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022~23시즌 높은 지역까지 오버래핑을 해 손흥민을 괴롭히던 이반 페리시치(35)가 이번엔 조국의 만회골을 취소시켰다. 크로아티아는 페널티킥 기회에서 페리시치의 빠른 침투로 인해 만회골을 날려버렸다.

크로아티아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시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에서 펼쳐진 유로 2024 조별리그 B조 1차전 크로아티아와의 맞대결에서 0-3으로 졌다.

조별예선 첫 경기를 패배로 장식한 크로아티아는 승점을 올리지 못하며 B조 최하위로 밀려났다. 반면 완승을 거둔 스페인은 승점 3점으로 B조 1위로 올라섰다.

B조는 이번 대회 죽음의 조로 평가받고 있다. ‘무적함대’ 스페인과 2018 러시아월드컵 준우승-2022 카타르월드컵 4강 진출팀 크로아티아를 비롯해 ‘디펜딩챔피언’ 이탈리아, ‘복병’ 알바니아가 한 조로 편성됐다.

심판에게 항의하는 이반 페리시치. ⓒ연합뉴스
심판에게 항의하는 이반 페리시치. ⓒ연합뉴스

특히 스페인과 크로아티아의 격돌은 중원 대결로 관심을 불러모았다. 맨체스터 시티의 후방 빌드업 핵심인 로드리와 지난 10년간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손꼽힌 모드리치의 격돌이었다. 이들을 보좌하는 파비안 루이스, 카테오 코바시치도 월드클래스 미드필더였다.

뚜껑을 열자 팽팽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로 하고 스페인이 중원을 장악하며 크로아티아를 몰아붙였다. 결국 전반 29분 알바로 모라타, 전반 32분 파비아 루이스, 전반 추가시간 다니엘 카르바할이 소나기 득점을 터뜨려 3-0으로 달아났다.

궁지에 몰린 크로아티아는 후반 11분 백전 노장 윙어 페리시치를 투입하며 변화를 가져갔다. 페리시치는 2022~23시즌 토트넘 홋스퍼에서 왼쪽 윙백 포지션임에도 높은 지역까지 올라와 크로스를 올리며 문제를 발생시켰다. 손흥민과의 동선이 겹쳤고 이로 인해 손흥민은 슈팅 기회를 잡지 못한 채 수비 지역까지 내려와 윙백 역할을 수행하는 일이 잦아졌다. 결국 페리시치는 2024년 1월 HNK 하이두크 스플리트로 임대를 떠난 바 있다.

페리시치는 투입 후 왼쪽 측면 돌파를 줄기차게 시도했다. 하지만 상대 수비수들에게 비교적 쉽게 막혔다. 전매특허인 왼발 크로스를 상대가 효과적으로 봉쇄했고 페리시치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페널티킥 키커가 공을 차기 전에 먼저 페널티박스에 진입한 이반 페리시치. ⓒ연합뉴스 AFP
페널티킥 키커가 공을 차기 전에 먼저 페널티박스에 진입한 이반 페리시치. ⓒ연합뉴스 AFP

심기일전한 페리시치는 후반 35분 브루노 페트코비치의 페널티킥 실축 때 상대 골키퍼 맞고 튀어나온 공을 잡았다. 이어 실축한 페트코비치에게 왼발 크로스를 건넸고 페트로비치가 이를 침착하게 밀어넣어 1-3을 만들었다. 경기 막판 귀중한 추가골을 어시스트한 셈이다.

하지만 VAR(비디오판독시스템) 판정을 통해 결과가 달라졌다. 페트코비치가 페널티킥을 시도할 때, 페리시치가 먼저 페널티 에어리어를 침범한 것이다. 만회골은 신기루처럼 사라졌고 크로아티아의 추격은 힘을 잃었다.

2022~23시즌 지나친 오버래핑으로 손흥민을 괴롭히던 페리시치. 이번엔 베테랑답지 못한 판단으로 크로아티아의 득점을 빼앗었다. 유로 2024 첫경기부터 아쉬운 면모를 보인 페리시치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심판에게 항의하는 이반 페리시치. ⓒ연합뉴스 AFP
심판에게 항의하는 이반 페리시치. ⓒ연합뉴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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