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여기어때 매각 추진…야놀자 상장 준비
하나투어, 불필요 사업 정리 후 본업 경쟁력 강화
여기어때, 해외숙소·최저가 항공권 상품 집중 판매
야놀자, 클라우드 서비스 통한 해외 판로 개척 중

사진=각 사 제공
사진=각 사 제공

[데일리한국 안세진 기자] 국내 1위 여행사 하나투어를 비롯해 여행·여가 플랫폼 야놀자·여기어때가 매각과 상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들은 매각과 상장에 앞서 다양한 신규 서비스로 본업을 강화하고 해외 마케팅에 나서는 등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14일 투자은행(IB)과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최근 매각 주관사로 씨티글로벌증권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하나투어 최대주주는 국내 PEF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다. 특수목적법인(하모니아 1호)을 통해 하나투어 지분 16.68%를 보유하고 있다.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6.53%)과 권희석 부회장(4.48%)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포함한 지분 총 27.7%가 매각 대상이다.

하나투어 주식가치는 약 2700억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30% 고려하면 매각가는 3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여기어때 지분율 81%를 보유하고 CVC 캐피탈도 주관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를 통해 매각을 추진 중이다. CVC 캐피탈은 2019년 9월 여기어때를 인수한 후 약 5년 만에 매물로 내놨다.

업계는 여기어때의 매각 기업가치를 10억~15억 달러(1조3268억~1조9902억원)사이로 추정했다. 

야놀자는 미국 주식시장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야놀자는 이르면 내달 미국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4억 달러(한화 약 5473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맡았으며, 기업가치는 70억~90억 달러(9조5802억~12조3174억원)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끝나고 해외여행이 풀리면서 여행업계 실적이 회복세에 들어섰다"며 "안정적인 사업 운영 등을 고려했을 때 지금이 매각하거나 상장하기에 적기일 것으로 기업들이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어때가 손흥민 선수를 홍보모델로 기용했다. 사진=여기어때 제공
여기어때가 손흥민 선수를 홍보모델로 기용했다. 사진=여기어때 제공

이들은 코로나19 기간 수익성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매각과 상장에 앞서 서비스 고도화와 해외 마케팅 강화를 통해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하나투어는 최근 하나투어는 싱가포르항공, 에어프랑스, KLM 등 7개의 주요 항공사와 여행사 간 직거래 판매 서비스(NDC)를 도입해 서비스 고도화와 항공권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 지난 30여 년의 축적한 데이터를 토대로 '하나팩 2.0', ‘하나Original’ 등을 비롯해 일행만을 위한 단독 패키지 '우리끼리', 전문가 동반 테마여행, 호스트와 참가자의 소통 강화 여행 '밍글링투어' 등 다양한 상품을 운영 중이다.

앱에는 챗GPT를 활용한 ‘AI 챗봇 서비스’를 도입했다. AI를 통해 일정 및 상품 추천부터 현지 날씨, 맛집, 명소 추천 등 여행 전 일정 계획에 필요한 정보를 대화형으로 24시간 실시간 제공한다. 

여기어때는 베트남 나트랑 여행 특가 상품을 한 데 모아 '나트랑 최저가 위크'를 열고, 마카오정부관광청과 손잡고 마카오 숙소, 항공권 등을 할인하는 등 해외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또 여름철 여행 성수기에 앞서 항공권과 한국인 여행객의 선호도가 높은 숙소를 결합해 특가로 선보여 차별화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손흥민 선수를 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나스닥 빌딩 전광판에 노출된 야놀자의 'GGT' 인수 축전. 사진 = 야놀자 제공
지난해 5월 나스닥 빌딩 전광판에 노출된 야놀자의 'GGT' 인수 축전. 사진 = 야놀자 제공

야놀자는 매달 해외 인기 여행지를 선정해 해당 국가 숙소 예매 시 최대 20만원을 지원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한다. 

야놀자가 인수한 인터파크도 맞춤형 패키지 여행 상품을 제안하는 'W트립'과 테마여행 패키지 브랜드 '홀릭' 등으로 여름 성수기에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야놀자는 B2B 사업으로 클라우드 사업에도 집중한다. 2019년도부터는 플랫폼 사업뿐 아니라 서비스용 소프트웨어(SaaS) 측면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단순히 고객들의 여행예약을 대행해주는 것을 넘어 숙박 및 레저 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클라우드 부문을 확장시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행업계가 코로나 이후 빠르게 실적이 회복하면서 시장에서 매각과 상장 모두 관심이 높다"면서도 "기업 입장에서는 급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제대로된 평가를 받기 위해 몸집을 키우며 적기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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