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이재형 기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요동치는 등 주택 공급 불안이 심화하는 가운데, 정부와 공기업에서 다양한 유형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 기존 주택을 사들여 싸게 임대하는 매입임대주택 공급이 다양하게 계획돼 있고, 서울시에서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장기전세주택 공급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민간에서도 소규모로 임대주택 입주자를 받고 있어 분양 정보에 능한 수요자라면 합리적인 가격에 거주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H, 공공주택 5만호 추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건설경기 회복과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많은 5만호 이상 규모로 공공주택 착공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CEO를 단장으로 하는 ‘공공주택 공급 촉진 추진단’도 신설했다. 든든전세 등 매입임대주택의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매입임대주택이란 LH 등이 기존 주택을 매입해 청년, 신혼부부 및 예비 신혼부부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의 한 유형이다.

지역별로 LH 경기남부지역본부는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에 특화형 청년 매입임대주택 159호(전용면적 21.96~29.97㎡)를 공급한다. 기존에 관광호텔이었던 건물을 용도변경해 공급하는 이 주택은 입주자 특성에 맞게 공간을 배치할 수 있다. 입주 자격은 만 19~39세 청년이 대상이며, 특히 미디어·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종사하는 청년은 커뮤니티 활동계획서 등을 제출받아 선발한다. 거주 기간은 최장 10년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임대주택을 마련한 서울시 성북구 장위동의 한 공동주택 모습. 사진= L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임대주택을 마련한 서울시 성북구 장위동의 한 공동주택 모습. 사진= LH

LH 대전충남지역본부는 충남 아산시, 천안시, 홍성군, 서천군 등 4개 시군 7개 단지에서 공공임대주택 2200가구에 대한 자격 요건 등을 완화해 입주자를 모집한다. 이번 모집에서는 더 많은 주택 수요자에게 입주 기회가 제공되도록 기존 임대주택 자격 요건인 소득·자산 요건을 배제했다. 가격도 시세보다 60∼80% 저렴하다. 갱신 자격을 갖춘 경우 2년마다 재계약을 통해 최대 6∼20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오는 24~28일 무주택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장기전세주택 93가구에 대한 청약 접수를 받는다. 장기전세주택은 분양 전환없이 주변 전세 시세의 80% 이하 가격에 최장 20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다. 대상 주택은 안산시 ‘안산 한신더휴’(11호, 전용59㎡), ‘안산 중흥S클래스더퍼스트’(47호, 전용59㎡)와 구리시 ‘힐스테이트 구리역’(35호, 전용59㎡)이다.

신혼부부 타깃, 장기전세 확대하는 서울시

국토교통부는 3000가구 규모로 공급되는 ‘특화형 매입임대주택’의 공모를 지난 7일부터 받고 있다. 매입임대주택 가운데서도 입주자의 취향에 맞게 공간 배치와 주거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유형으로, 지난해(2000가구)보다 공급 규모가 1000가구 늘었다. 청년 문화예술인 지원을 위한 서울 영등포 ‘아츠스테이’, 장애인 자립지원을 위한 서울 은평 ‘다다름하우스’ 등이 특화형 매입임대주택의 사례다.

서울시는 앞으로 3년간 신혼부부를 위해 공공주택 4396호를 공급하고, 2026년부터는 매년 신혼부부의 10%에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최근 공표했다. 구체적으로 2026년까지 장기전세주택(시프트) 2396호와 역세권 신혼부부 안심주택 2000호를 지원한다.

장기전세주택은 신혼부부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장기전세주택Ⅱ’를 새로 도입하는데, 6개월 안에 혼인신고할 계획인 예비부부나 결혼한 지 7년 이내의 부부라면 입주 가능하며 최장 10년까지 살 수 있는 조건이다. 입주 후 자녀 1명을 낳았다면 20년까지도 연장해 주며, 2명을 낳은 경우는 20년 임대 이후 집을 시세보다 10%, 3명이면 20% 저렴하게 매수할 권한이 주어진다. 더 넓은 평수의 집이 필요하다면 거주 단지 내 빈집이 있을 때 옮기거나 다른 지역의 장기전세주택으로 이사할 수도 있다.

입주 조건은 전용면적 60㎡ 이하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가구당 월평균 소득 120% 이하(맞벌이 가구 180%), 60㎡ 초과는 가구당 월평균 소득 150% 이하(맞벌이 가구 200%)다. 소유한 부동산은 2억 1550만원 이하여야 하며 자동차(3708만원 이하) 기준도 맞춰야 한다. 이 같은 소득 기준은 자녀를 1명 낳을 때마다 재계약 때 20%포인트씩 올라간다.

장기전세주택은 다음달 모집 공고를 내는 ‘올림픽파크포레온’(300호)을 비롯해 내년 예정된 잠실 ‘미성크로바’, ‘진주아파트’ 등의 단지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구룡마을’(300호), ‘성뒤마을’(175호), ‘송파창의혁신 공공주택’(120호) 등이 지원된다.

신혼부부를 위한 새로운 임대주택 공급모델인 ‘신혼부부 안심주택’도 마련한다. 2026년까지 2000호 공급 계획으로 서울시는 이달까지 시범 대상지를 모집하고 다음달 조례와 운영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은 장기전세주택Ⅱ와 같다. 서울시는 신혼부부 안심주택의 70%를 민간·공공임대로 공급하고 30%는 분양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공공임대 방식은 자녀를 낳을 경우 20년 거주 후 해당 집을 살 수 있는 우선 매수청구권이 주어진다. 민간은 자녀 출산시 10년 거주 후 집을 시세로 살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임대료의 경우 민간은 주변 시세의 70∼85%, 공공은 50%이며 분양주택은 시세의 90∼95% 수준에서 분양가가 책정된다.

민간임대도 공급...은평뉴타운, 대전, 고양시 대곡역 등   

민간에서 공급하는 임대주택도 소규모로 청약이 진행 중이다. 대방건설이 공급하는 ‘서울 은평뉴타운 디에트르 더 퍼스트’는 지난 10~11일 공공지원 민간임대 유형으로 68세대에 대한 청약 접수를 진행한 결과 331명이 접수, 4.8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1세대 공급에 88명이 접수한 전용 59㎡ 유형이었다.

이번주는 대전 중구의 ‘대전 해모로 더 센트라’가 오는 19일 민간임대 청약 접수를 받는다.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862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이 가운데 전용 39㎡ 18세대가 공급된다. 이 외에도 경기도 고양시 ‘대곡역 두산위브’에서 민간임대 전용 34㎡ 39세대를 공급한다. 약 179만㎡ 규모의 역세권 개발이 추진 중인 대곡역 주변의 ‘능곡 1구역’에 들어서는 지하 3층~지상 34층, 총 691세대의 단지다. 민간임대 청약은 만 19세 이상 누구나 가능하며, 추첨 등을 통해 당첨자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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