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터널 통행료 면제, 지역주택조합 횡포 막아
소방관 '21주기' 살인적 근무체계 '3조1교대' 전환

박유진 서울시의원.
박유진 서울시의원.

[데일리한국 윤정희 기자] 조례가 바뀌면 시민의 삶도 달라진다? 서울시민들은 시의원들이 하는 일에 대해 무척이나 궁금해한다.

‘서울시 혼잡통행료 징수 조례 폐지’, ‘서울시 주택 조례 일부개정’, ‘서울시 소방공무원 근무체계 정상화’ 등 제11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어느 한 서울시의원이 발의한 대표적인 조례안과 그 노력이다.

이를 통해 26년간 일방적으로 징수되어온 남산터널 통행료가 1·3호 터널 외곽방향으로 면제가 됐다. 시민들은 시간과 돈을 아끼게 됐고, 교통량 변화 추이를 분석해 전면폐지도 가능해졌다.

또한 지역주택조합의 횡포로 피해를 입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조합설립과 운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서울시장이 마련하고, 해당 구청장이 이행토록 바꿨다. 이를 통해 선량한 시민들이 ‘내집 마련의 꿈’ 때문에 거꾸로 피해를 보는 사례를 줄여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근무하는 7000여 소방관의 소위 ‘21주기’로 불리는 살인적 근무체계를 ‘3조1교대’로 바꿔 정상화했다. 이는 소방관의 사고율을 낮추고 시민의 안전 증대로 이어지는 연쇄효과를 가져왔다.

이처럼 시민들의 삶을 온전히 보듬어 온 화제의 주인공은 박유진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은평3). 행정자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의정활동을 펼쳐온 그는 의외로 22년차 평범한 회사원 출신이다. 대기업 홍보회사와 유명 소셜커머스업체를 다니며 회사원으로 열정을 불태웠다. 정치에 대해선 담을 쌓고, 퇴근 후 직장인들의 흔한 모습처럼 술자리의 안주로서만 정치를 생각해왔다.

그가 정치를 시작하게된 계기는 특별했다. 국민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평소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남달랐던게 화근(?)이 됐다. 지난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의 박사논문이 논란의 중심에 떠올랐을 때 평범한 회사원은 졸업생들과 함께 ‘재조사’를 요구하며 자신들의 졸업장을 반납하는 '퍼포먼스'를 실행에 옮겼다. 이 사건이 그가 ‘반 김건희’의 상징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였다.

22년의 긴 직장생활을 달랑 '사표 한장'으로 마감하고,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서 재능기부를 시작했다. 홍보·마케팅 전문가의 면모를 살려 '선문명답' 등 다양한 선거홍보를 주도했다. 하지만 아쉬운 표차로 선거에서 패배하자, 충격과 고심으로 머릿속이 가득 찼다. 

"정치에 대해 그저 욕만하던 나이는 지났다. 이젠 책임질 나이가 됐다"는 지인의 조언으로 패배의 '멍'은 순간 사라졌다. "비겁하지 않겠다" 마음먹고 서울시의원 선거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박유진 의원이 소방공무원 처우개선을 위해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사진=서울시의회 제공
박유진 의원이 소방공무원 처우개선을 위해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사진=서울시의회 제공

박 의원이 입성한 제11대 서울시의회는 여당과 야당이 7대3으로 야당에겐 불리한 구도다. 하지만 약자의 입장에서, 노동자의 입장에서 싸우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교통방송(TBS) 민영화 문제를 지적하고, 학생인권조례 폐지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노동이사제 축소에 맞서 끊임없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의회내 소수당의 비애를 끝내 눈물로 삼켜야만 했다.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시의원, 서민의 일자리를 지켜내는 시의원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도 가장 북쪽에 위치한 은평구. 주민들에게 박 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는 '공공재'이다. 누구에게나 공개하고 알려왔다. 국내 대표적인 메신저으로 시시때때로 소통하고, 24시간 '촛불 시민의 방'을 열어 주민들과 소통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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