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 선언…우호적 당정관계 설정 강조
"채상병·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사결과 지켜봐야"
대권 도전 여부엔 "국민의 뜻"

당 대표 출마 선언 마친 원희룡.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23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책임지겠다”며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심과 민심을 대통령께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 레드팀을 만들어 레드팀이 취합한 생생한 민심을 직접 전달하고 그 결과를 국민께 보고드리겠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원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가 성공해야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고 무도한 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다”면서 “신뢰가 있어야 당정관계를 바로 세울 수 있는데 저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다”라며 당정관계 설정에 자신감을 보였다.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원 전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우호적 관계를 앞세우는 한편 용산과의 불화설이 제기됐던 한동훈 전 위원장을 견제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 전 위원장은 원 전 장관의 출마 회견 한 시간 앞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그간 수직적 당정관계가 좋았느냐"라며 합리적 비판 수용을 통한 '수평적 당정관계 재설정'을 강조하고 나섰다. 

원 전 장관은 또 “이러다가 다 죽는다.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며 “저와 당이 부족한 탓에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을 반성한다”고 했다. 아울러 “108석으로는 다 뭉쳐도 버겁다”며 “원팀이 돼야 하고 이 길로 가야만 3년 남은 정부를 성공시키고 재집권도 할 수 있다”고 거듭 화합을 강조했다.

원 전 장관은 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사실상 친윤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는 모두 여당이고, 친윤이든 반윤이든 어쨌든 간에 지금부터 저를 지지하고 함께하는 사람은 모두 친원, 친원팀"이라고 답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채상병 특검법 찬성 입장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의)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걸 찬성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독소조항이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 여야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 그런 부분까지 논의가 안 열려있다"고 지적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도 "가방 사건이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현명치 못한 처신이었다는 사과가 이미 있었다"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서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그에 따른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고 국민의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 당시 인천 계양을에서 맞붙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갈등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치는 개인의 한풀이를 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라며 "이 대표를 당대표로 상대하게 되면 여야의 당대표로서 가장 바람직한 모습을 최대한 담아내겠다"고 했다.

차기 대선이나 지선 도전 여부에 대해선 "2~3년 뒤의 문제는 국민이 어떻게 불러주느냐에 따라서 생각할 문제"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원 전 장관 출마 회견에 앞서 이날 나경원 의원과 한 전 위원장은 한 시간 간격으로 같은 장소에서 당 대표 출마 회견을 했다. 유력 당권 주자들이 한날 출사표를 던지며 정면승부에 나선만큼 메시지의 차별성도 부각됐다. 

나 의원은 수도권 5선 정치인으로서 경륜을, 지난 총선을 이끌었던 한 전 위원장은 수평적 당정관계 재설정을, 원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강점으로 각각 내세웠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