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햄, 각종 음료수 등 마트에서 사온 식품들의 포장지를 진지하게 들여다본 적이 있으신가요? ‘감미료’, ‘아질산나트륨’, ‘합성착색료’ 등 이름도 낯선 다양한 첨가물들이 봉지마다 쓰여 있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주로 식재료를 가공하면서 첨가하게 되는 각종 화학물질들인데요. 임상보고에서 ‘먹어도 된다’, ‘많이 먹으면 안 된다’라는 식으로 아직도 다양한 진단이 꾸준히 나오는 첨가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기능·맛 보강 위해 첨가하는 각종 첨가물들 

식품첨가물은 식품을 제조·가공할 때 보존, 색과 맛, 영양적 가치 등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첨가하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착색료, 보존료, 산화방지제, 팽창제, 산미제, 감미료, 향료 등이죠. 

구체적으로 아기 분유에는 L-글루타민산나트륨 외에도 30종류의 식품첨가물들이 들어가고 잼에는 보존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소르빈산이 첨가됩니다. 햄이나 소시지, 맛살에는 색깔을 붉고 선명하게 보이도록 하는 발색제로 아질산나트륨을 넣습니다. 

도라지, 감자, 바나나 등의 과일과 채소의 갈변을 막기 위해 과산화수소를 첨가합니다. 두부에는 유화제, 단무지에는 사카린나트륨, 어묵에는 소브산칼륨을 넣는데요, 알고 보면 거의 모든 식품에 다양한 첨가물들이 들어가는 셈입니다.   

식품첨가물, 축적되면 인체 영향 

다양한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이런 첨가물은 우리 신체에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될 수 있습니다. 제조사는 출시 전 안전성 테스트를 거쳐야 하고 첨가물로 식품을 가공할 경우에도 제품 1개당 첨가물 함유량은 안전 수준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법으로 사용 허가를 받았고 적정 테스트를 통과한 경우에는 첨가물이 ‘신체에 유해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죠. 그러나 우리가 하루에 한 종류의 가공식품만 먹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하루 종일 먹은 첨가물을 다 헤아려보면 이것저것 함께 먹은 식품첨가물은 양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인공감미료도 과하면 '독'   

다이어트나 건강상의 이유로 설탕을 안 먹으려는 사람들의 눈에 확 띄는 문구가 바로 ‘무설탕’이라는 표현인데요, 이때 우리는 설탕 대신 넣은 인공감미료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청량음료, 껌, 아이스크림 등에 설탕 대신 단맛을 내게 해주는 대표적인 인공감미료가 아스파탐, 사카린인데 이러한 인공감미료는 염증을 유발하고 신경을 손상시키며 비만, 두통, 신경세포흥분, 호르몬 분비 이상을 초래합니다. 아스파탐을 과하게 섭취하면 암, 신경손상, 비만 등의 위험이 높아지고, 사카린을 과하게 섭취하면 암 발생률이 현저히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탄산음료를 통한 인공감미료 섭취가 가장 많으니 하루 중에 마시는 음료수를 체크해보시길 바랍니다. 

‘단짠’ 즐기면 자율신경 교란 

인공감미료를 비롯한 다양한 식품첨가물들은 주로 단맛이나 짠맛을 더하고 색깔을 입히거나 모양을 좋아 보이게 꾸며주는 성분들이다 보니 우리 입맛을 당기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단짠’에 길들여진 입맛을 바꾸기란 쉽지가 않은데요. 특히 의존성이 강한 단맛은 우리 몸이 다시 단맛을 찾는 습관을 만들고, 결국 점점 더 강도 높은 단맛에 손이 가게 만듭니다. 

이런 첨가물은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호르몬 분비에 이상을 초래하며, 자율신경을 교란한다는 보고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제가 진료실에서 만나온 수많은 자율신경실조 환자들은 자연식을 거의 섭취하지 않고 가공식품을 많이 먹는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질병은 매일 먹는 음식 때문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음식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치료의 첫 걸음이지요.    

간편·가공식 가급적 멀리해야

이처럼 우리가 하루 중 섭취하는 거의 모든 식재료에는 식품첨가물이 들어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식품첨가물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다면 적어도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간편식, 가공식품은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과자나 비스킷, 사탕 등의 군것질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포장지에 적혀있는 성분표시에 관심을 가져야합니다. 특히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 나트륨함량, 지방함량 등을 꼭 확인하시면 좋겠습니다. 이것저것 손이 가는 대로 가공식품을 장바구니 가득 실어서 집에 풀어놓은 일이 반복된다면 아무도 건강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으니까요.  

식품첨가물을 줄이려면 

두부나 단무지, 옥수수 통조림은 물에 헹구거나, 물에 담가두었다가 요리하세요. 햄, 소시지, 어묵은 끓는 물에 한번 데쳐내면 인공색소를 줄일 수 있습니다. 라면도 마찬가지로 끓는 물에 면을 한번 삶아낸 후에 조리하세요. 요리하기 전에 이런 과정을 거친다면 훨씬 안전한 식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식재료를 구입할 때부터 가공 포장된 것 말고, 자연 재료 그대로인 것을 구입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재료 본연의 모습 그대로 있는 것으로 구입한다는 의미입니다. 야채나 과일, 나물 재료, 쌀, 면류 등의 식재료를 생산지에서 가져온 모습 그대로 구입해서 요리해서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음료나 기호식품도 식재료 그대로인 것을 활용해서 조리해서 먹는 것이 바로 건강식이지요. 단맛은 양파로, 짠맛은 조개나 해물류를 활용해 보세요. ‘무설탕’, ‘간편조리’, ‘물만 부으면’, ‘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등 이런 문구에 현혹되면 안됩니다. 식사를 바꿔야 몸이 바뀐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