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자연이 사막과 바다로만 대변되는 것은 아니다. 호주 동북부 케언즈 인근의 쿠란다는 원시의 숲에 기댄 고장이다. 영화 ‘아바타’의 배경이었던 이곳 열대 습윤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돼 있다. 

쿠란다는 1년에 300일 이상 햇볕이 내려쬐는 빛의 고장 퀸즐랜드의 땅이다. 쿠란다의 열대우림에 들어서면 100만여년 세월의 숲이 숨을 쉰다. 멸종위기의 양치식물에서 독초에 이르기까지 1000여종의 동,식물이 쿠란다에 서식한다. 영화 ‘아바타’에서 나비족 마을이 사는 판도라 행성의 모티브가 된 곳도 쿠란다였다. 

‘세계유산 숲’ 가르는 이색 열차

쿠란다의 열대우림은 120만년 전 호주대륙을 덮었던 숲의 일부가 현재까지 남은 것이다. 약 9,000㎢ 규모의 태고적 숲에는 1억년을 넘어선 원시식물도 살고 있다.

쿠란다 열차는 미지의 숲과 아슬아슬한 협곡을 가로지르며 달린다. 1891년 완공 때만 해도 밀림의 목재를 실어나르는 게 주목적이었지만 100여년이 흐른뒤 열대우림을 구경하는 관광열차로 바뀌었다. 빈티지풍 열차에는 투박한 유리창과 나무의자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기차는 쿠란다 숲 외곽에 솟은 레드피크 봉우리를 바라보며 시속 20km의 느린 속도로 이동한다. 다리를 지나면 배런 폭포가 포말을 흩날리고, 터널에서 벗어나면 숲이 아득하게 펼쳐진다.   

쿠란다 일대는 열대우림으로 채워진 산 전체가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다. 쿠란다의 깊은 숲속을 관람할 때는 베트남전 당시 이용됐던 수륙양용차가 동원된다. 늪지대를 지나며 아마존을 탐험하는 듯한 스릴을 음미할 수 있다. 쿠란다의 숲 위를 가로지르는 스카이레일은 총길이가 7.5km로 한때 세계 최장의 케이블카로 명성 높았다.

100년 넘어선 쿠란다 열차
수륙양용차 탐험
배런 폭포

원주민 군무, 새벽 열기구 체험 

쿠란다 국립공원에는 이곳 원주민의 삶을 엿보는 공간들이 함께한다. 원주민인 차푸카이족이 재현하는 군무는 그들과 함께 했던 숲과 동물들의 표정이 서려 있어 신비롭다. 차푸카이족들에게는 바다의 토템과 육지의 토템을 믿는 부족들이 서로 엇갈려 혼인 하는 풍습이 전해 내려온다. 전통악기인 디제리두의 선율이나 캥거루 춤에는 원주민의 사연이 녹아 있다. 국립공원에서는 악어, 코알라 뿐 아니라 성별이 바뀌는 ‘바라문디’ 물고기도 구경할 수 있다.        

숲과 바다를 낀 자연은 하늘에서 한층 감동적이다. 쿠란다 남서쪽 평야인 마리바 지역은 열기구 체험으로 인기 높은 곳이다. 새벽녘 벌룬이 솟으면 퀸즐랜드의 평원이 구름 너머로 하나씩 열린다. 벌룬에서는 캥거루 사촌격인 왈라비가 뛰노는 모습도 아득하게 내려다 보인다.  

쿠란다와 함께 케언즈 지역은 또 다른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산호초 군락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품고 있다. 열대의 숲을 벗어나 대형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서면 산호의 숲에서 다이빙하는 행복한 체험이 가능하다.

원주민 디제리두 연주
쿠란다국립공원 악어
열기구 체험
대산호초 체험

여행메모

교통: 쿠란다는 퀸즐랜드주 케언즈에서 포트더글라스로 가는 길목에 위치했다. 케언즈 도심에서 승용차로 약 30분 소요. 케언즈에서 쿠란다를 둘러보는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식당: 쿠란다 빌리지에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있으며 ‘피쉬&칩스’, 크레페 등을 맛볼수 있다. 악어고기를 판매하는 전통식당도 있다. 저렴한 식사는 케언즈 시내 시장에서 가능하다.     

기타: 쿠란다 국립공원과 마을에 들어선 헤리티지마켓, 오리지널마켓에서 원주민들의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대부분의 숙소는 케언즈 다운타운에 밀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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