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하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 특성 고려, 경영은 리벨리온서 담당
SKT, 전략적 투자자로 합병법인의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진출 지원
연내 통합법인 출범 계획…AI 반도체 경쟁 ‘골든타임’ 지키기 위해 잰걸음

지난달 17일 경기 성남시 분당 리벨리온 본사에서 오진욱 리벨리온 CTO가 엔비디아 칩과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아톰’을 각각 장착한 시스템을 비교하며 시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7일 경기 성남시 분당 리벨리온 본사에서 오진욱 리벨리온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엔비디아 칩과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아톰’을 각각 장착한 시스템을 비교하며 시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SK텔레콤(SKT)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대한민국 AI 반도체 대표기업’ 설립에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SKT 관계자는 “이를 위해 양사는 SKT의 계열사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 간 합병을 추진한다”며 “이번 합병 추진은 국내 AI 반도체 기업 간 대승적 통합을 통해 글로벌 AI 인프라 전쟁에 나설 국가대표 기업을 만들겠다는데 양사가 합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재 AI 작업을 위한 신경망처리장치(NPU) 시장은 산업 전반의 AI 접목과 함께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기업들 간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SKT와 리벨리온은 향후 2~3년을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빠른 합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실사와 주주 동의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올해 3분기 중으로 합병을 위한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하고 연내 통합법인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양사는 그동안 사피온와 리벨리온이 NPU 시장에서 증명해온 개발 역량과 노하우를 하나로 모아 새로운 합병법인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이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간 성공적으로 AI 반도체 기업 성장 스토리를 써온 리벨리온이 합병법인의 경영을 책임질 예정이다.

합병 이후 SKT는 전략적 투자자로 합병법인의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진출과 대한민국 AI 반도체 경쟁력 향상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사피온의 주주사인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도 대한민국 AI 반도체 발전을 위해 합병법인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리벨리온의 전략적 투자자인 KT도 기술 주권 확보 및 세계적 수준의 AI 반도체 기업 탄생을 위해 이번 합병 추진에 뜻을 모았다.

사피온은 2016년 SKT 내부 연구개발 조직에서 출발해 분사된 AI 반도체 전문기업이다. 2020년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차세대 AI 반도체 ‘X330’을 공개하는 등 고성능 AI 반도체 개발을 통해 자율주행, 엣지 서비스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해 왔다.

리벨리온은 2020년 박성현 대표와 오진욱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공동 창업한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이다. 창립 이후 3년 간 2개 제품을 출시하며 기업 가치 8800억원을 인정받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리벨리온의 두 번째 제품인 AI 반도체 ‘아톰’은 지난해 국내 NPU로서는 최초로 데이터센터 상용화로 거대언어모델(LLM)을 가속했고 올해 양산에 돌입하며 주목받고 있다. 현재 LLM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AI 반도체 ‘리벨’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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