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0원 더 내리면 담보가치 대출금 밑돌아
매년 매출 웃도는 순손실...3년간 결손금 663억
완전자본잠식 눈앞...부채비율도 1만6000% 달해

한국테크놀로지가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지분이 반대매매 당할 위기에 처해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한국테크놀로지 최대 주주인 김용빈 회장.  Ⓒ한국컬링협회 제공
한국테크놀로지가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지분이 반대매매 당할 위기에 처해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한국테크놀로지 최대 주주인 김용빈 회장.  Ⓒ한국컬링협회 제공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한국테크놀로지가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지분이 반대매매 당할 위기에 처해 비상이 걸렸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인 한국이노베이션이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받으면서 맡긴 주식의 지분가치가 대출금액에 거의 근접했다.

한국이노베이션은 보유중인 한국테크놀로지 주식 1762만2234주(14.06%) 가운데 1577만2869주를 담보로 맡기고 117억9900만원을 빌렸다. 담보설정금액은 255억원이다.

한국이노베이션은 김용빈 회장이 50%, 김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한국홀딩스가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사실상 김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한국테크놀로지의 지난 20일 종가는 766원으로 담보로 맡긴 1577만여주의 주식가치는 120억8200만원에 불과하다. 담보 설정금액 255억원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대출금액을 겨우 2억8000만원 웃돌고 있다. 주가가 20원 더 내릴 경우 담보 주식 가치가 대출금을 밑돌게 된다.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주가 하락으로 주식가치가 담보설정 금액 밑으로 떨어지면 곧바로 반대매매가 나오는데, 상상인저축은행은 담보로 잡은 주식 가치가 담보설정금액의 절반이 안 되는 데도 아직 한국테크놀로지 주식을 처분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출금액 이하로 주식 가치가 떨어지면 반대매매에 나설 수도 있다.

한국이노베이션은 최근 결산기 매출 23억5000만원에 81억64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자본총계는 53억2900만원이다. 반대매매를 막기 위해 대출금을 갚을 자금이 부족하다.

한국이노베이션의 담보주식이 모두 반대매매 당하게 되면 한국테크놀로지에 대한 지분은 184만9365주(1.47%)만 남게 된다.

이 경우 김 회장의 한국테크놀로지에 대한 지배력도 거의 없어지게 된다. 김 회장은 개인적으로 한국테크놀로지 주식 7만3619주(0.06%)만 갖고 있다.

◇ 매출 감소 속 대규모 적자행진 이어가

한국테크놀로지는 최근 3년간 매출액을 훨씬 웃도는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46억3100만원의 매출액에 72억1300만원의 영업적자, 145억6700만원의 순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매출 221억3200만원, 영업적자 181억5100만원, 순손실 252억200만원에 머물렀다. 작년에도 151억7200만원의 매출액에 영업적자 127억3300만원, 순손실은 265억8900만원에 달했다. 최근 3년간 순손실 규모가 총 663억5800만원에 이른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은 4억5100만원에 그친 반면 영업적자와 순손실이 각각 27억6600만원, 26억9400만원으로 부진을 이어갔다.

한국테크놀로지는 3월 말 현재 자본금 626억4400만원에 자본총계는 겨우 2억4300만원에 불과하다. 자본잠식률이 99.6%에 달한다. 현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게다가 부채총액은 390억9600만원으로 부채비율이 무려 1만6000%에 달한다.

◇ 대우조선해양건설과 합병하더라도 재무개선 제한적

한국테크놀로지는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손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합병하더라도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작년 말 기준으로 납입자본금 293억원, 자본총계 426억3900만원이다. 자본잉여금이 133억3900만원에 그쳐 600억원에 이르는 한국테크놀로지의 자본잠식분을 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실적도 좋지 못하다. 작년 3402억원의 매출액에 18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순이익은 12억8900만원 적자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765억4700만원에 42억74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게다가 올들어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공격적으로 수주한 공사물량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공산도 크다.

한편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지난해 성지건설 지분 29.30%를 43억9100만원에 인수했으나 경영권 확보에 실패하면서 헛돈만 쓴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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