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토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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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신경실조증은 자율신경계와 관계되는 교감, 부교감 신경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증후군으로 내분비, 심혈관, 호흡, 소화, 비뇨생식, 체온조절, 통증 조절 등의 신체 전반적인 항상성을 유지하는 자율신경계의 이상 증상을 말합니다. 자율신경계의 조절이 제대로 안 되는 증후군이라고 할까요.

대증치료에 의존

제가 오랫동안 자율신경실조 증상을 치료해오면서 느낀 점은 예전에 비해 증상이 엄청나게 다양해졌고 중증도의 환자들도 많아졌으며 환자의 연령대가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예전에는 주부 화병이나 여성 갱년기 증후군 정도로만 여기던 가슴답답, 어지럼증, 상열감, 수족냉증, 시린몸, 전신냉증, 심장 두근거림, 불면증, 온몸의 이름모를 통증 등의 증상들을 이제는 자율신경 기능이상의 관점으로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의 자율신경실조증 환자들이 진통제, 안정제, 수면제 등의 약물 치료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서양의학적인 관점에서 대증치료가 우선시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검사로는 알 수 없는 너무나 다양한 증상들이 한꺼번에 발생하기 때문에 조급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육체와 마음, 인간의 정·기·신

동의보감 1권 내경편에서는 인체를 정·기·신으로 나누고 있는데요, 정(精)은 구조적인 신체와 몸을, 기(氣)는 에너지와 마음 및 감정을, 신(神)은 정신, 영혼, 초자아를 의미합니다. 사람을 촛불에 비유하자면 양초는 정, 촛불은 기, 빛은 신이라는 것입니다.

정이 망가지면, 여러 가지 육체적인 통증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여성의 경우 생리통, 무월경, 갱년기증후군의 신체적인 증상들과 여성 관절통, 자궁질환 등의 다양한 증상들이 생깁니다.

기가 망가지면 상열, 시린몸, 냉증, 스트레스성 위장병, 과민성대장증후군, 화병, 무기력, 만성피로, 갱년기 증후군의 정서적인 증상과 함께 다양한 신체화 증상들이 유발됩니다.

신이 망가지면, 우울, 불면, 공황 등의 정신적인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세 가지가 모두 망가진 자율신경실조증

자율신경실조증은 정·기·신 세 가지가 모두 망가진 질병입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시작되는 신체화 증상으로 마음의 병이 몸의 병으로 나타나 안 아픈 곳이 한 군데도 없는 만성 통증이 나타납니다. 이로 인해 에너지는 바닥으로 떨어지고 정신적인 고갈이 심해서 우울, 불면, 무기력, 공황 등을 모두 다 겪고 있기 때문이지요.

특히 여성들은 외모가 예전보다 점점 더 젊어지고 있습니다. 외모에 비용을 많이 쓰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고 의학의 발달로 구조적인 신체를 젊어 보이게 만드는 시술들은 더욱더 발전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예전에 비해 여성들의 기와 신은 오히려 더 약해져서 정신과 약물에 의존하는 비율이 많이 늘어난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게 정·기·신의 조화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요즘 자율신경실조 환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정·기·신을 모두 회복해야

자율신경실조증의 치료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정(구조적인 신체의 증상)을 다스리기 위해 통증만 제어하거나 신(정신적인 증상)을 다스리기 위해 안정제와 같은 약물치료와 상담, 정신치료를 통해 호전반응이 있다고 해서 완전히 나은 것이 아닙니다. 정과 기 그리고 신이 모두 함께 회복되어야 진정으로 건강을 회복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율신경실조증을 치료할 때, 정을 튼튼히 하는 보약을 처방합니다. 공진단, 산삼, 녹용, 황기, 인삼 등의 보약재들을 활용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신체를 튼튼히 해 생체 리듬을 바로 잡도록 합니다. 그리고 기를 단단히 잡아주는 다양한 치료 한약을 처방하고, 약침을 시술하고 디톡스 음식도 처방합니다. 또한 신을 바로 잡아주는 한약을 처방하고 습관을 교정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합니다.

결국 세 가지가 모두 인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만 치료해서는 제대로 치료가 된 것이 아니니까요. 완전한 치료가 되려면, 정과 기가 제대로 회복할 수 있도록 습관에 변화를 주고 마음 자세를 바꾸며 심신 수양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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