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카자흐 순방 계기 37건 MOU 등 계약 체결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37건의 협력 문서가 계약이 체결됐다. 핵심 광물 공급망 파트너쉽을 구축하는 데 이어 양국은 전력 에너지·플랜트 분야와 자동차 분야 등 전방위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박춘섭 경제수석은 12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아스타나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에 체결된 협력 문서 가운데 35건은 양해각서(MOU)이고, 합의문과 합의의사록이 각각 1건이다. 이 가운데 11건은 윤 대통령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임석 하에 체결됐다.

주목되는 부분은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가 맺은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MOU다. 이는 카자흐스탄 내 핵심 광물의 공동 탐사부터 개발과 생산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우선 참여를 담고 있다.

박 수석은 "핵심 광물의 공동 탐사부터 개발, 정·제련, 가공까지 전 주기적인 협력 기반이 마련됐다"며 "특히 핵심 광물 공동탐사 결과 경제성이 확인된 경우 한국 기업이 우선적으로 참여하도록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가시적인 협력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공급망 대화(수석대표 차관보)를 개설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핵심 광물 파트너십이 공급망 안정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카자흐스탄이 보유한 우라늄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평화적이고 경제적인 원자력 발전에 필요한 저농축 우라늄을 확보해서 활용하는 나라"라며 "질 좋은 우라늄을 안정적으로 한국에 수출하고, 공급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우리에게 큰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원자력 발전과 해외 수출 등 앞으로 폭증하는 우라늄 수요에 대해 큰 보험이 생겼다"며 "우라늄을 이동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세계 핵 선진국들의 모임인 핵 공급국 그룹의 모니터링을 투명하게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플랜트 분야의 계약도 체결됐다. 리튬 광산 탐사·개발을 위한 협력 MOU, 희소금속 상용화 기술 협력 MOU, 카자흐스탄 환경설비 개선을 위한 MOU. 소형모듈원전(SMR) 관련 MOU 등이다.

자동차 분야의 협력도 강화된다. 카자흐스탄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약 20만대 규모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한 이번 순방을 계기로 기아자동차는 공장 운영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공급받기 위해 나자르바예프 대학과 산업인력 양성 및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박 수석은 "2023년 카자흐스탄의 신차 판매량을 보면, 현대·기아차가 7만2000대 판매해 전체의 36.3%를 점유한다"며 "올 하반기에 연 7만대 생산 규모의 기아차 조립공장이 준공되면 한국 자동차의 카자흐스탄 시장 점유율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간 항공편도 확대돼 인적 교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은 "양국 수도 간 직항 노선을 개설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카자흐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아스타나 인천 노선을 6월에 재개하고, 우리나라 티웨이 항공이 인천-알마티 구간을 주 2~3회 취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포럼'에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포럼'에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은 구체적이면서도 실질적인 경제 협력 성과가 도출된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을 이어갈 제도적 기반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양국은 앞으로 추진될 카자흐스탄의 주요 국책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함께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며 "특히 카자흐스탄은 올해 제1호 원전 도입 여부에 관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으로, 윤 대통령은 카자흐가 원전 사업을 진행하기로 할 경우, 우리 기업이 참여하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카자흐스탄은 원전 도입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향후 원전 사업을 진행할 경우 우리 기업이 참여해서 에너지 전환 정책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안보 문제에 대한 일치된 입장과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도 이번 순방의 주요한 성과 가운데 하나다.

김 차장은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양국은 서로 굳건한 핵 비확산 기조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면서 "카자흐스탄은 대한민국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중국·미국과 같은 강대국의 지정학적 이익이 교차하는 중앙아시아에서 균형적인 외교를 추진하는 카자흐가 북한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함께 한국과 동일한 안보 공조 의지를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 추진할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출범에 대한 정상의 적극적 의지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정상회담 이후 비공개 전략 대화에서도 양 정상은 한국과 카자흐가 역내에서 공동 리더십 발휘하면서 평화·번영 확대에 의기투합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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