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지는 기술경쟁의 중심에는 반도체와 배터리가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의 핵심 품목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양 분야 모두에서 선두에 속해 있다. 두 거인의 싸움으로 평지풍파가 일고 있다. 잘 자리잡고 있던 생태계는 크게 흔들리고 있고 자욱한 먼지가 가라앉고 나면 승자와 패자가 확연히 드러날 것이다.지정학적 싸움에서는 단순히 기술이 뛰어나고 품질이 좋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다. 온갖 술수가 난무하므로 판을 잘 읽고, 정확한 맥을 짚어야 하며, 균형을 잃어서는 안 된다. 사업자에게만 맡겨 놓아서는 안 되며 정부가 긴 호흡을 가지고
연말과 연초 기준금리 인하를 둘러싼 중앙은행과 채권시장 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한 차례 전개된 이후 시중금리가 새로운 방향성 모색 과정에 돌입했다. 앞서 금리가 너무 급하게 하락했다는 인식과 조기 피봇(pivot·통화정책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로 시중금리는 연초부터 2월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반대로 현 수준 이상으로 금리가 더 급격하게 뛸만한 여건은 아니라는 시각도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지난해 연말 우격다짐처럼 확산됐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일단 당장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로 제동을 받고 있다. 물
[데일리한국 편집팀 ] 오랫 동안 교육계에서 일하며 우리 나라 발전을 가장 가로막는 것이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수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30년이 넘은 이 시험은 해마다 지속적 변종으로 발전하여 이제는 더 이상 우리가 감당하기 힘든 괴물이 되었다. 저출산의 시작도 사실은 수능 때문이다.제대로 된 수능시험이라면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시작하여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11월까지 열심히 준비하면 어느 정도는 성적을 받아서 자기가 원하는 대학 또는 의대에도 진학이 되어야 한다. 초기 수능은 그것이 가능했었다.그런데 어느 날부터 수능
인구가 줄면서 생기는 지방소멸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독일은 1990년 통일이후 구(舊) 동독 도시가 경제적 이유로 상당한 인구가 구 서독 도시로 유입되면서 지방소멸 현상을 겪었다. 구 서독 지역도 탈산업화의 전환기 속에서 1970년대부터 구 산업지역이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다. 1990년대이후 루르 산업지역을 포함한 제조업, 석탄산업 등 전통적 산업기반이 침체되는 도시가 나타났다. 독일은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동, 다양한 정책을 전개해 상당한 성과를 냈다. 우선 독일 정부는 과감
정부는 올해 시행되는 2025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의사 인력 확대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정책과 그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로 수도권 대형병원의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근무를 중단함에 따라 병원의 수술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사회적으로 ‘의료 대란’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의과대학 정원과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이솝 이야기는 유명하다. 욕망을 참지 못하는 근시안적 행동을 경계하는 우화다. 비슷한 스토리는 세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비나야’라는 불경에는 가난한 집의 아버지가 백조로 다시 태어나는 얘기가 나온다. 백조에는 황금 날개가 달렸다. 백조는 가끔씩 가족들에게 나타나 털 하나를 뽑아주고 사라진다. 가난에 지치고 탐욕에 빠진 어머니는 어느 날 백조를 잡아 모든 털을 뽑는다. 그러자 그것은 모두 보통의 털로 바뀐다. 얼마 후 백조의 겨드랑이에서는 다시 날개가 솟았으나 평범한 털이었다.주식회사에는 이해 관
올해 주식시장은 매우 다이내믹하다. 알다시피 1월 한국 증시는 주요 20개국(G20) 중 수익률 꼴찌였다. 하지만 거시경제 개선과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로 반등에 성공했다. 2월 수익률은 G20 중 최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괄목할 성과를 보이고 있다.다만 밸류업에 대한 관심은 코스피 저평가 종목에만 쏠려 있다. 이는 다른 항목에 대한 기대치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걸 시사한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한국 증시는 매우 빠르게 변화한다. 지금은 코스피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으나 곧이어 다른 시장인 코스닥에도 관심이
[K그로우 전문가 칼럼=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 아파트 경매에서 매각물건명세서를 살펴보다 보면 '토지에 별도 등기가 있다'는 문구를 접하게 된다. '토지별도등기'는 집합건물의 등기부등본이 아닌 건물이 차지하는 토지에 별도로 등기된 권리라는 의미다. 쉽게 말해 집합건물을 신축하기 전부터 토지에 설정돼 있던 권리가 말소되지 않고 남아있다는 의미다. 경매 부동산의 모든 저당권과 가압류 등은 매각으로 소멸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집합건물 신축 전부터 토지에 대해 설정돼 있던 권리 역시 소멸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다. 때문에 입찰자는
신(新) 인류, 완전히 새로운 세대라는 의미의 ‘알파세대(Generation Alpha)’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알파세대는 2010년 이후 태어난 세대로,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의 다음 세대이자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사이 출생한 세대)의 자녀 세대다. 태어날 때부터 태블릿 PC가 있었고,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유튜브 등이 있었던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인류 최초의 세대, 즉 '디지털 온리(Only)세대'라 할 수 있다.스마트폰의 대중화와 유비쿼
도시화(urbanisation)는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부동산 업계에서 기회의 원동력으로 생각하는 주요 메가트렌드 중 하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부동산 업계가 타격을 입었을 때도 유엔(UN)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도시 지역에 거주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도시화는 계속 심화하고 있다. 이는 도시개발의 장기적인 영향이기도 하다.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도심에서 사람이 줄어들면서 일부 사람들은 도시화라는 패러다임이 ‘반(反)도시화로 전환하는 게 아닌가’라고 고민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KBS와의 대담을 통해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사건에 대해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선물을 전달한 사람(최재영 재미 목사)을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고 아쉽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최 목사가 시계에 몰카를 설치해서 전달과정을 녹취, 1년도 넘은 시점에서 선거를 앞두고 폭로한 것은 공작”이라고도 했다.재발방지책과 관련해선 “제2부속실 설치를 비서실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부속실이 이런 일을 예방하는데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면서 “저나 제 아내
지난해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시작된 지방은행 위기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전 예금보장 약속 등에 힘입어 가라앉았다. 놀란 예금주들은 서둘러 돈을 빼서 대형은행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옮겨 놓았다.조마조마하던 시장에서는 다음 번 위기의 진원지로 상업용 부동산을 꼽았다. 저금리 시대에 앞다퉈 오피스를 짓는 바람에 공급과잉을 낳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 붐이 지속되면서 설상가상이 되어버린 것이다.개발업자에게 돈을 대준 것은 대출이나 채권 투자 등 주력 분야에서 밀
'인상 종료, 인하 개시' 간의 시간 차이를 둘러싼 시중 금리의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어차피 인상이 끝나면 그 다음은 인하라는 커다란 내러티브의 변화가 한 차례 있은 후, 이제는 세부적인 인하 시기와 관련해 통화당국과 채권시장 간의 눈치 게임이 벌어질 조짐이다.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은 예상대로 2024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고 9월부터 동결한 이후 4회 연속으로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한 것이다.그러나 향후 기준금리 결정에서 연준의 선택은 인하
[K그로우 전문가칼럼=엄정숙 법도종합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실거주 목적으로 매매를 희망한다면 새 집주인이 될 사람은 세입자의 갱신요구권 행사 여부를 확인한 뒤 매입 결정을 내리기 마련이다.하지만 현 집주인과 합의된 줄로만 알았던 세입자의 갱신요구권이 부동산 매매 시점에 뒤집힌다면 주택을 사고파려는 집주인 간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세입자가 아직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은 주택을 매입할 때 세입자의 갱신요구권 행사 여부는 집주인 간 계약에 중대 변수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법적 효력을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Restricted Stock Unit)은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과 우량대기업 중심으로 도입되어 널리 활용되며 그 실효성이 검증된 주식보상제도이다. RSU는 회사가 우수한 인재를 유치해, 장기근속을 몰입적으로 유인하여 회사가 큰 경영성과를 장기적으로 창출하는데 유리한 제도이다.그런데 RSU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그 핵심은 이 제도가 경영승계에 적절치 못하게 이용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우선 짚어봐야 할 부분은, 과연 이 지적이 타당한지 여부이다. 일부 기업이 RSU를 활용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모두들 임윤찬을 보기 위해 광클을 했다. 입장권은 예매를 오픈하자마자 1분도 안돼 두번의 공연이 전석 매진됐다. 서울 시민 100명(1인당 2매)을 초대하는 추첨 티켓에도 1만6800여명이 몰려 33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피케팅’에서 행운을 거머쥔 사람들이 합창석까지 꽉 메웠다. 이빨 빠지듯 채운 것이 아니라, 시루 속 콩나물처럼 빽빽하다. 공연 시작 전 포토월 앞은 사진을 찍으려는 관객들로 북적거렸다. 프로그램북을 사려는 줄도 길게 늘어섰다.요즘 가장 핫한 피아니스트의 힘이다. 지난달 25일 예술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보험업계와 핀테크의 결합으로 눈길을 끌었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지난달 19일 시작됐다. 간단한 인증만으로 손쉽게 보험료를 확인하고 다른 보험사의 보험을 비교할 수 있어 혁신 서비스로 불렸지만 열흘이 지난 지금, 주변에서 관련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이야기가 전무할 정도로 무관심한 상황이다. 결국 기자가 직접 체험해 봤다.생명·손해보험협회와 보험사, 금융당국이 협업해 내놓은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는 11개 핀테크 사가 운영하는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사의 온라인 보험상품을 비교해 주고 적합한
문재인 정부에서 사법사상 최초로 양승태 전직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하며 세상을 뒤흔들었던 사법농단 사건의 1심 판결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 중앙지법형사합의 35-1부가 5년 가까이 290번의 재판을 거쳐 내린 결론이다. '판사가 전직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에 대한 재판을 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을 일은 없었을까' 라는 생각이 얼핏 들었지만, 법률전문가들의 치열한 법리싸움의 결과라는 점에서 국민들은 대체로 1심판결에 수긍하는 분위기다.이 재판이 ‘트럭 기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판 기록이 산더미였고, 재판기간도 길었던 것은 재판의 중량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공공 기관과 기업의 재택근무 명령이 내려졌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 상황은 어떨까? 세계적 도시개발협회인 어반랜드 인스티튜드(ULI)의 관련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도시는 오피스 근로자 복귀율이 여전히 낮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기간이 길어지면서 직원들은 원격 및 하이브리드 근무에 이미 익숙해졌다. 이 때문에 오피스 출근을 놓고 고용주와 직원 간의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는 계속되고 있다.직원들은 출퇴근 시간과 복장 비용의 절감, 탁아소 이용 등을
철도의 승강장을 뜻하던 ‘플랫폼’이라는 용어는 오늘날 온라인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는 장터를 제공하고, 그 위에서 수많은 사업자가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한다. 백화점과는 달리 소비자는 클릭 한번으로 구매하고 손쉽게 여러 플랫폼을 비교할 수 있다.네트워크 효과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 점점 더 많은 고객들이 몰리는 현상을 뜻한다. 그런 곳에는 상인들이 다투어 들어오므로 물건이 다채롭고 품질이 좋다. 그러면 격차는 점점 벌어진다. 쉽게 갈아탈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에서의 네트워크 효과는 강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