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천, 담화 통해 美 비판하고 러시아 두둔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북한 군 최고위 인사인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이어가는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부위원장은 24일 조선중앙통신에 '망솔한 객기는 천벌을 자초하기 마련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18일과 20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방부 대변인의 기자회견 내용을 언급하면서 "망솔한 객기를 부리다가는 날벼락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 최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 범위와 관련해 미국산 무기의 사용제한을 추가로 완화한 것을 비판했다.

그동안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서도 확전 우려 탓에 미국산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은 금지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하르키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자 미국산 무기 사용 제한을 일부 완화했다.

박 부위원장은 "부질없는 궁여지책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결국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군이 국외에로 공격을 확대하는 것을 장려하지 않으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그 어떤 지원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횡설수설 하던 미국이 이제는 거치장스러운 가면을 벗어던지고 극악한 반러시아 대결광의 진모를 깡그리 드러낸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로씨야(러시아)의 보다 강력한 대응을 불러오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이것은 기필코 지역의 안보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로씨야와의 전면적인 군사적 충돌로, 새로운 세계대전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결과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부위원장은 "적대 세력들의 가증되는 위협에 대처하여 로씨야가 자국의 안전수호를 위해 전략적 반격을 가하는 것은 응당한 자위적 권리이고 어떤 대응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그것은 정의의 행동이며 철저한 정당방위로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국가의 주권적 권리와 전략적 안정, 영토 완정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투쟁을 벌이고 있는 로씨야 군대와 인민과 언제나 함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과 러시아는 최근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9일 북러 정상회담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고, 사실상 군사동맹 관계를 복원했다.

이날 박 부위원장이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비판한 담화를 낸 것 역시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했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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