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사법사상 최초로 양승태 전직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하며 세상을 뒤흔들었던 사법농단 사건의 1심 판결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 중앙지법형사합의 35-1부가 5년 가까이 290번의 재판을 거쳐 내린 결론이다. '판사가 전직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에 대한 재판을 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을 일은 없었을까' 라는 생각이 얼핏 들었지만, 법률전문가들의 치열한 법리싸움의 결과라는 점에서 국민들은 대체로 1심판결에 수긍하는 분위기다.이 재판이 ‘트럭 기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판 기록이 산더미였고, 재판기간도 길었던 것은 재판의 중량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공공 기관과 기업의 재택근무 명령이 내려졌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 상황은 어떨까? 세계적 도시개발협회인 어반랜드 인스티튜드(ULI)의 관련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도시는 오피스 근로자 복귀율이 여전히 낮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기간이 길어지면서 직원들은 원격 및 하이브리드 근무에 이미 익숙해졌다. 이 때문에 오피스 출근을 놓고 고용주와 직원 간의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는 계속되고 있다.직원들은 출퇴근 시간과 복장 비용의 절감, 탁아소 이용 등을
철도의 승강장을 뜻하던 ‘플랫폼’이라는 용어는 오늘날 온라인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는 장터를 제공하고, 그 위에서 수많은 사업자가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한다. 백화점과는 달리 소비자는 클릭 한번으로 구매하고 손쉽게 여러 플랫폼을 비교할 수 있다.네트워크 효과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 점점 더 많은 고객들이 몰리는 현상을 뜻한다. 그런 곳에는 상인들이 다투어 들어오므로 물건이 다채롭고 품질이 좋다. 그러면 격차는 점점 벌어진다. 쉽게 갈아탈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에서의 네트워크 효과는 강렬하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초저출산 시대가 도래했다.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고, 하락 속도도 가장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오는 2050년에는 성장률이 0% 이하로 추락하고, 2070년에는 총인구가 4000만명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침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출산이나 양육 등 가족 복지에 투입하는 공공 지출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8개국 중 31위에 그치고 있다.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아동권리보장원에서 만난 고금란 부원장은 “아동의 생애주기별 지원시스템을 견고하게 구축하면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은 '호남RE300'론의 주창자다. 최근 국가기반 전력설비 확충 특별법도 발의해 21대 국회 회기 마지막까지 입법 투혼을 보이고 있다. 1일 송 의원을 만난 의원실 책상엔 ‘기후정치’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수기로 빽빽히 정리한 재생용지가 여러장 놓여 있었다. 종이는 뒷면에 다른 인쇄물을 출력한 이면지였다. 전남 고흥 출신인 송 의원은 “환경운동가는 아니지만 일반인의 상식 수준보다 높은 환경 감수성을 가졌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가 건넨 명함의 재질도 재생용지였다. 그
프랑스 파리는 기후 변화 대응과 차량 통행량 감소에 매우 적극적이다. 이는 진보적인 리더십으로 잘 알려진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 시장의 ‘15분 도시’ 때문이다.세계적 도시개발협회 어반 랜드 인스티튜드(ULI)에 따르면, 15분 도시는 도시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걷거나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다양한 복합용도 건물이 있으며, 살기 좋고 기후에 대비하는 도시를 만드는 개념을 의미한다. 이달고 시장은 15분 도시를 파리에 적용해 공공 및 민간 서비스와 문화 접근성, 좋은 학교, 집과 가까운 산책
가파르게 확산됐던 조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후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준이 사실상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를 선언한 직후 통화당국은 인상의 마무리 정도를 언급했을 뿐이지만, 금융시장 특유의 성급함을 통해 확산됐던 그 인하 기대였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시중금리의 되돌림도 가팔랐다. 지난해 10월 한때 5%를 터치했던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편승하며 연말 3.7%까지 낮아졌으나, 인하 기대가 주춤해지면서 다시 4.1~4.2% 수준까지 반등했다.사실 채권시장
2022년 11월 자원재활용법이 개정, 일회용품 사용제한 품목이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등으로 확대됐다. 개정 당시 일회용품 축소 정책의 연착륙을 위해 환경부는 1년간 참여형 계도기간을 마련해 그 기간 종료 전까지는 위반 사항이 있어도 처벌받지 않도록 조치했다.자원재활용법이 제정되고 개정된 것은 우리나라가 직면한 심각한 환경문제 때문이다. 2019년 기준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은 연 44kg으로 주요 20개국(G20) 중 3위이며, 2020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바다에서 발견되는 쓰레기의 82%는 일회용 플라스틱인 것으로
서울 인구는 1915년 24만명에 불과했으나 일제 시대를 거치면서 늘어나 해방 무렵에는 90만명에 이르렀다. 증가 추세가 가팔라진 것은 역시 1960년대 경제 개발이 본격화되면서부터다. 서울을 중심으로 산업화가 진행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말 그대로 폭증했다. 1995년에는 1060만명으로 피크를 쳤고 이후 집값 폭등과 수도권 신도시 개발이 맞물려 감소 추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940만명쯤 된다.어느 나라나 산업화에 따라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고 수도가 중심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우리의 경우에는 그 과정이 압축적으로
[K그로우 전문가칼럼=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정부가 기존 A·B·C 노선 연장 계획과 D·E·F 노선 신설 계획을 새로 공개하면서 '2기 GTX 시대'를 열겠다고 발표했다.지자체가 선제적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에 합의한다면 기존 GTX-A~C노선인 동탄~평택(A노선), 마석~춘천(B노선), 수원~아산&덕정~동두천(C노선)의 추가 연장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평택, 춘천, 아산, 동두천 등 광역교통망 확충 지역들의 지가 상승 기대감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자체 내 재원이 충분할지 등 비용 마련 이슈가 사업 현실화의 관건이
[K그로우 전문가 칼럼=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 가처분은 금전 이외의 물건이나 권리를 목적으로 한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해 해당 부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 또는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전처분이다. 예로 부동산 매매계약 후 잔금을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를 거부한다면 매수인은 소송을 통해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부동산이 제3자에게 이전된다면 매수인은 소송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할 위험에 빠진다. 따라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라는 권리를 보전하고 매도인의 이중매매를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한국 중소기업에게 RE100(재생에너지 100%) 목표가 너무 높아 CFE(탄소제로 에너지) 운동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국민의힘이 23일 개최한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와 만나 “RE100이든, CFE든 (한국 사회가) 지향해서 가야할 목표”라며 “RE100 목표는 대기업이 달성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못따라간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가 (전체 근로자의) 80%를 넘어서 원자력이 필요하다”며 “고준위 방폐장을 처리하는 기준이 확립되면 원자력이 그린
지금 경제의 핵심 화두는 미국의 금리 인하다. 미국은 2022년 3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해 지난해 7월 5.5%로 올렸고 현재까지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이유는 물론 인플레이션 때문이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거대한 재정 지출과 통화 증발이 이뤄졌고, 그 후유증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봉쇄로 인한 공급망 충격,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맞물려 심화된 인플레이션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올해 우리나라가 치러야 할 가장 큰 일은 22대 총선이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질 이 선거가 역대 국회 가운데 최악으로 평가받는 21대 국회의 의정활동을 냉철하게 성찰하는 선거면 좋겠다는 것이 필자의 바람이다.21대 국회는 절대 다수 의석이 끼치는 해악을 여실히 보여준 국회였다. 과거 군사정부 시절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집권당이 소수 야당의 물리적인 저지를 피해 회의장을 옮겨 다니며 악법을 처리하던 모습이 오히려 낭만적이다 싶을 정도였다.180석의 거대 의석으로 출발한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21대 국회의 전반부는 검수완박법 처
교육(Education)의 시대가 끝나고 학습(Learning)의 시대가 되었다.교육의 시대는 스승이나 선배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도제식으로 가르쳐주는 형태였고, 학습의 시대는 나이를 불문하고 서로 배우며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나아가는 형태를 말한다. 즉, ‘상호작용’을 통해 지식을 얻고 발전시키며 학습하는 것인데 요즘처럼 반드시 정답이 정해지지 않는 사회를 살아가기에 필요로 하는 교수법이라고 볼 수 있다.1년 전 등장한 챗GPT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 가장 큰 이유도 바로 ‘학습’과 ‘상호작용’에 있다. 챗GPT는 생성형
올해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 하락과 고금리 장기화 완화 기대감 속에 그동안의 경제불황(미국만 호황)에서 점차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올해 글로벌 경제를 움직이는 주제에 대해 미국의 경제 분석 전문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최근 발표 자료에서 7개 주제로 정리하고 있다. 그 주요 시사점을 살펴본다.1.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기대치보다 하회할 걸로 보인다. 대부분 국가에서 긴축 통화정책으로 고금리 장기화가 길어지면서 실물경제에 계속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는 기대치의 맨 아래에 위치할 것으
지난해 9월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행보 변화는 매우 극적이었다.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도 충분히 감행할 것 같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금융 여건의 변화로 인해 온건하게 달라졌고, 12월 들어서는 이제는 금리 인하를 고민할 수 있다며 급선회했다.더구나 연준의 행보 변화에 대한 기대가 명확했던 12월의 경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오히려 상황이 더욱 복잡 다양해진 진실 게임을 전개 중이다. 그 결과 시중금리는 연초부터 극심하게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여전히 고용 등 주요 지표들은 기존 흐름과
재외동포청이 지난해 6월 신설됐다.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 민족은 750만명에 이른다. 한반도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거대한 ‘디아스포라’(본토를 떠나 타국에 거주하는 공동체 집단)다. 전에는 외교부의 한 부서로 존재했으나 독립시켜 위상을 높인 것이다. 동포들을 지원하고 동포간 협력을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다.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이민청 설립 필요에 대한 정부 관계자의 발언이 잇달았고 일부 언론에서는 북을 울리며 장단을 맞췄다. 법무부 외국인 정책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제4차 외국인 정책 기본계획’을 확정했는데 여기에도 이민청
[K그로우 전문가칼럼=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국토교통부가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10일 발표했다. 보안 방안에 담긴 주요 이슈는 크게 △정비사업 패스트 트랙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재정비 △도심 내 다양한 주택 공급 확대 △신도시 등 공공주택 공급확대 및 미분양 주택 세제 지원 등이다.◇ 정비사업 패스트 트랙정부는 준공 30년 이상 아파트의 경우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 착수를 허용(추진위 구성 가능)하고 조합설립 시기 조기화(정비구역 지정과 조합 설립 추진 병행 가능)를 통해 사업기간을 최대 3년 단축하
[K그로우 전문가칼럼=엄정숙 법도종합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상가 임대차에서 계약 기간 내 세입자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임대료를 연체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다만 건물주가 이를 문제삼아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해 소송으로 번지는 경우가 있어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결론부터 말하면 법률상 권리금회수가 어려운 세입자의 임대료 연체는 3기 이상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도달하지 않았다면 임대료 연체가 있더라도 권리금회수에는 문제가 없다.권리금은 영업시설, 거래처, 신용, 영업상 노하우, 위치(바닥)에 따른 이점 등을 기준으로 비롯된 금전적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