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왼쪽). 사진=연합뉴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왼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국민연금이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의 한미약품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했다. 임종윤 이사는 유감을 표명했다.

13일 국민연금은 오는 18일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안건 가운데 임종윤 후보를 한미약품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에 대해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한미약품 지분의 10.49%를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임종윤 후보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이사회 참석률이 직전 임기 동안 75% 미만이었던 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은 이사회 참석률이 직전 임기 동안 75% 미만인 경우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고 규정돼있다.

지난 경영권 분쟁에서 임종윤·종훈 형제 측을 지지한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남병호 헤링스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건에도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데에는 찬성했다.

국민연금은 신 후보에 대해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의무 수행이 어려운 자에 해당한다"고, 남 후보에 대해서는 "회사와의 이해관계로 인해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훼손된다고 판단된다"고 각각 반대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임종윤 이사는 이날 입장문에서 과거 한미약품 이사회 불참과 관련해 "당시 한미약품 이사회는 경영권 분쟁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사모펀드 측 인사들, 그리고 이들과 공조한 기존 이사진들이 장악한 곳이었다"며 "이사회 멤버로서 한미약품의 의사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기 위해 불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표면화하기 전부터 사모펀드가 주도해 자신을 업무 등에서 배척시키는 한편 조직 장악을 위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는 취지다.

임 이사는 또 "국민연금에서 단순히 이사회 참석률만으로 주총 안건에 반대의견을 행사하는 것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자는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고 볼 수 있다"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앞서 경영권 분쟁 막바지였던 지난 3월 말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재선임 안건을 결의하지 않아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됐으며, 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이긴 뒤 다시 선임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임종윤 후보 등의 사내이사 선임은 의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한미약품 지분은 임종윤 이사 등이 경영권을 장악한 한미사이언스가 41.42%,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인 신동국 회장이 7.72%를 가져 이들만 합쳐도 49%가 넘는다.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다른 5% 이상 주주는 없으며, 전체 지분 중 37.93%를 소액주주가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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