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기르 마을 전경
트로기르 마을 전경

크로아티아의 해변 도시들은 윤곽이 또렷하다. 성곽과 궁전, 중세풍의 골목에는 붉은 지붕과 푸른 바다가 비껴 있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는 발칸반도에 몸을 기댄 휴양도시다. ‘아드리아해의 낙원’으로 섬겨지는 도시에서는 구시가 성벽에 빠르게 매혹된다. 떡갈나무와 참나무 숲을 의미하는 ‘두브라바’에서 유래된 두브로브니크는 도시의 붉은 깃발이 아드리아해를 수놓을 정도로 한때 위세를 떨쳤다. 

바다 위 성벽 걷는 독특한 체험 

성벽 걷기는 두브로브니크의 독특한 체험으로 사랑받는다. 13~16세기에 지어진 성벽 밑으로는 바닷물이 통한다. 성벽을 따라 걸으면 성안으로는 붉은 지붕과 골목길이 길게 도열하고, 성 밖으로는 짙푸른 아드리아해가 펼쳐진다.  

두브로브니크 성곽 안에는 현지인들의 일상이 가지런하게 공존한다. 석회암 바닥으로 채워진 중앙로 주변에는 중세 유적들이 흩어져 있고, 해 질 무렵이면 상점들 너머 음악이 흐른다. 60년 전통의 두브로브니크 여름 페스티벌 기간에는 성 전체가 재즈, 클래식 연주로 들썩거린다. 

성곽 뒤편 구항구에서는 유람선들이 바다로 나선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두브로브니크 성곽은 아드리아해에서 바라볼 때 더욱 아름답다. 두브로브니크는 곳곳이 다이빙 포인트다. 아드리아해보다 더 푸른 하늘 아래, 세르비아계의 피가 흐르는 멋진 선남선녀들이 활보한다. 

두브로브니크 골목
아드리아해변

세계유산인 궁전터와 섬마을 

두브로브니크에서 스플리트로 향하는 버스는 해변의 아슬아슬한 절벽 위를 달린다. 붉은 지붕의 낯선 마을들은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자맥질한다.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은퇴 후 노년을 보내기 위해 아드리아해의 햇살 가득한 스플리트에 AD 300년경 궁전을 지었다. 그리스의 대리석과 이집트의 스핑크스를 가져다가 꾸밀 정도로 애정을 쏟았다. 궁전은 동서남북 200m 남짓의 아담한 규모다. 세계문화유산인 궁전 안의 200여 개 집터는 상점, 카페 등으로 활용 중이다.  

스플리트는 이탈리아에서 출발한 페리가 정박하고, 헝가리에서 출발한 열차의 종착역이 있는 곳이다. 대리석으로 치장된 산책로에는 야자수들이 어깨를 늘어뜨리고, 밤이면 노천 바에 청춘들이 북적이는 낭만의 항구이기도 하다. 

스플리트에서 차량으로 1시간 거리의 트로기르는 섬마을 하나가 온전히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마을 형성 과정에서 그리스인이 정착했고, 15~18세기 베네치아 공국의 지배를 받은 과거는 섬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골목길은 운하를 낀 산책로로 연결되고 요트들이 정박한 한가로운 길목에는 르네상스 양식의 궁전, 성당 등이 해변을 장식한다. 섬 중앙의 성 로렌스 교회는 크로아티아 최고의 건축물 중 하나로 베네치아풍의 사자 조각과 달마티아 지방 최고로 여겨지는 아담과 이브 조각상이 명물이다.  

스플리트 거리
스플리트 왕궁터
트로기르 중세골목

여행메모

교통:  유럽의 열차들은 스플리트까지 운행된다. 아드리아해의 해안 도시와 섬들 사이로는 보트와 여객선들도 주요 교통수단이다.  도시의 구시가는 차량뿐 아니라 모터바이크의 진입을 철저하게 제한하고 있다. 

음식: 크로아티아 해변도시의 노천식당에서는 해산물 요리가 인기 높다. 오징어 먹물이 들어간 ‘츠르니 리조토’,  문어 샐러드인 ‘살라타 오드 호보트니세’ 등이 맛볼 만 하다.        

기타: 두브로브니크와 스프리트 두 도시를 오가는 해변도로의 중간지점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아의 영역이다. 버스를 지나칠 때 여권검사를 받아야 한다. 렌트카 이동 때는 크로아티아 정부에서 발행한 ‘그린카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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