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대표팀에서 김연경(36·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시간은 끝났다. 그럼에도 ‘김연경 효과’는 계속되고 있다. 배구계에 단 한 번도 없었던 대표팀 은퇴경기가 성사됐고 세계적인 선수들이 한국에서 올스타전을 펼쳤다. 김연경은 또다시 세계 여자배구 올스타전을 개최할 뜻을 밝혔다.

9일 오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KYK 인비테이셔널 2024' 김연경 초청 세계 여자배구 올스타전이 열렸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번 세계 여자배구 올스타전은 김연경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나탈리아 페레이라, 쉐일라 카스트로(이상 브라질), 마렛 그로스(네덜란드), 자밀라 니체티(아르헨티나), 엘린 루소(벨기에), 플레움짓 틴카오우(태국), 미유 나가오카, 코토에 이노우에(이상 일본), 안나 라자레바, 나탈리아 곤차로바(이상 러시아) 등 세계배구를 주름 잡았던 선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통상적으로 올스타전은 본인의 컨디션을 고려해 전력을 다하지 않을 때가 많다. 하지만 김연경의 부름을 받고 달려온 수많은 월드클래스 선수들은 강한 스파이크와 몸을 아끼지 않는 디그로 관중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덕분에 국내 배구팬들은 세계적인 수준에 배구를 안방에서 볼 수 있었다.

김연경은 경기를 마친 후 “초청을 받고 한국으로 온 선수들과 (대회에 참여한) 한국 선수들에게 감사드린다. 내년에도 이런 이벤트 경기가 열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해보겠다”고 밝혔다. 1회성 이벤트 경기가 아닌 앞으로도 꾸준히 열릴 대회임을 예고한 셈이다.

사실 여자배구는 200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배구여제’ 김연경 효과를 누렸다. 김연경은 2005년부터 2021년까지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며 올림픽 3회, 아시안게임 4회, 세계선수권 3회 출전했다. 대회마다 엄청난 활약으로 한국 여자배구의 위상을 높였다.

ⓒAFPBBNews = News1
ⓒAFPBBNews = News1

김연경은 특히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끌며 대회 MVP를 수상했다. 더불어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도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로 4강을 견인했다. 이를 통해 2021년 국제배구연맹(FIVB) 올해의 선수상까지 거머쥐었다.

이 외에도 김연경은 터키, 중국리그 등 숱한 해외리그에서 맹활약하며 세계 최고의 배구선수로 발돋움했다. 이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냈고 여자배구의 인기는 급속도로 상승했다. 어느덧 여자배구가 남자배구의 인기를 추월하고 한국의 겨울을 대표하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한 것은 김연경의 힘이었다.

하지만 김연경 또한 세월을 막을 수는 없다. 2021년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고 8일 대표팀 은퇴경기를 펼쳤다. 현재 만 36세의 나이이기에 V리그 흥국생명에서 활약할 날도 많지는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여자배구는 '포스트 김연경 시대'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현재 누리고 있는 여자배구의 인기가 김연경의 은퇴 이후 눈 녹듯 사라질 수 있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그러나 김연경은 이번 'KYK 인비테이셔널 2024' 세계 올스타전을 통해 은퇴 후에도 여자배구의 관심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유소년 재단도 설립해 미래를 향한 희망도 심었다.

김연경이 위대했던 만큼 ‘포스트 김연경 시대’에 대한 두려움을 지니고 있었던 한국 여자배구. 하지만 김연경이 또다시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이대로라면 ‘김연경 효과’는 그의 은퇴 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최고의 배구선수를 넘어 새로운 길까지 개척하고 있는 진정한 ‘배구여제’ 김연경이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