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창간 10주년 맞아 단독 리사이틀
스페셜 게스트 7명 출연해 퍼펙트 케미 예고
​​​​​​​톱클래스 연출자 영입해 무대 볼거리도 제공

재즈 팝 색소포니스트 멜로우 키친이 지난 7일 데일리한국 창간 1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재즈 팝 색소포니스트 멜로우 키친이 지난 7일 데일리한국 창간 1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이혜영기자 [email protected]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임현식, 고영배, 아일, 아우라가 부르는 네 곡이 신곡입니다. 세 곡을 제가 만들었어요.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콘서트를 하게 됐으니 행운이죠. 엄청난 행운요. 이 빚을 어떻게 갚을지 걱정이네요.”

재즈 팝 색소포니스트 멜로우 키친이 자신의 리사이틀에 소매를 걷고 나선 절친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오는 6월 15일(토) 오후 5시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멜로우 키친 위드 프렌즈(Mellow Kitchen with Friends)’를 연다. 공연 타이틀에 적은 것처럼 든든한 ‘프렌즈’와 함께 하기 때문에 고마움을 내비친 것.

콘서트에는 7명의 스페셜 게스트가 나온다. ‘비투비’의 보컬 임현식,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정동환, ‘소란’의 보컬 고영배, ‘호피폴라’의 보컬 아일, 보컬·인플루언서 아우라, 작곡가·편곡가 겸 프로듀서 강화성, 왼손피아니스트 이훈이 무대에 선다. 모두 오랫동안 멜로우 키친(이하 멜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음악가들이다.

지난 7일 서초동 로로스페이스에서 한창 연습 중이던 멜키는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하게 이어온 사연을 하나씩 풀어 놓았다. 먼저 6인조 그룹 ‘비투비’(서은광·이민혁·이창섭·임현식·프니엘·육성재)의 보컬 임현식과 윤종신·성시경·나얼·브라운아이드소울 등 국내 최고의 남자 보컬리스트들과 작업한 작곡가 강화성.

“강화성 작곡가와 함께 비투비의 앨범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이게 인연이 돼 강 작곡가가 임현식을 소개해 줬어요. JCC아트센터에서 제 독주회를 열었는데 (임)현식이 직접 공연을 보러왔어요. 정말 고마웠죠. ‘나중에 꼭 같이 일해보자’ 약속했는데, 이번에 두 사람과 힘을 합쳐 새 노래를 무대에서 선보이게 돼 기뻐요. 의리의 음악입니다.”

재즈 팝 색소포니스트 멜로우 키친이 지난 7일 데일리한국 창간 1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연습을 하면서 함께 무대에 서는 이훈 피아니스트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은 툴뮤직 정은현 대표. ⓒ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재즈 팝 색소포니스트 멜로우 키친이 지난 7일 데일리한국 창간 1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연습을 하면서 함께 무대에 서는 이훈 피아니스트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은 툴뮤직 정은현 대표. ⓒ이혜영기자 [email protected]

멜키가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건 2019년 JTBC ‘슈퍼밴드’에 출연하면서 부터다. 경연을 거듭할수록 심사위원들에게 많은 찬사를 받았고 이후 신승훈, 윤종신, 나얼, 악동뮤지션 등 톱스타들과 다양한 연주·편곡 작업을 하면서 입지를 탄탄하게 다졌다.

색소폰 연주뿐만 아니라 작곡에도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 많은 곡을 직접 썼으며 슈퍼밴드에서 친구가 된 케빈오, 홍이삭, 아일 등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먼스리 멜로우 키친(Monthly Mellow Kitchen)’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먼스리 멜로우 키친’은 매달 한 곡씩 새로운 노래를 선보이는 멜키의 신곡발표 프로그램이다.

아일은 슈퍼밴드 첫 우승팀 ‘호피폴라’(홍진호·아일·하현상·김영소)의 멤버로 청량한 소년 보이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여름에 새로운 앨범을 내는 데 거기에 수록될 멜키의 곡을 살짝 보여준다.

밴드 ‘소란’(이태욱·고영배·서면호·편우일)의 멤버 고영배도 신곡을 부른다. 그는 여러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예능감을 뽐내고 있다. 멜키는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신나는 디스코 리듬의 곡이다”라고 귀띔했다.

뛰어난 피아노 실력뿐만 아니라 작곡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정동환도 멜키와 케미를 이뤄 멋진 연주 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보컬·인플루언서로 활약하고 있는 아우라는 특히 인도에서 ‘핵인싸’다. SNS 팔로워 숫자가 엄청나다. 시청자 2억명에 이르는 인도 최고의 리얼리티쇼에 출연하는 등 한류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8월 인도에서 발표할 노래를 미리 들려준다. 멜키는 강렬했던 아우라의 만남을 기억했다.

“우연한 기회에 아우라를 만났는데 대뜸 ‘저 형 알아요’라고 말해 깜짝 놀랐어요. 음악 듣는 것을 무척 좋아해 모든 앨범의 크레딧을 꼼꼼하게 보는 편인데, 그때마다 형의 이름이 꼭 들어 있어 자연스럽게 외우게 됐다고 말하더라고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그러면서 ‘제가 언젠가 잘되면 형을 도와드릴 일이 있을 거예요’라고 말했어요. 드디어 때가 왔고, 이번에 합류하게 됐어요. 저도 가을쯤에 아우라를 도우러 인도로 갈 겁니다. 아름다운 품앗이죠.”

재즈 팝 색소포니스트 멜로우 키친이 지난 7일 데일리한국 창간 1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은현 툴뮤직 대표, 피아니스트 이훈, 색소포니스트 멜로우 키친. ⓒ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재즈 팝 색소포니스트 멜로우 키친이 지난 7일 데일리한국 창간 1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은현 툴뮤직 대표, 피아니스트 이훈, 색소포니스트 멜로우 키친. ⓒ이혜영기자 [email protected]

멜키는 사회적 기업 툴뮤직의 아티스트다. 같은 툴뮤직 소속의 피아니스트 이훈과 듀엣 무대도 준비했다. 이훈은 ‘기적의 왼손 피아니스트’다. 촉망 받는 연주자였던 그에게 갑자기 불행이 찾아온 것은 지난 2012년. 미국 신시내티 대학에서 박사과정 논문을 쓰던 중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혼수상태에서 간신히 깨어났지만 후유증으로 왼쪽 뇌의 60%가 손상돼 오른쪽 팔·다리가 마비되고 언어장애까지 갖게 됐다. 피아니스트에게 오른쪽 팔·다리를 쓰지 못한다는 것은 치명적일 일이다.

몇 년간 방황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피아노를 포기할 생각도 했지만 은사님의 도움으로 한 손으로 피아노를 다시 치기로 결심했다. 4년여의 힘겨운 재활치료를 이겨내고 2016년 기적을 이뤄냈다. 서울 가톨릭 성모병원에서 피아노 독주회를 가진 것. 그날의 연주는 수많은 사람의 눈시울을 적셨다. 그의 연주를 통해 감동을 받고 희망을 얻었다는 환자들은 응원을 보냈다.

이런 의지와 노력을 알게 된 신시내티 대학에서 그에게 특별한 제안을 했다. 이례적으로 미국에서 7번의 연주회를 마치면 박사학위를 수여하기로 한 것. 수많은 시간 동안 자신과 싸워가며 조건을 달성했고 2017년 박사학위(DMA)를 받았다. 이후 매일 재활치료와 피아노 연습을 병행하며 툴뮤직의 아티스트로 연주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인터뷰가 진행된 로로스페이스에서 이훈과 멜키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연습을 했다. 이훈은 서지원이 부른 ‘내 눈물 모아’를 연주하다. 이훈은 “노래가 너무 좋다. 2020년 ‘다비치’의 강민경과 이 노래로 콜라보 영상을 찍기도 했다. 그 당시 많은 분들이 너무 좋다고 해 이번에는 멜키의 색소폰과 호흡을 맞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멜로우 키친 위드 프렌즈’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한국아이닷컴이 데일리한국 10주년, 스포츠한국 20주년, 주간한국 60주년을 맞아 개최하는 콘서트다. 이번 공연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한국아이닷컴과 툴뮤직이 사회의 밝은 빛이 되기 위해 의기투합했다는 점이다.

툴뮤직은 장애인 아티스트 발굴·육성에 앞장서고 있는 서울시 사회적 기업이다. 이번 콘서트 수익금의 일부를 툴뮤직 장애인 콩쿠르에 후원한다. 이를 통해 장애 아티스트들이 실제 무대에 데뷔해 꿈을 펼칠 기회를 제공하고, 비장애인에게는 장애인과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다. 세상에 빛이 되는 콘서트다.

멜키는 “7명이 각자의 스케줄로 바쁘기 때문에 제가 일일이 찾아다니며 하모니를 맞추고 있다. 강행군이다. 많이 힘들다. 그래도 작품이 완성되는 모습을 보면 힘이 생긴다. 거기다가 장애인 음악가 양성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 점점 착해지고 있다”며 웃었다.

재즈 팝 색소포니스트 멜로우 키친이 지난 7일 데일리한국 창간 1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재즈 팝 색소포니스트 멜로우 키친이 지난 7일 데일리한국 창간 1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혜영기자 [email protected]

이번 무대에서 가장 신경 쓰는 곡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잠시 생각하더니 ‘소니’와 ‘웨이 백 홈’이라고 답했다.

‘소니(Sonny)’는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선수 손흥민에게 헌정한 곡이다. 2021년 ‘먼스리 멜로우 키친’ 8월호로 발표했다. 브리티시 팝 스타일이 녹아 있는 에너지 넘치는 곡이다. ‘힘내라! 손흥민’ 응원가다. 처음에 프로그램에 없었는데 급히 넣은 사연을 밝혔다.

“얼마 전 손흥민의 에이전시를 만났어요. 곧 팬들을 위한 아트전을 할 예정인데, 그때 공연을 해줄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콘서트를 하는데 와서 한번 보겠느냐’고 했더니, 오케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부랴부랴 1부 프로그램에 새로 넣었습니다.”

마침 손흥민이 활약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중국을 1-0으로 물리치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웃으며 마쳤으니, 더할 나위 없는 안성맞춤 선곡이 됐다.

그리고 ‘웨이 백 홈(Way Back Home)’은 멜키에게 효자·효녀 같은 곡이다. 원래 숀의 곡인데 슈퍼밴드 출연 당시 멜키가 색소폰 버전으로 편곡 연주해 큰 인기를 끌었다. 멜키를 널리 알린 일등공신인 셈이다. “이 곡을 연주할 때는 무선마이크를 활용해 객석까지 내려가 한 바퀴 돌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재즈 팝 색소포니스트 멜로우 키친이 지난 7일 데일리한국 창간 1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재즈 팝 색소포니스트 멜로우 키친이 지난 7일 데일리한국 창간 1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혜영기자 [email protected]

멜키 공연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팬 사인회. 그는 공연이 끝나면 모든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셀카를 찍을 뿐만 아니라 정성을 다해 대화까지 나누는 배려의 왕이다. 하지만 이번엔 워낙 많은 사람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사진 촬영만 하는 걸로 정리했다.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게 하는 것도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결정했다”며 아쉬워했다.

이번 콘서트엔 볼거리도 넘친다. 각 곡마다 음악에 맞는 조명과 무대 세팅을 보여줄 예정이다. 공연 연출자인 전희성 감독이 합류해 콘서트 전체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전 감독은 유명 아티스트들이 ‘믿고 찾는 연출가’다. 그동안 박재범, 세븐틴 등 유명 아이돌의 공연을 지휘했다. 대형 기획사 하이브에서 일하다가 얼마 전 독립했다.

“슈퍼밴드 당시 전 감독님이 콘서트를 연출했어요. 정말 실력 좋은 분이구나 하고 느꼈죠. 그러다가 지난해 가수 탁재훈 공연에 세션으로 참여해서 다시 만났어요. 욕심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내년에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좀 도와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안심이 안돼 연초에 다시 만나 ‘약속 안 잊으셨죠’라고 물었더니 ‘네, 잊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하는 겁니다. 너무 너무 고마웠습니다.”

전부 남자 게스트로만 구성돼 ‘옥에 티’ 아니냐는 의견에는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니다. 그냥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완전 내무반 느낌인데, 나라 지킨다는 느낌으로 잘 해보겠다”며 크게 웃었다. 그러면서 “준비한 것을 후회 없이 보여주겠다. 큰 공연장에서의 단독 리사이틀인 만큼 의미있고 재미있게 추억을 만들겠다. 게스트들에게 고맙다. 앞으로 은혜를 갚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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