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3연속 통합우승(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을 이룬 디펜딩 챔피언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날 삼성화재와의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이기며 정규리그 선두 등극을 목전에 뒀다.

대한항공은 16일 오후 7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삼성화재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3, 25-20, 25-22)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2위 대한항공(14승10패·승점 43)은 이 승리로 승점 3점을 추가해 1위 우리카드(15승8패·승점 43)와 승점 동률을 이뤘다. 승리 수에서 우리카드에 1승 모자라 1위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턱밑까지 압박했다. 반면 삼성화재(14승9패·승점 38)는 4연패와 함께 3위에 머물렀다.  

이날 경기는 2위를 달리던 대한항공에게 매우 중요했다. 주포 중 하나인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이 부상에서 복귀해 폼을 끌어올리고 있는 와중에 1위 우리카드(승점 43)와 3위 삼성화재가 이날 경기 전까지 각각 4연패와 3연패에 빠져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이긴다면 1위 우리카드와 승점 동률이 돼 1위 등극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물론 이날 경기 전까지 승점 38점인 삼성화재 역시 이날 대한항공을 꺾으면 2위로 도약할 수 있었기에 물러설 수 없는 승부였다.

한선수의 토스를 받은 정한용의 퀵오픈으로 1세트 포문을 연 대한항공은 무라드의 위력적인 백어택을 앞세워 5-1까지 앞서나갔다. 이후 삼성화재가 요스바니-김준우를 앞세워 13-12로 뒤집기도 했지만, 김규민과 임동혁의 연속 블로킹이 터진 대한항공이 다시 17-16으로 역전했다. 리드를 지키다 결국 조재영의 속공으로 매듭지은 대한항공이 25-23으로 1세트를 가져갔다.

연패 탈출과 2위 등극을 모두 노리는 삼성화재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요스바니의 3연속 득점을 앞세워 2세트 초반 5-1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대한항공도 끈질기게 추격했고, 한선수의 블로킹과 무라드의 역전 백어택으로 16-15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무라드의 서브 에이스에 이어 에스파호가 2연속 서브 에이스를 꽂은 덕에 분위기가 한껏 올라간 대한항공은 마지막 포인트도 조재영의 서브 에이스로 내며 25-20, 세트 스코어 2-0 리드로 셧아웃 승리를 눈앞에 뒀다.

3세트에도 기세를 살려 4-0으로 앞서나간 대한항공은 이후 삼성회재에 거짓말 같은 연속 6실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2세트와 마찬가지로 꾸준한 추격 후 무라드의 득점(블로킹)으로 16-15로 점수를 다시 뒤집었고, 결국 셧아웃 승리를 쟁취했다.

대한항공은 전무후무한 4연속 통합우승을 이루기 위해 올 시즌에 임했다. 하지만 국대 주포 정지석과 외국인 주포 링컨이 번갈아 긴 부상 공백을 보이며 팀 조직력에 균열이 갔다. 1-2라운드는 4승2패로 선방했지만, 3라운드 3승3패, 이날 전까지 4라운드 2승3패로 주춤했다.

하지만 순위 경쟁팀들이 크게 주춤한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어느새 1위를 목전에 두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