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기 위해 먹으면 좋은 제철 음식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8월에 꼭 먹어야 하는 제철 음식으로 포도와 가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한여름 지치고 입맛 없을 때, 포도 드세요 

포도는 대표적인 여름 제철 과일이지요. 그리고 8월에 가장 맛도 있습니다. 포도 껍질의 검보라색 색소에는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이 듬뿍 들어 있고, 이 외에도 비타민C, 비타민E(토코페롤), 베타카로틴, 플라보노이드 등 노화 예방에 좋은 성분으로 가득한 과일입니다. 

포도 속에 있는 항독성 물질인 ‘레스베라트롤’ 성분은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발전하는 것을 차단하고 이미 암세포로 변한 세포의 증식도 억제하는 등 암으로 발전하는 주요 단계에서 포도가 항암 작용을 합니다.  ‘레스베라트롤’ 성분은 포도 껍질의 자주색 색소에 특히 많이 들어 있으니, 포도 껍질은 버리지 말고 함께 먹으면 좋겠습니다. 포도를 껍질과 씨까지 넣어 만드는 레드 와인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피로하고 갈증이 날 때 포도를 먹으면 금방 피로가 회복되고 기운이 납니다. 이런 효과는 포도의 단맛을 내는 포도당과 과당 때문인데요, 이들은 체내에 쉽게 흡수돼서 피로회복에 큰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포도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이어서 체액이 산성화되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쉽게 활력을 찾게 해줘 여름철 피로하고 지칠 때 먹으면 딱 좋은 과일인 셈입니다. 그리고 포도는 소화도 돕습니다. 주석산, 사과산, 구연산 등의 유기산이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요, 여름 더위에 입맛이 없고 소화가 안 될 때, 포도를 먹으면 소화도 잘 되고 식욕도 생깁니다.  그리고 포도 속 탄닌 성분 덕분에 변비도 없어집니다. 

이렇게 몸에 좋은 여름 제철 과일, 포도도 주의할 점이 있기는 합니다. 포도는 당분이 많기 때문에 혈당을 높이기 쉬우니 당뇨 환자는 적당히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정상인들도 많이 먹으면 급격한 혈당 상승과 함께 지나친 장 활동으로 설사를 일으키기 쉬우니까,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콜레스테롤 낮춰주는 가지, 여름에 맛 최고

가지는 열을 식혀주는 차가운 성질이 있기 때문에 여름에 먹으면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리고 여름철에 가장 맛있기도 합니다.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이나 고혈압 환자에게 잘 맞습니다. 여름에 가지를 재료로 한 냉국이나 무침으로 더위를 물리칠 수 있고, 또 기름에 볶거나 쪄서 따뜻하게 조리하면 건강 보양식이 됩니다. 

그리고 가지는 수분이 엄청 많아서 여름에 잘 어울리기도 합니다. 가지는 수분 94%, 단백질은 1%정도여서 대부분이 물 성분입니다. 여름은 땀이 많이 나는 계절이다 보니 더더욱 수분 공급이 필요한데요,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뤄진 가지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쓰이고 있어서 일상생활에서 꾸준한 수분 섭취에 안성맞춤인 식재료입니다. 

한방에서는 가지를 ‘가자’(茄子)라는 약명으로 부릅니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찬 성질이 있어 열을 내리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통증을 멎게 하고 부종을 없애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알맞은 식품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지의 가장 큰 효능은 항암 효능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가지의 보라색을 구성하고 있는 안토시아닌 성분은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아플라톡신, 그리고 탄 음식에서 나오는 발암물질 PHA 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알칼로이드, 페놀화합물, 클로로필, 식이섬유소 등 다양한 암 예방물질도 포함되어 있으니 여름 동안 가지를 열심히 섭취하면 수분 보충도 되고 항암 효과도 높아져서 두루두루 만족할 겁니다. 

한국에서는 밥 반찬으로 가지찜을 종종 먹지만, 서양요리에서는 가지를 많이 응용해서 요리하고 있습니다. 가지가 서양요리의 스테이크나 이런 육류와 맛이 잘 어울려서이기도 하고, 조직이 스펀지 상태로 돼 있어 기름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은 가지를 많이 드시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가지는 다른 여름 야채와 마찬가지로 몸을 차게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수족냉증이 있거나, 몸이 찬 사람, 임신 중인 사람, 대변이 묽거나 설사하는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저녁, 가지밥, 가지 반찬으로 식사하고, 포도 한 송이 가족들과 나눠 먹으면 훌륭한 여름 제철 밥상이 될 겁니다. 

*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인공 첨가물, 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자연 식재료를 먹는 것, 그리고 되도록 제철에 난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제철 음식은 그 음식이 다른 어느 때보다 맛이 좋은 때에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어서 영양적인 면에서도, 효능적인 면에서도 가장 좋은 타이밍에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할 수 있는 최고의 음식입니다.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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