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블록딜 사전 공시 의무화 앞두고 수요 '급증'

LG화학 로고. 출처 = LG화학
LG화학 로고. 출처 = LG화학

[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할 것이라는 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LG화학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불씨가 꺼지지 않는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는 7월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사전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지분 할인율이 올라갈 것을 우려한 기업들이 서둘러 블록딜에 나서고 있다.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DS단석 주주인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지난달 29일 DS단석 주식 23만4529주를 주당 9만9800원에 블록딜해 234억원의 자금을 확보하자, DS단석 주가는 하루 만에 14.29% 급락했다. 에스엠 역시 하이브가 지난달 28일 단행한 블록딜 이후 이틀 만에 주가가 9.7%  빠졌다. 유통되는 물량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외 에코프로머티, HD현대중공업도 블록딜 다음날 각각 12.5%, 7.3%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 측은 이날에도 "내부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다"고 블록딜설을 일축했다. 그럼에도 LG엔솔 주주톡방, 종목토론실 등에는 우려하는 글들이 다수 게시돼 있다. 

길어지는 업황 부진에 재무적 압박이 커지고 있는 LG화학은 LG엔솔 지분 81.8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LG화학 차입금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24조6831억원이다. 이 중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성 차입금 규모는 7조7800억원 수준이며, 장기차입금은 16조8937억원이다. 

반면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9조2000억원에 그친다. LG화학 총부채 역시 38조9367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36조5285억원) 2조4000억원 가량 늘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7% 줄었고 영업이익은 67.1% 급감했다. 

차입 부담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자본 유동화에 나서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LG엔솔 여유 지분을 계속 보유하고 있기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해 7월 LG화학은 LG엔솔 주식을 활용해 외화 교환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급격한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블록딜 등을 통한 지분 매각 대신 교환사채 발행을 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의 자금 조달 관련 문제가 나올 때 마다 LG엔솔 주가가 출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불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장기 부진에 빠진 기존 범용 사업보다 3대 신성장(친환경·배터리 소재·제약·바이오) 동력에 투자를 집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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