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12월 17~18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 칼턴GC(파72)에서 열린 PNC챔피언십에 출전한 타이거 우즈는 ‘살아있는 시지프스’였다. PGA투어 메이저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가족과 한 팀을 이뤄 경기를 펼치는 이 대회는 새 시즌을 앞두고 열리는 이벤트성 대회다. 그동안 큰 관심을 끌지 못하다 2020년부터 타이거 우즈가 아들 찰리 액셀 우즈(14)와 함께 출전하면서 골프 팬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찰리 우즈를 동반선수로, 딸 샘 알렉시스 우즈(16)를 캐디로 삼아 대회에 나선 우즈는 아직은 우승을 겨
[골프한국] 골프장에선 누군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때가 많다. 첫 홀 티 박스에 올라 드라이버를 들고 셋업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한마디 던진다. “왼쪽은 OB지역이야. 조심하라고.” OB는 염두에 두지도 않고 드라이버 샷을 부담 없이 날릴 참이던 이 사람은 동반자가 던진 한마디로 OB 걱정을 하게 된다. 머리는 ‘혹시 OB를 내면 어떻게 하나, 첫 홀부터 OB를 내지 말아야 할텐 데’하며 엉뚱한 조바심으로 혼란스러워지고 근육도 경직되고 만다. 결국 OB를 내고 말거나, 너무 OB를 의식하다 보증동
[주간한국 정완주 기자] ‘승부사’는 결정적인 순간에 기적처럼 역전 드라마를 쓰는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대한민국 당구를 대표하는 승부사로 누구나 최성원(46·휴온스) 선수를 떠올린다. 한국 당구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선수권, 월드컵, 마스터스, 세계 팀3쿠션선수권을 제패하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전설’이다.경기장에서 승부에 임할 때 터져 나오는 특유의 ‘카리스마’는 감히 범접하기 힘들다. 최근 방송에서 한 해설위원이 최성원을 향해 ‘선수 위의 선수’라는 평가를 내려 눈길을 끌었다.지난 11월 4년여 만에
[골프한국] 봄 여름 아름다운 꽃과 잎으로 자연을 아름답게 장식하던 나무들은 가을이 되면 단풍 들고 겨울이 되면 잎을 떨어뜨리고 겨우내 봄맞이 준비를 한다. 여름 내내 빛나는 초록색을 유지하던 나뭇잎들이 가을에 펼치는 색의 향연은 마술 같다. 나무들이 이런 마술을 펼칠 수 있는 비밀은 나뭇잎에 숨어있는 여러 색소 때문이다. 봄부터 여름까지 초록색 엽록소의 광합성이 활발할 때는 초록색 외의 다른 색소들은 감추어져 있다. 가을이 되어 햇살이 줄고 기온이 떨어지면 나무는 겨울을 날 준비를 해야 한다. 계속 광합성을 하다가는 뿌리에서 끌어
[골프한국] 한류 골프가 LPGA투어에서 옛 기세를 되찾을 수 있을까.한국 여자골프는 박세리 김미현 세대의 개척기를 거쳐 박세리 키즈들의 파상 공세, 고진영을 중심으로 한 제3의 물결로 LPGA투어에서 주류를 형성하며 위세를 떨쳤었다. 그러나 최근 2~3년 사이 태국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국가 선수들의 약진, 일본 중국 유럽 선수들의 분발 속에 한국 여자골프는 주류에서 밀려나는 분위기다. 다행히 안나린과 유해란이 2021년, 2022년 Q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하고 김아림 유해란이 2022시즌과 2023시즌 신인상을 차지하며 맥을 이어
[골프한국] 타이거 우즈 재단이 특별 이벤트대회로 개최하는 히어로 월드 챌린지가 열리기 전 PGA투어의 전문가들이 내놓은 파워랭킹(Power Ranking)에서 타이거 우즈는 맨 마지막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파워랭킹은 PGA투어의 전문가들이 우승 가능성을 놓고 매기는 순위로, 매번 일치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객관성은 인정받는 지표다. 이 대회에서 두 번 우승한 노르웨이의 빅토르 호블란이 파워랭킹 1위에 올랐고 그 뒤를 콜린 모리카와, 맥스 호마, 스코티 셰플러, 저스틴 토마스, 맷 피츠패트릭, 키건 브래들리, 토니 피나아, 리키
PBA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간 선수로 최원준(45) 선수를 꼽는다. 프로 출범 원년에 ‘깜짝’ 우승으로 챔피언 자리에 올랐지만, 이후 3년간 내리막길을 걷다가 존재감이 사라졌다. 부진이 길어지다 보니 그저 그런 반짝 선수였다는 평가가 뒤따랐고 그 역시 자신감을 잃어갔다.하지만 최원준은 스스로 '반짝' 우승의 저주를 풀어냈다. 지난 11월 15일 2023~2024시즌 6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재기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무려 4년 2개월, 1538일 만이다. 그는 우승을 확정 지은 후 여느 선수들처럼 환호의 포효
[골프한국] 무림의 고수들이 숨은 고수들을 찾아다니며 실력을 겨루는 것은 자신이 최고임을 입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한 고수를 찾아 무술의 새로운 경지를 열어나가기 위함이라고 한다. 얼치기 고수는 자신이 최고임을 입증하기 위해 겨루지만 진정한 고수는 자신을 이길 자가 없다는 자만을 깨뜨리기 위해 고수를 찾는다고 한다. 골프의 세계도 무림의 세계와 비슷하다. 어설픈 골프 고수는 자신이 싱글 골퍼임을 과장해서 떠벌리고 하수들을 만나면 얕보거나 가르치려 든다. 그러나 골프의 진수를 깨달아 가면서 골프에 대해 아는 체하는 것이 부끄러워지
[골프한국] 오는 12월 16~17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 칼튼GC에서 PNC챔피언십이 열린다. 유명 골프 스타 20명이 아들, 딸, 손자, 사위, 부모 등 가족과 팀을 이뤄 이틀간 스크램블 방식으로 경기를 벌이는 이벤트 대회다. 한 팀의 선수 두 명이 각자 티 샷을 하고 두 개의 티 샷 중 유리한 쪽을 택해 두 명 모두 그 지점에서 다음 샷을 하는 스크램블 방식으로 치러진다. 올해가 26회째다. 그동안 ‘Father/Son Challenge’라는 이름으로 열리다 미국의 온라인 뱅킹기업인 PNC가 스폰서를 맡으면서 PNC
[골프한국] 양희영(34·영어이름 에이미 양)을 보노라면 사무엘 베케트(1906~1989·아일랜드)의 난해한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Waiting for Godot)’가 떠오른다. 196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한국에서도 책으로, 연극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나도 책을 읽고 연극을 보았지만 지금도 ‘고도’가 누구인지, 무엇을 상징하는지 뚜렷한 흔적이 없다. ‘고도’라는 인물을 기다리는 두 부랑자의 건조한 대화는 가혹할 정도로 관객의 인내심을 시험한다는 기억이 날 뿐이다. 누구인지, 언제 올지도 모르는 ‘고도’를 기다리는 모습에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지난 8일 막을 내린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에서 예상치 못했던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다. 바로 웰컴저축은행 소속의 최혜미(29)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최혜미의 우승은 여러모로 남다르다. 특히 당구 동호회 출신 선수로는 처음으로 LPBA 정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당구를 사랑하는 누구라도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다는 희망을 던져 준 것이다.최혜미의 가슴 아픈 가족사도 새삼 화제가 됐다. 이혼으로 헤어진 아버지를 10년 만에 해후한 계기도 LPBA 대회였기 때문이
[골프한국] 전력을 사용하는 주요 생산설비나 통신설비에는 불시의 정전사태에 대비한 UPS( Uninterrupted Power Supply)란 무정전 전원장치가 필수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안정된 전력공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꾸준히 70대 중반에서 80대 초반을 치며 안정적인 싱글 골퍼임을 자부해온 한 지인이 “골프 기억력에 정전을 방지할 수 있는 비법은 없는가?”고 물어왔다. 사연인즉, 겨우내 골프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최근 나간 두 번의 라운드에서 참담한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못 쳐도
[골프한국] 한 골프장에 16년째 다니고 있다. 관악산 자락으로 이사 오며 이용하기 시작해 멀지 않은 곳으로 이사를 하고도 계속 애용하고 있다. 숲속이라 4계절을 대하며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데다 시간제한이 없어 ‘골프탐험가’를 자처하는 내게는 최적의 연습장이다. 거리가 꽤 먼 지역에 살면서도 이 연습장을 찾는 분이 많다. 한 시간 이상 지하철을 타고 온다는 분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집 근처 연습장은 이용료가 비싼 데다 시간제한을 하는 바람에 차분하게 연습할 수 없어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한곳에 오래 다니다 보니 어쩌다 찾는
[골프한국] 여자 한류 골프가 LPGA투어에서 다시 주류로 돌아갈 수 있을까.한때 LPGA투어에서 미국 다음의 골프 강국으로 위세를 떨쳤던 한국 여자골프는 최근 급성장한 골프 신흥강국 출신 선수들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태국과 중국 일본, 유럽 출신 선수들의 약진으로 LPGA에서의 한국여자 골프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아직은 미국 다음의 세력으로 버티고 있지만 새로운 자원의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머지않아 지류의 하나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LPGA투어 도전 열기가 예전만 같지 않다. KLPGA투어의
[골프한국] 호의, 적의, 무관심. 라운드할 때 이 세 가지 감정의 조합이 지배한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앎의 정도, 가까움의 정도, 개인별 심성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겠지만 대충 이 세 가지 감정 중 하나에 지배당하기 마련이다. 라운드의 우열은 기량이 결정할 것 같지만 결과는 기량이 전부가 아님을 자주 경험한다. 누군가와의 대결에서 ‘반드시 이기겠다’ ‘전번의 패배를 복수하겠다’며 마음의 칼을 갈고 나간 라운드의 기억을 되살려보자. 십중팔구 실패한 라운드였을 것이다. 개인 레슨을 받고 연습도 많이 했지만 반드시 이겨야
[골프한국] 골프는 이미지의 운동이다.골프를 잘 하기 위한 이상적인 스윙 동작을 구축하려고 구슬땀을 흘리며 탐구하지만 결과는 결코 공들인 시간과 흘린 땀에 비례하지 않는다. 기본 원리와 효과적인 방법을 깨우치지 못하고 연습만 열심히 하는 것은 시간 낭비이고 고질병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골프를 하다 보면 ‘골프는 추상화와 다름 없다’는 느낌을 갖는다. 코스 설계가들은 자연을 살려 상쾌함과 호쾌함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코스를 만들지만 한편으로 코스 속에 함정과 미로를 숨겨놓아 골퍼의 인내심과 상상력을 테스트한다. 아무리 쉬운 코스라도
[골프한국] 손을 꼽아보니 꼭 7년 만이다. 2016년 10월 초 내 나이와 같은 스코어인 69타를 쳐 생애 처음 에이지 슛을 기록했었다. 이후 가끔 70대 타수를 치기 했지만 에이지 슛과는 거리가 멀었다. 80이 가까워지면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7년 만에 다시 에이지 슛을 기록했다. 전반 2오버, 후반 이븐으로 합계 74타를 쳤다. 나이보다 한 타 적은 첫 언더 에이지 슛 기록이다. 코스가 비교적 짧고 잔디 상태도 좋았지만 전반적으로 샷이 안정감을 보여주었다. 드라이브 샷은 거의 페어웨이를 지켰고 아이언샷도 80% 가까이 그린
[골프한국] A는 학창시절은 물론 사회에 나와서까지 항상 B를 뒤쫓는 모양새였다. 한 동네에 살면서 중고등학교 6년간을 함께 다닌 둘은 절친한 친구이면서도 쫓고 쫓기는 묘한 긴장의 관계였다. B는 공부도 잘 한데다 만능 스포츠맨이어서 언제나 무리의 리더가 되어 능력을 발휘했다. 반면 내성적 성격의 A는 공부는 열심히 했으나 한번도 B를 앞선 적이 없었다. 특히 운동에는 소질이 없어 체육시간에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종횡무진 활약하는 B를 부럽게 구경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A는 능력 있고 사교성도 좋은 B를 좋아하면서도 항상 앞서
[골프한국] 10월 22일 경기도 파주 서원힐스CC에서 막을 내린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호주교포 이민지(27)와 한국계 앨리슨 리(28)가 우승과 준우승을 나누었다. 앨리슨 리는 여러모로 한국과 인연이 깊다. 어머니는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이고 아버지는 아일랜드계 미국인과 한국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역시 한국서 태어났다. 이화현이라는 한국 이름도 있다. 이민지는 호주로 이민 간 한국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호주의 한 골프클럽 챔피언에 오를 정도의 골프 달인이고 어머니 골퍼 지망생이었다.
[골프한국] 골퍼라면 누구나 보다 나은 스코어를 추구한다. 그러나 스코어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고 골프 자체의 묘미마저 빼앗아가 버린다. 골퍼는 필드에 나갈 때마다 신기록을 기대하지만 이 기대가 실현될 확률은 극히 낮다. 나이 40대 이전이면 1년에 한두 번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지만 40대가 넘으면 기록 갱신은 고사하고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다. 베스트 스코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자신의 베스트 스코어가 만들어질 때의 상황을 머리에 떠올려 보면 좋은 기록이 나오는 공통적인 조건을 알아낼 수 있다. 베스트 스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