시추를 추가로 실시한다. 평가시추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도 실제로 생산하는데까진 또 시간이 걸린다.

자료=석유공사 제공
자료=석유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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