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두 시즌 연속으로 챔피언결정전에서 상대보다 더 좋은 전력을 가진 듯했다.

하지만 덩치가 크다고 싸움을 잘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마치 작은 다윗에게 무참히 패한 골리앗을 다룬 성경 속 이야기처럼 말이다.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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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은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 현대건설과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5-22, 17-25, 25-23, 23-25, 7-15)으로 졌다.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 3연패를 기록하며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반면 챔피언결정전 3연승을 기록한 현대건설은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던 흥국생명은 플레이오프에서 현대건설을 꺾고 올라온 한국도로공사를 상대했다. 정규리그 승점 80점 대 62점으로 3위 도로공사를 크게 앞질렀던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 1,2차전을 모두 잡으며 그대로 통합우승까지 가는 듯했다. 당시 V-리그 역사상 챔프전 첫 2경기를 모두 잡은 팀은 100%의 확률로 우승했기에 1승만을 남겨두고 김천으로 내려가는 흥국생명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하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흥국생명은 3,,4,5차전 모두 1세트를 잡아내고도 2,3,4세트를 연달아 내주며 주저앉았다. 흥국생명은 그렇게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남, 여자부 통틀어 최초로 챔피언결정전에서 리버스 스윕(2승 뒤 3연패)을 당하며 우승을 놓치는 수모를 겪게 됐다.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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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한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올 시즌 정규리그 2위를 한 뒤 플레이오프에서 정관장을 꺾으며 다시 한번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현대건설이 1위였지만,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상대전적 4승2패, 현대건설 홈에서 3전 전승을 거뒀다는 점에서 유리한 흐름을 안은 채 1차전에 임했다.

하지만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원정경기로 치른 1차전서 1,2세트를 연달아 잡고도, 현대건설에게 3,4,5세트를 내리 내주며 기분 좋았던 징크스를 깨뜨렸다.

극적으로 ‘홈 흥국생명 징크스’를 부순 현대건설은 결국 날개를 달았다. 이어진 2차전에서도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챙긴 현대건설은 이날 흥국생명의 홈에서 열린 3차전도 가져가며 챔피언결정전 ‘3승무패’로 완벽한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골리앗’이었던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결국 '다윗'에게 두 번이나 무너지며 우승에 닿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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