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성수기 앞두고 아이디어 상품 봇물
축하금 등 다양한 혜택으로 고객유혹 경쟁
일부 특약 적절성 놓고 당국 가이드라인 마련

사진=캐롯손해보험.
사진=캐롯손해보험.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본격적인 해외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여행자보험에 가입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자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무사고 귀국 축하금' '보험료 할인' 등 늘어나는 여행객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다양한 혜택을 준비하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일부 손보사의 여행자보험 '귀국 축하금'에 대해 적절성 문제를 제기하며 점검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손해 없이 지급하는 귀국 축하금이 보험 기본 원리에 어긋날 수 있고 타 보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캐롯손해보험은 해외여행보험 상품 관련 보험료 할인 혜택 2종을 새롭게 도입했다. 보험 업계 최초로 도입하는 얼리버드(Early bird) 할인은 출국 날짜를 기준으로 7일 이전에 미리 해외여행보험에 가입하면 보험료의 3%를 할인해 주는 개념이다. 함께 추가된 동반인 할인은 보험에 함께 가입하는 인원수에 따라 보험료의 최대 20%까지 할인해 준다.

이에 앞서 해외여행보험 가입 고객이 사고 없이 귀국할 경우 보험료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최대 3만원)을 캐롯포인트로 지급하는 '안전 여행 축하 포인트' 제도를 도입했던 캐롯손보는 이번 신규 혜택을 통해 해외여행보험 고객에게 트리플(triple) 혜택을 제공하게 됐다.

캐롯손해보험 관계자는 "코로나로 억눌려 있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있고 해외여행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도 오픈을 앞둔 만큼 캐롯의 다양한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여행자보험을 판매 중인 보험사 중 눈에 띄는 보험사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다. 지난해 6월 해외여행보험을 출시하며 2명이 함께 가입하면 5%, 3명 이상일 경우 최대 10% 할인해 주는 보험을 선보인 카카오페이손보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한 이용 편의성을 높이면서 출시 10개월 만에 100만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이에 삼성화재도 다이렉트 해외여행보험에 동반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20%의 보험료 할인을 제공하는 혜택을 신설했다. 둘이 함께 가입하면 10%, 셋이면 15%, 넷 이상이면 20%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다. 삼성화재는 카카오페이손보 상품 대비 경쟁력을 높이며 업계 최대 수준인 20% 할인 혜택으로 차별화했다.

KB손해보험 역시 해외여행보험에 카카오페이손보의 '무(無) 사고 시 환급' 제도를 벤치마킹한 서비스를 내놨다. 카카오페이가 해외여행 후 안전하게 귀국하면 보험료의 10%를 돌려준 것과 달리 사고가 발생해도 '귀국 축하금'을 주는 방식으로 보장 혜택을 강화했다.

KB손보는 계열사 간 시너지 확보 차원에서 KB스타뱅킹 플랫폼에서 해외여행보험을 가입하면 보험 기간이 종료된 뒤 보험료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KB포인트리'로 최대 3만포인트까지 지급한다. 아울러 가족형으로 가입하면 10%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롯데손해보험은 인슈어테크(보험+기술) 해빗팩토리와 상품 제휴를 맺고 1년 동안 횟수 제한 없이 보장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나손해보험도 여행자보험을 든 소비자가 해외여행 도중 여권을 분실하거나 도난당해 재외공관에 여권분실 신고를 하고 추가 체류하게 되는 경우 체류비용을 실손 보장한다.

보험사 관계자는 "여행자가 크게 늘면서 여행자보험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며 "손보업계 여행자보험 경쟁도 당분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진=삼성화재.
사진=삼성화재.

◇ 급증한 여행객 잡기 위해 혜택 강화

손해보험사들이 연이어 여행자보험 관련 혜택을 강화하는 이유는 급속하게 늘고 있는 여행자보험 수요를 잡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항공여객수는 올 1분기 기준 2907만명으로 전년 동기(2172만명) 대비 33.9% 증가했다. 국내선이 746만명으로 4.7% 감소한 반면 국제선은 1388만명에서 2161만명으로 55.6% 급증했다.

여행객이 늘자 실제 해외여행자보험 가입 수도 1년 새 113% 뛰었다. 5개 보험사(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삼성화재·KB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여행자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해 1분기 23만8429건에서 올해 1분기 50만6835건까지 늘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해 그 이상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 역시 이러한 수요에 맞춰 해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한 기본 담보부터 보험료 환급·할인이나 보장 범위를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양상이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2023년 하반기부터 코로나19 이전 상황을 완전히 회복해 모든 여행이 정상화됐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 일부 특약, 적절성 놓고 당국 논의

다만 여행자보험 관련 특약 경쟁이 과열되면서 금융당국은 해당 보험에 대한 적절성을 놓고 점검을 진행하고 일부 상품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예정이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생명·손해보험협회는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무사고 시 보험료 환급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보험사가 판매 중인 보험료 환급 특약과 관련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이를 환급금 형태로 보상해 주는 것이 부당한지를 판단한다는 것.

환급금이 보험료에 선반영 됐는지도 주요 쟁점 중 하나다. 경쟁이 과열되다 보면 보험 혜택과 상관없는 사업비 보험료를 일부러 더 높게 받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이러한 문제가 여행자보험뿐 아니라 다른 보험상품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금융당국은 지속적으로 여행자 관련 문제를 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무사고 환급형 여행자보험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소비자 효용 증가와 디지털보험 혁신 등의 이슈와도 맞닿아 있는 만큼 신중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논의 중인 사안인 만큼 위법 여부와 관련해서 결과가 나오진 않았다"며 "현행 법체계와 적합성을 따져 소비자가 피해를 받지 않는 선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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