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배구여제’ 김연경이 포스트시즌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지난 시즌의 아픔을 간직한 채 칼을 갈았다.

김연경.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김연경.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흥국생명은 22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 정관장과의 홈경기에서 3-1(22-25, 25-13, 25-23, 25-23) 승리를 따냈다.

윌로우가 25득점, 김연경이 23득점을 몰아치며 흥국생명의 승리 주역이 됐다.

흥국생명이 1세트를 내주자, 김연경이 각성했다. 그는 흥국생명의 5-5 리드 상황에서 4연속 오픈 득점을 몰아치며 10-6까지 벌렸다. 김연경은 이후 서브 에이스 1개 포함 위협적인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며 팀득점을 연속을 뽑아내 흥국생명을 14-7로 멀리 달아나게 했다. 여기에 레이나가 꾸줂 오픈 득점을 보태고 윌로우가 '3연속 서브에이스'를 작렬한 덕에, 흥국생명이 25-13의 큰 점수 차로 2세트를 잡고 세트 스코어 1-1 동률을 만들었다. 김연경은 2세트 양 팀 최다 7득점을 올리며 불타올랐다.

김연경이 2세트에 활약하자 흥국생명 장내 아나운서는 "플레이오프의 주인이 누군가"라며 김연경을 가리키는 듯한 질문을 외쳤다. 그러자 김연경은 보란 듯이 오픈 득점을 뽑아내며 포효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김연경의 각성에 힘입은 흥국생명은 3,4세트를 연달아 가져가며 PO 1차전 승리를 따냈다.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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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수훈선수 기자회견에 임한 김연경은 "쉽게 갈수 있었던 상황을 이어가지 못해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동안의 역전 경험을 살리고 서로 다독이며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김연경은 이날 윌로우와 함께 득점 이후 격정적인 세리머니를 자주 보여줬다. 그는 윌로우에 대한 재밌는 일화도 전했다.

김연경은 “윌로우가 지금의 머리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미용실에서도 분홍색 염색이 잘 되지 않아 미국에서 온 친구에게 염색약을 부탁해 제대로 색깔을 냈다. 자신만의 개성이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음에도 도로공사에게 덜미를 잡히며 우승을 내줬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남, 여자부 통틀어 최초로 챔피언결정전에서 리버스 스윕(2승 뒤 3연패)을 당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그렇기에 김연경은 PO 1차전 승리팀이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던 V-리그의 역사를 듣고도 마음을 놓지 않았다. 그는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이다. 원정경기에서 바로 승리해야 한다. 흐름을 가져온 상황이기에 초반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지난 시즌과 같은 엔딩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흥국생명은 24일 대전으로 무대를 옮겨 PO 2차전을 치른다. 이 경기를 이기면 현대건설이 기다리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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