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 개미, 임시환율 아닌 실시간 환율 반영돼 매수 가능 수량 증가
"자본시장 주요 지수 편입 기여"...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
WGBI 지수 9월 편입 가능성...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장기화될 전망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 시행으로 외환시장 마감 시간이 연장되면서 서학개미 투자자들의 경우 높은 임시환율 반영 대신 실시간으로 환전하면서 매수 수량이 더욱 늘어나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외환시장 선진화로 글로벌 자본시장 주요 지수 편입 시기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올 상반기 주요 지수 2곳의 편입 실패로 세계국채지수(WGBI)는 오는 9월, 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지정은 내년에 기대해야될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이 본격 시행된다. 방안 시행으로 기존 오후 3시 30분까지였던 외환시장 마감 시간이 다음날 새벽 2시로 연장된다.

지난해 초 정부는 글로벌 수준으로 시장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외환시장 구조개선을 추진했으며 공론화를 거쳐 올 하반기 중으로 개선 방안을 본격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올해 초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정식 시행에 나선 것이다.

이번에 연장되는 외환시장 거래시간은 글로벌 금융 중심지인 영국 런던 금융시장 거래시간을 모두 포괄하는 시간대로, 앞으로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이 주로 거래하는 시간대에 원화도 더욱 편리하게, 실시간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이번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으로 해외 주식 거래가 더욱 용이해진다. 기존에는 야간에 미국 주식이나 채권을 매수할 때는 환율 변동 등을 대비해 시장환율보다 높은 임시환율로 1차 환전이 됐었는데, 앞으로는 새벽 2시까지 임시환율이 아닌 실시간 환율로 환전이 가능해진다. 이는 매수 가능 수량 증가로 이어진다.

이번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 실시는 지난 5월 실시된 미국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과 맞물려 서학개미들의 해외 주식 접근성도 향상시킬 전망이다.

다만,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이 서학 개미가 급증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예상되는 효과는 해외 주식 일일 거래량이 소폭 늘어나는 데에 그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번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 실시가 중장기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더욱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선진화 방안 실시는 주식과 채권의 선진국 지수에 빠르게 편입되기 위함으로 보인다"라며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려면 관찰대상국 지위를 1년 이상 유지한 다음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지난해 6월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세계국채지수(WGBI)는 2022년 관찰대상국 등록 이후 지난해 최종 편입이 불발됐다"고 말했다.

이어 "두 기관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한 불발 이유는 바로 외환시장 구조다"라며 "구체적으로 MSCI는 한국의 외환거래가 24시간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한국 외환시장 개장시간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어렵고 트래킹 오류를 야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4월 WGBI 지수 발표 결과 한국이 편입되지는 않았지만 WGBI를 관리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한국 정부는 국제 투자자들의 국채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다"며 사례 중 하나로 외환시장 제도 개선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에 FTSE 러셀은 "그간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졌다"며 "오는 9월 국가분류까지 한국 채권시장의 긍정적인 개선을 지속 모니터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이 2022년 9월 WGBI 편입 고려를 위한 관찰대상국에 올랐고, 관찰대상국 등재 이후 최종 편입까지 통상 2년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9월 편입 가능성은 높게 관측된다.

반면, 지난달 불발된 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지정은 내년을 기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MSCI 측은 지난해 11월 시행한 공매도 전면 금지를 지적하며 시장 규칙의 급격한 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내년 3월 공매도 전산화 완료와 함께 공매도 재개를 고려 중인 만큼, 관찰대상국 지정은 내년 6월에나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WGBI는 세계 주요 선진국 국채를 포함하고 있는 대표적인 채권부문 글로벌 지수로 약 3300조원의 추종 자금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국채가 WGBI에 편입되면, 추종자금이 우리 국채 시장에도 유입되게 된다. MSCI 선진국 지수 역시 글로벌 펀드 자금이 벤치마크로 추종하는 지수 중 가장 추종 자금이 많은 지수로 시가총액이 무려 30조달러(약 4경원)에 이른다.

이처럼 자본시장의 주요 지수에 편입이 될 경우 외국인투자자의 자금 유입뿐만 아니라 우리 시장의 신뢰도가 높아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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