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6회초 5점을 내주며 패색이 짙어졌다. 그런데 6회말 7점을 뽑아내며 단숨에 뒤집었다. 한 번 불이 붙으면 불가능도 극복하는 롯데 자이언츠다.

롯데는 13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아의 홈경기에서 18–10으로 이겼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린 롯데는 28승2무35패를 기록하며 단독 8위를 지켰다.

김태형 감독. ⓒ스포츠코리아
김태형 감독. ⓒ스포츠코리아

롯데는 이날 상대 선발투수 정찬헌을 초반부터 공략하며 4-2로 앞서 나갔다. 지난해 허리 수술을 받은 정찬헌은 302일만에 1군 마운드에 올라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너클볼을 섞으며 롯데 타자들을 상대했으나 4이닝 4실점 6피안타로 부진했다.

하지만 키움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5회초 2점을 뽑으며 4-4 동점을 만들더니, 6회초 상위타선의 폭발로 순식간에 5점을 추가해 9-4로 달아났다. 경기 후반부에 접어든 상황에서 5점차 리드, 사실상 키움이 승기를 잡은 순간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곧바로 반격했다. 6회말 선두타자 손호영이 좌전 안타로 물꼬를 텄다. 이어 빅터 레이예스와 나승엽의 연속 우전 안타로 1점을 만회했다. 계속된 공격에서 이정훈이 1루수 방면 땅볼을 날렸다. 병살타로 연결될 수 있는 타구. 1루주자 나승엽이 2루에서 아웃됐지만 이정훈은 상대 유격수의 송구 실책으로 1루에서 살았다. 레이예스는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왔다.

위기를 넘긴 롯데는 폭풍처럼 안타를 쏟아냈다. 박승욱의 좌중간 안타로 1사 1,2루를 만들더니 유강남이 우중간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 상대 우익수의 포구 실책까지 곁들여 1루주자 박승욱까지 홈으로 들어와 8-9, 턱밑까지 추격했다.

황성빈. ⓒ스포츠코리아
황성빈. ⓒ스포츠코리아

기세를 탄 롯데는 후속타자 황성빈의 1타점 2루타를 통해 9-9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단숨에 5점차를 모두 따라잡은 것이다. 롯데 타선의 매서운 공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윤동희의 유격수 땅볼로 2사 3루를 맞이한 상황에서 고승민이 1타점 3루타, 손호영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려 11-9로 역전했다. 6회말에만 7점을 뽑아내며 단숨에 승부를 뒤집은 롯데는 7회말에도 대타 정훈의 스리런 홈런, 레이예스의 투런포를 앞세워 7점을 추가하며 승부의 종지부를 찍었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김태형호를 출범시켰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윤동희, 고승민, 황성빈, 나승엽 등 젊은 야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팀 체질을 개선시켰다. 시즌 초반엔 부침을 겪었지만 5월부터는 젊은 선수들의 타격 컨디션이 점점 올라와 매서운 화력을 자랑했다.

이날은 리빌딩을 거친 롯데 타선의 화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아무리 큰 점수차로 지고 있다하더라도 한번 불이 붙으면 역전승을 만들 수 있는 타선이라는 점을 증명했다. 그 중심엔 고승민, 나승엽, 황성빈 등 젊은 선수들과 손호영, 레이예스 등 뉴페이스가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이 5명은 모두 멀티히트 이상을 기록하며 1홈런 14안타를 합작했다.

5점차를 단숨에 역전시키며 사직구장을 용광로로 만든 롯데 타선. 김태형 감독이 단기간에 리빌딩에 성공한 롯데는 매서웠다.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중위권 도약에 발판을 마련한 롯데가 앞으로 5강 경쟁의 최고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나승엽. ⓒ스포츠코리아
나승엽. ⓒ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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