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우승 후보’ 스페인이 정교한 패스 축구로 우승후보의 역량을 보여줬다. 졸전 끝에 겨우 8강에 진출한 잉글랜드와는 전혀 다른 경기력이었다. 

스페인은 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4시 독일 쾰른의 쾰른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조지아와의 16강전에서 4–1 역전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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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스페인은 유로 2024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개최국 독일과 맞대결을 벌인다. 반면 조지아는 16강에서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다. 개최국 독일을 포함해 프랑스, 잉글랜드, 포르투갈 등 수많은 우승후보들이 있지만 조별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경기력을 뽐낸 팀은 스페인이었다.

스페인의 강점은 정교한 패스다.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를 필두로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을 전개하고 이로 인해 확보된 점유율 속에 경기 주도권을 장악한다. 스페인에게 맞서기 위해 상대가 밀집수비를 펼치면 공격 지역에서 정확하고 빠른 패스로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린다.

이를 통해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5골, 무실점의 완벽한 결과를 도출했다. 약팀만 상대하지도 않았다. ‘디펜딩챔피언’ 이탈리아, FIFA랭킹 9위 크로아티아, ‘다크호스’ 알바니아와 맞붙었음에도 3승을 수확했다.

스페인은 이날 조지아와의 16강전에서도 경기 초반 빠르고 정확한 패스 연계를 통해 조지아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공격 지역에서 연달아 슈팅을 만들어내며 강력한 공격력을 드러냈다. 특히 막힘없이 흐르는 패스 전개는 일품이었다. 촘촘히 선 조지아의 수비진은 스페인의 패스 전개를 쉽사리 따라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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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조지아 또한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일단 스페인의 매서운 공격력은 골키퍼 기오르기 마마르다슈빌리의 ‘원맨쇼’로 막았다. 마마르다슈빌리는 엄청난 순발력으로 선방을 이어갔다.

스페인의 공세를 막으면 곧바로 역습으로 전환했다. 조지아의 역습은 롱패스 1,2번을 통해 곧바로 상대 문전 앞까지 전개됐다. 결국 전반 18분 오타르 카카바제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막으려던 스페인 수비수 로빈 르 노르망의 복부를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스페인으로서는 예기치 못한 선취 실점으로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 실제 잉글랜드도 이날 슬로바키아전에서 선취 실점을 내준 후 계속 끌려가다 후반 추가시간 주드 벨링엄의 동점골, 연장전 해리 케인의 역전골을 통해 겨우 8강에 진출했다. 스페인으로서도 탈락 위기에 몰릴 수 있었다.

하지만 스페인의 패스 축구는 매서웠다. 선취골을 뺏긴 이후 정교한 패스로 쉴새없이 조지아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결국 전반 39분 연계를 통해 오른쪽 측면에서 왼쪽 측면으로 전환한 뒤 니코 윌리엄스가 페널티박스 앞 로드리에게 패스를 배달했다. 이어 로드리가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조지아의 골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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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를 탄 스페인은 후반 6분 왼쪽 측면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전환하며 조지아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이어 라민 야말이 얼리크로스를 올렸고 파비안 루이스가 헤더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승기를 잡은 스페인은 이후 후반 30분 니코 윌리엄스, 후반 38분 다니 올모의 득점을 통해 4-1로 승리했다. 이 과정에서 정교한 패스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아예 조지아의 역습을 봉쇄하기도 했다.

우승후보답게 패스 축구로 8강에 진출한 스페인. 유로 2024에서 고전 중인 다른 우승후보들과 달리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8강에서 만날 '개최국' 독일을 상대로도 패스 축구의 진수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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