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 첫 野 단독 개원…우원식 국회의장·이학영 부의장 선출
與 "의사일정 합의 없어" 野 "국회법 준수하자 얘기"
우원식 "밤새서라도 7일까지 원 구성 합의해야"

 5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우원식 의원이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2024.6.5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제22대 국회가 출발부터 ‘반쪽 국회’라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여당의 불참 속 야당 단독으로 국회가 개원한 것은 헌정사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날 본회의를 단독 개의해 민주당 출신 우원식 의원과 이학영 의원을 각각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으로 선출했다. 국민의힘은 원 구성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자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를 지명하지 않았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본회의 의사일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단 이유에서 반발해 불참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퇴장했다.

◇ "막무가내로 국회 운영" vs "총선 불복인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추 원내대표는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가 없었기에 본회의는 성립할 수도 없고 적법하지도 않다”라며 “본회의 소집권한이 없는 민주당은 다수의 힘으로 오늘 회의를 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대 야당의 힘자랑으로 막무가내로 국회를 끌고 간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준 45.1%의 민심을 존중하지 않고 짓밟고 조롱하고 있다”라며 “여야가 힘을 합쳐 국회를 운영하고 민생을 챙기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 자리에선 고성이 들려오기도 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자리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이 민의였다”고 소리쳤고, 다른 의원들은 “총선 불복이냐” “대통령도 대통령 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발언에서 “민주당은 10차례 이상 여야 만남을 통해 6월5일 국회법을 준수해 의장을 선출하자고 계속 얘기해왔다"며 "절차적 과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22대 국회 첫 본회의 초반은 최다선 연장자인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임시 의장을 맡아 회의를 진행했고, 우 의장이 당선을 확정한 뒤 의사봉을 넘겨받았다.

우 의장은 당선 인사에서 진적없는 원 구성 협상 상황에 대해 “남은 기간 밤샘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국회법이 정한 기한인 6월7일 자정까지 상임위원 선임안을 마련해 달라”며 “필요하다면 의장도 함께 밤샘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국회를 대표해 대통령과 행정부에도 말씀드린다”며 “국회가 의결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거나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를 제약하는 등의 사유가 아니라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는 신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 '빈손회동' 거듭하는 여야…쟁점은 법사위·운영위·과방위

국민의힘 추경호(왼쪽),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원 구성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2024.6.5 [공동취재] 
국민의힘 추경호(왼쪽),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원 구성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2024.6.5 [공동취재] 

한편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은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법사위·운영위·과방위원회 위원장 자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국회법이 정한 협상시한(7일)을 넘기더라도 법사위·운영위·과방위원장을 사수하겠단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7일까지 합의가 안 된다면 단독 표결을 강행해 주요 상임위원장를 확보하겠단 생각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7일까지 추가적인 협상을 통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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