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토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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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화 장애란 심리적인 불안, 긴장, 그리고 스트레스로 인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신체의 이상 증상(감각 장애, 마비, 각종 통증, 내과적인 기능 저하 등)을 통틀어 말하는 병증입니다. 증상은 분명히 심하게 느끼는데도 검사에 이상이 없고 발병 요인도 없기 때문에 심신증(心身症), 건강염려증 등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는 정신과 약물로 증상 완화 치료를 받게 됩니다. 제가 종일 진료하고 있는 환자들은 대개 신체화 장애로 인해 나타나는 각종 증상들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인데요, 오늘은 치료사례를 중심으로 한 신체화장애 환자 이야기입니다.

온 몸 안 아픈 데가 없어요

친정 어머니와 함께 처음 내원하신 B씨(34·여). 두통, 복통, 요통, 가슴통증, 관절통, 안면통증, 위통 등 안 아픈 곳이 한군데도 없고 병원에서 검사받아보니 원인불명의 통증들이 만성적으로 생기는 것으로 신체화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하신 분입니다.

결혼 1년 만에 남편과 이혼하게 되었는데 원만하게 협의가 안 돼 소송이 시작되었고 그때부터 불면, 불안, 소화 장애와 함께 온 몸에 각종 통증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수면제, 소화제, 안정제, 진통제 등의 대증 치료 약물들을 처방받아 복용 중인데, 약 먹을 때는 조금 덜했다가 금방 원 위치되는 통증들 때문에 살아도 사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이 환자는 증상은 분명히 있는데, 검사로 원인이나 신체 이상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신체화 장애’로 진단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불편한 심리가 그대로 신체의 증상으로 나타난 것이니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이 맞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자율신경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교감신경이 과항진되면 모든 통증에 민감하게 되고 불면 불안 긴장은 더 심해지게 됩니다.

이 환자는 신체적인 이상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고 순환을 도우면서 자율신경 기능을 회복하도록 한약과 약침으로 꾸준하게 치료했는데, 안정제와 진통제로도 가라앉지 않던 신체의 다양한 통증들이 해결되고 불안, 불면증도 사라졌습니다.

소화가 안 되고 늘 메스꺼워

취준생인 K씨(28). 학교 다닐 때부터 소화가 늘 불편해 내원했는데, 진찰을 해보니 단순한 소화불량이 아니었습니다. 소화불량, 메스꺼움, 복통, 생리통, 생리불순 그리고 피부 가려움, 만성피로, 만성 두통 등의 너무나 많은 증상들을 한꺼번에 다 앓고 있었는데요. 취업에 계속 실패하면서 아르바이트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집에서는 뭐라하지 않지만 스스로 자책감이 들고 자존감이 낮아진 상태였습니다.

치료를 위해 병원도 여러 군데 다녔지만, 검사를 해봐도 이상 소견이 없다고 하고 신체화 장애가 의심된다면서 정신과에 가보라는 이야기만 들었다네요. 이미 위장약, 정신과약, 진통제, 소염제 등등의 다양한 처방들을 한꺼번에 복용한지 오래된 환자입니다.

이 환자는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감이 심하고 현재 상황의 정신적 사회적 스트레스 때문에 울증이 쌓이면서 신체 여러 기관에 통증, 염증, 그리고 기능 장애가 나타나는 ‘신체화 장애’를 앓고 있는 것이 맞다고 진단했습니다.

검사 결과, 자율신경기능의 균형이 깨어져 있고 수승화강의 순환이 막혀있으며 심한 스트레스 뇌파 소견이 있었는데요, 심신을 안정시키고 순환을 돕는 한약과 약침으로 꾸준히 치료해 건강 회복이 되어서 간절히 바라던 직장 취업이 가능해졌습니다.

건강염려증이라고요?

남편과 함께 내원했던 L씨(45·여). 구토, 설사, 복부 팽만감, 생리불순, 수족냉증, 피부 가려움, 기력저하, 목구멍이 막힌 느낌 등의 아주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 환자입니다.

이렇게 성한 곳이 하나도 없이 온몸이 다 아픈데도 병원에서는 검사에 이상이 없다고 하니 유명한 병원, 유명한 의사는 다 찾아다닐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본인의 통증과 증상들을 인정받고 싶어서 또 다른 병원의 검사를 받고, 또 다른 병원의 진찰을 끊임없이 받아온 것이겠지요. 검사 진찰을 받고 얻은 답은 신체화 장애, 건강염려증, 자율신경실조라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이 하던 일이 실패해서 어쩔수 없이 시댁에 얹혀 살아야 하는 상황이 된 데다가, 시어머니의 병환이 깊어 맞벌이 동서들과는 달리 전업주부인 본인이 시어머니 간병까지 도맡게 되어 내적인 갈등이 심했다고 합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육체적인 피로가 겹칠 때 자율신경기능의 균형이 깨어지기 쉽고 심신의 건강을 유지했던 중심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잘 설명하면서 근본적인 치료를 시작했는데, 치료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통증이 사라지고 컨디션이 좋아졌습니다.

신체화장애, 대증 처방으로는 치료 힘들어요

신체화장애, 무조건 내과약이나 안정제 등의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을 복용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망가진 자율신경기능을 회복해서 스스로 증상의 완급을 조절할 수 있는 상태까지 회복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방법이지요. 한의에서는 순환을 돕는 수승화강치료와 면역력 증강, 그리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맞춰주는 한약과 약침으로 치료하고 있으니 전문가의 치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안티에이징시크릿. 생활습관만 바꿨을뿐인데, 직장인 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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