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남자 쇼트트랙의 박지원이 황대헌과 또다시 충돌해 넘어졌다. 고의성에 대한 두 선수의 생각이 완벽히 일치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해당 선수들 간 충돌만 벌써 4번째다.

박지원. ⓒ연합뉴스
박지원. ⓒ연합뉴스

박지원은 6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500m 준결승 2조에서 1분16초175의 성적으로 조 최하위를 기록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5일 남자 1500m에서 2위에 올라 랭킹포인트 21점을 획득했던 박지원은 남자 500m 랭킹포인트 획득에 실패해 종합 순위 3위로 내려갔다. 차기 시즌 국가대표는 1, 2차 선발전 개인 6개 종목 합산 랭킹포인트로 결정하며, 국제대회 개인전 우선 선발권은 남녀 상위 3명에게 돌아간다.

박지원은 이날 남자 500m 준결승 2조에서 황대헌, 박장혁, 박노원, 김동욱, 신동민과 경쟁하다 첫 바퀴 세 번째 곡선 주로에서 황대헌과 충돌했다. 황대헌은 인코스를 비집고 들어가 박지원을 추월했고, 박지원이 이때 휘청이며 뒤로 밀려나 펜스에 부딪혔다. 이후 레이스를 재개했음에도 멀어진 거리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이탈리아 출신의 국제심판 알렉사드로 마우리 주심이 해당 장면에 관해 페널티를 적용하지 않으며 황대헌은 2위로 결승 진출, 박지원은 탈락을 맛봤다.

박지원. ⓒ연합뉴스
박지원. ⓒ연합뉴스

황대헌이 경기 도중에 박지원을 방해한 것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 아니다. 황대헌은 지난해 10월에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도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뒤에서 밀치는 심한 반칙을 범해 옐로카드를 받고, 모든 포인트를 몰수당했다.

황대헌은 또한 지난 3월17일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 무리하게 인코스를 공략하다 선두로 질주하던 박지원을 몸으로 밀어내 최하위로 떨어뜨렸다. 3월18일 1000m 결승에서는 선두 자리를 내준 황대헌이 손으로 박지원을 밀쳤고, 중심을 잃은 박지원은 대열에서 벗어나 넘어지며 경기를 포기해야 했다.

황대헌이 박지원의 레이스를 방해한 것만 벌써 4번째. 박지원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해 차기 시즌 국가대표 자동 선발 자격을 놓쳤다. 2023~2024 ISU 월드컵 시리즈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한 박지원은 차기 시즌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하면 병역 의무로 인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해진다.

황대헌은 세계선수권 귀국 인터뷰에서 "서로 경쟁하던 상황이었고 시합을 하다보면 충분히 많은 상황들이 나온다. 그 대상이 한국 선수고 지원이 형이어서 마음이 안좋고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지원은 해당 질문이 나오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은 드릴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만약 박지원도 황대헌의 생각과 같았다면 함께 해명을 해줬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말을 아낀 부분에 대해서 결국 박지원 역시 아쉬움을 삭히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황대헌. ⓒ연합뉴스
황대헌. ⓒ연합뉴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이날 두 선수 간 4번째 충돌이 발생하며 또다시 논란에 불을 지폈다. 현재 대한빙상경기연맹 홈페이지는 접속 포화로 차단 상태이며, 전화 연결 역시 되지 않고 있다.

한편 이 혼돈 속 7일, 같은 장소에서 남녀 1000m 경기가 열린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