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개선됐지만 사실상 '속 빈 실적'
운세·뉴스 등 비금융서비스로 손님 유혹

사진=신한카드.
사진=신한카드.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조달 금리로 인해 수익성 중심 경영에 집중하면서 상향된 1분기 실적 성적표를 받았지만 회원 수와 이용 고객 수가 정체되면서 고민에 빠졌다. 마케팅을 줄이고 신규 회원 유치 비용도 절감하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온 결과지만 표면적인 외형 성장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고객 끌어모으기란 숙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창의적인 마케팅과 함께 이른바 '페이' 시장을 통해 종합금융플랫폼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보험은 물론 운세, 뉴스 등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 유입을 활성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업카드사 8곳(신한·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총 7230억원으로 전년동기(5835억원)보다 24% 가까이 늘었다. 업계에선 이러한 카드사들의 실적 반등에 대해 조달 비용 등 경영환경이 개선된 것은 아니지만 수수료와 판매관리비 등 비용 절감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회원과 이용 고객 수는 정체 추세가 이어지면서 카드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의 전체 회원은 5284만3000명으로 지난해 4분기(5267만4000명)에 비해 소폭 늘었지만 이용 고객 수는 3984만4000명으로 지난해 4분기(3988만5000명)에 비해 줄었다.

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와 판매관리비 등 비용 절감을 통해 실적은 개선됐지만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 수는 정체된 상황이다"라며 "내부적인 경영 성과는 표면적으로 보여지지만 실제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이 늘지 않는다는 건 카드사에겐 숙제다"라고 설명했다.

사진=KB국민카드.
사진=KB국민카드.

◇ 종합금융플랫폼으로 고객 유입 노린다

국내 카드사 대부분의 순익이 성장했지만 업계에선 향후 실적에 대한 고민을 놓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실적 개선이 금리 인하나 소비 활성화 등 영업 환경이 개선된 영향이 아닌 카드사가 스스로 진행한 긴축 경영의 결과물인 만큼 더 이상의 효율 경영만으로는 실적 개선이 어려울 거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카드사들은 정체되고 있는 회원·이용 고객을 늘려야 장기 레이스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카드 사용액 증가는 지난 1분기 카드사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체 카드 승인 금액은 290조9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8% 늘었다. 특히 온라인 쇼핑 및 해외여행 관련 산업 매출이 크게 늘었다.

결국 카드사들은 다양한 전략을 통해 고객 모시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금융플랫폼 강화로 고객 유입을 활성화하려는 전략이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신한쏠(SOL)페이' 앱을 종합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정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카드 고객들은 '신한쏠(SOL)페이' 앱을 통해 KTX 등 기차 예매는 물론 국세청 안내문, 국방부 예비군 소집통지서 확인도 가능하고 △기간별 운세와 타로 △궁합 운세 △로또 운세 등 '오늘의 운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삼성카드 역시 최근 삼성금융네트웍스(삼성카드·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와 삼성금융 통합플랫폼 '모니모'의 혜택을 강화했다. '모니모'는 최근 국민은행과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금융업이 가능해졌고 모니모 회원 전용 입출금통장도 제공하면서 '슈퍼앱'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해당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앱 하나로 보험료와 카드결제대금을 자동동이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앱을 자주 방문하는 경우 추가 금리도 제공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KB국민카드의 'KB페이'는 최근 앱 내 'KB TOON(KB툰)'을 신설하면서 영상·웹툰·뉴스 등 다양한 비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계열사인 KB증권의 감수를 받은 주식 입문 웹툰 '고독한 개미 투자자'를 연재하고 있으며 △도전 혼술 요리 △할짝 심리학 △무비 트리비아나이트 등 현재 4개 작품을 매주 게시하고 있다.

뉴스레터 플랫폼 '뉴닉'의 콘텐츠도 게재돼 KB페이 앱에서 다양한 읽을거리를 둘러볼 수 있다. 이외에도 뷰티·패션·건강·여행·쇼핑 등 원하는 고객이 카테고리를 설정하면 추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존 카드만 사용하는 고객들에게는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기존 카드 관련 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즐길 거리와 금융 서비스를 탑재해 고객들이 앱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 카드 사용까지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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