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두 자릿수의 기록적인 연승은 없지만, 연패도 쉽게 내주지 않고 순위 경쟁팀에 강하다. 올 시즌의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초반 오버페이스와 뒷심 부족으로 무너졌던 과거를 뒤로 하고 팬들에게 신뢰를 주는 끈끈한 강함을 선보이고 있다.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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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10일 오후 7시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GS칼텍스와의 홈경기에서 3-2(30-28, 21-25, 25-16, 17-25, 19-17) 승리를 따냈다.

현대건설(승점 52·17승5패)은 이 승리로 4연승을 달리며 2위 흥국생명(승점 47·17승5패)과의 격차를 벌리고 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시즌 전 스포츠한국과의 대담에서 "부상 중인 정지윤과 고예림이 돌아오고 나서 후반기(4~6라운드)에 본격적인 순위 싸움을 해볼 계획"이라며 "전반기(1~3라운드)는 최대한 버티는 쪽으로 간다"고 시즌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정지윤은 생각보다 이른 지난해 11월3일 1라운드 마지막 경기 GS칼텍스전에 복귀해 폼을 끌어올렸고, 이후 모마와 함께 팀의 쌍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전히 건재한 미들블로커 양효진에 정지윤, 이다현, 모마, 위파위 등 공격수들이 모두 제몫을 해준 현대건설은 결국 반환점인 3라운드가 끝나기도 전에 '우승 경쟁자' 흥국생명을 제치고 리그 1위로 올라섰다.

현대건설은 1위로 올라섰던 지난해 12월12일 페퍼저축은행과의 홈경기 이후 이어진 6연속 원정경기에서 5승1패를 거두며 흥국생명의 추격을 뿌리쳤고, 이날 약 한 달 만에 돌아온 홈구장에서 GS칼텍스를 접전 끝에 꺾으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 ⓒKOVO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 ⓒKOVO

지난 시즌 현대건설은 무려 개막 15연승을 달리며 전반기 압도적인 1위를 달렸다. 그 전 시즌 정규리그 1위를 하고도 코로나19로 인해 챔피언결정전을 치르지 못했던 한을 푸는 듯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이후 외국인 주포 야스민의 부상으로 타격을 입으며 거짓말같이 5라운드 5연패-6라운드 3연패를 하고 흥국생명에게 1위를 내줘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고, 플레이오프에서 3위 도로공사에 2연패 업셋을 당하며 ‘용두사미’의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그렇기에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초반 오버페이스와 선수 부상 관리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웠던 것. 이러한 준비는 정지윤의 조기 부상 복귀는 물론, 공격수들이 부상 없이 꾸준하고 고른 득점을 터뜨리게 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이날 GS칼텍스전에서도 양효진 25득점, 모마 24득점, 정지윤 14득점, 위파위 11득점으로 주요 공격수 4명이 모두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렸다.

외국인 선수의 공격력에 의존하다가 그 공백에 힘들어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이젠 서로 시너지를 내고 공백도 메울 수 있는 존재가 여럿 있는 현대건설. ‘에이스’ 양효진도 수훈선수 기자회견에 들어올 때마다 ‘팀워크’와 ‘고른 득점 분포’를 팀의 장점으로 강조할 정도다. 현대건설은 덕분에 긴 연승 후 힘이 빠지는 팀이 아닌, 연패가 길지 않고 빠르게 승리를 되찾는 팀이 됐다. 반환점을 이미 돈 4라운드 후반부 현 시점까지 현대건설의 올 시즌 최다 연패는 1라운드 마지막 두 경기에서 정관장-GS칼텍스에 당한 2연패 한 번이 전부다.

라이벌과의 전적 역시 팀의 단단함을 증명한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건설은 4라운드까지 2위 흥국생명에 2연패 뒤 2연승, 3위 GS칼텍스에 1패 뒤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에 초반 2연승을 달리다 3승3패로 마감해 부족한 뒷심을 드러낸 것과 반대로 경기를 거듭할수록 힘을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물론 4라운드 2경기 포함 14경기의 정규시즌 일정이 남아있으며, 포스트시즌은 완전히 다른 판이기에 현대건설의 우승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다. 하지만 지난 시즌과 확실히 다른 느낌의 선두로 변모한 현대건설은 ‘우승’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을 더 키울 수 있는 팀이 됐다.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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