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신경이 항진되는 이유는 부교감신경이 약하거나 활성화되어 있지 못해서 그렇다는 내용의 칼럼을 오랜시간동안 여러 주제를 가지고 써왔습니다. 그랬더니 부교감 활성을 위해 과연 어떤 것을 선택해서 실행해야 하는 점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부교감 활성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주제로 계속 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 명약, 자연(nature)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인체는 소우주

동양의학에 평소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인체는 소우주(小宇宙)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자연은 대우주(大宇宙), 인체는 소우주인 것입니다. 그래서 대우주와 소우주는 상호 조화를 이루는 것이 이치이고 균형이 잡혀있어야 사람도 자연도 건강하다는 것이 동양의학의 기본 철학입니다. 사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자연도 건강해야 하는 것이니 요즘 어디가도 외쳐대는 탄소중립, 친환경, 비건 등의 인식이 생긴  것이고요, 결국 사람의 치유에도 건강한 자연의 힘이 크게 작용을 합니다. 

상열하한(上熱下寒)의 시대

우리는 몸보다는 뇌를 많이 사용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모든 일을 다 처리하고 있고, 몸을 쓰는 일보다는 뇌피로가 쌓이는 일을 더 많이 하고 살지요. 그리고 바쁘고 시간에 쫓기는 생활은 자율신경의 균형을 깨뜨릴 수밖에 없습니다.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상열하한(上熱下寒: 기운이 머리쪽으로만 올라가 뇌피로가 쌓이고, 하체는 차가워지는 병적인 상태)이 되면 뇌에 과부하가 올 수 밖에 없지요. 이 상열하한의 시대를 살면서도 사람이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대우주인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자연의 힘을 빌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시각 - 녹색

녹색 자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각적인 자극을 통해 뇌피로가 해소됩니다. 그래서 숲을 바라보거나, 숲 속을 걷고 식물이 많은 곳을 가거나, 녹색을 보고 입으며 가까이 하는 일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스스로에게 일정 시간 동안 녹색 처방을 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그냥 바라만 봐도 됩니다. 어떤 형태이던 상관없으니, 그저 녹색 자연을 눈에 가득 담아보세요. 스마트폰 화면을 숲 사진으로 바꾸는 것도 좋고 컴퓨터 바탕화면을 바꾸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녹색을 바라보는 것이 부교감 활성에 도움이 됩니다.  

청각 ­ 새소리, 물소리, 파도소리  

자연의 소리인 새소리, 물소리, 파도소리를 그대로 듣는 것 또한 교감신경을 안정시켜주는 좋은 자극입니다. 파도소리나 잔잔한 시냇물 소리에는 고유의 리듬인 ‘1/f 파’ 가 있습니다. ‘자연 리듬의 효과’라고도 불리는 1/f 파를 들으면 생체리듬이 반응해서 심신이 이완되고 스트레스가 풀리며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컨디션이 좋아집니다. 그리고 계곡이나 물가에 많은 음이온 또한 우리 몸의 자율신경을 조절하고 진정시키며 혈액순환을 돕습니다.  

후각- 숲냄새, 흙냄새

우리가 맡는 냄새에 따라 뇌반응은 달라집니다. 매캐한 매연 냄새나 탄 냄새, 실내 환기가 안 된 냄새 등을 맡고 살면 뇌피로가 빨리 쌓이지요.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고 교감신경이 안정화되는 데는 좋은 향기, 특히 자연의 냄새를 맡는 것이 도움됩니다. 울창한 숲에서 나무 냄새와 신선한 숲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은 나무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와 테르펜 때문인데, 이런 성분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줍니다. 

촉각-땅, 물, 식물 

자연을 직접 손으로 만지고 몸으로 체험하는 것 또한 심리적인 안정과 휴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뇌피로를 풀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그냥 눈으로만 보고 지나가는 것보다는 맨발로 직접 땅을 딛거나 물 속에 발을 담가 물장구치거나 걸어보고, 식물을 만지고 나무를 만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흙을 손질하고 식물을 직접 키우며 물을 주는 등의 원예 활동이 정신건강에 이롭다는 연구결과도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이지요.  

미각-자연식

제가 쓴 칼럼 중에 식품첨가물이 없는 식사, 즉 조리 과정을 가능한 생략하고 식재료 그대로를 먹는 자연식 식사가 교감을 안정시키고 뇌피로를 풀어준다는 내용의 글들이 있으니 꼭 검색해보실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정이안의 건강노트 코너를 통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제철 음식도 매달 한 번씩 쓰고 있습니다. 먹는 음식도 자연 속에서 찾아야 바람직하다는 결론이지요. 트랜스 지방, 인공첨가물, 각종 지방 성분, 가공 음식 등을 배제한 제철 음식과 자연식으로 식사를 하는 일은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합니다. 오늘이라도 당장 실천해보실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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