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인수한 일론 머스크. (사진=연합뉴스 제공)
트위터 인수한 일론 머스크. (사진=연합뉴스 제공)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440억달러를 투입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인수에 성공했다.

팔로워가 1억1000만명이나 되는 'SNS 스타' 머스크가 트위터의 주인이 됨에 따라 SNS 산업 생태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적잖은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전 세계의 트위터 이용자들도 머스크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트위터 인수 후 머스크의 행보는 파격의 연속이다. 그는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세면대를 들고 샌프란시스코 소재 트위터 본사로 들어가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자 트위터 이용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머스크는 트위터의 체질 개선에 본격 착수했다. 자신의 트위터 계정 프로필을 '치프 트윗'(Chief Twit)으로 변경하더니 이후에는 '트위터 불만 핫라인 운영자'로 수정했다. 자신이 트위터의 주인임을 알린 후 본격 개조에 나섰음을 공공연히 알리고 있는 것이다.

머스크가 트위터에 들이댄 메스는 사내 인력은 물론 트위터 이용자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머스크는 파라고 아그라왈 최고경영자(CEO), 네드 시걸 최고재무책임자(CFO), 비자야 가데 최고법률책임자(CLO) 등 3명의 핵심 경영자들을 해고했다. 아울러 대대적인 감원에도 나섰다. 트위터는 지난 3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해고 대상자 여부를 통보할 것이라고 알렸다. 앞서 외신들은 머스크가 트위터 전체 직원의 절반인 약 37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트위터 직원들의 휴무일도 사라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행해온 원격근무 제도도 용도폐기했다. 해고되지 않은 직원들은 사무실로 출근해야 한다. 머스크는 자신이 운영하는 테슬라, 스페이스X에서도 재택근무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이런 상황을 예견한 트위터 직원들은 이미 탈주에 나섰다. 싱크탱크 '펑크&핀스트라이프'가 링크드인을 분석한 결과 지난 3개월간 530명이나 되는 트위터 직원이 집으로 향했다. 이전 3개월에 비해 퇴직자 수가 60%나 급증했고 머스크의 등장이 현실화한 10월에만 50명이 줄줄이 퇴사했다.

직원들만 회사를 떠난 게 아니다. 트위터 이용자들도 오랜 둥지를 미련 없이 버리고 있다. ‘언 브레이크 마이 하트’라는 곡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가수 토니 브랙스턴은 트위터에 혐오 표현이 난무하고 있다면서 트위터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수백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유명 셀럽들의 이탈은 수익과 연관된다.

트위터 광고주들도 심상치 않다. 당장 테슬라와 경쟁 관계인 자동차 업체 GM은 트위터 광고를 중단했다. 미디어 조사기관 IPG 미디어브랜즈는 혼란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기업들이 트위터 광고를 중단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미국 유색인 지위 향상협회(NAACP)와 프리프레스 등 40여 개 단체도 애플, 베스트바이, 코카콜라, 버라이즌, 아마존 등 트위터의 핵심 광고주들에게 광고 중단을 압박하고 나섰다.

광고 시장의 동요에 트위터 광고 담당 임원들도 회사를 떠났다. 광고 영업을 책임진 세라 퍼소넷 최고 고객 책임자, 레슬리 벌랜드 최고 마케팅 책임자와 제이 설리번 제품 담당 임원, 글로벌 영업 담당 부사장인 장필리프 마외 등이 줄줄이 퇴사하면서 트위터는 광고 영업인들의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더욱 활성화할지, 혐오 콘텐츠와 잘못된 정보의 지옥이 될 것인지 갈림길에 섰다고 평했을 정도다.

머스크가 내선 대안은 유료화다. 머스크는 사용자 인증 등을 포함한 트위터 블루 서비스 요금을 현 월 4.99달러에서 8달러로 인상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현재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유료로 전환해 광고주 이탈로 인한 수익 감소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난관을 극복하고 트위터 통제에 성공한 머스크는 당당하다. 그는 "새는 풀려났다, 즐겁게 지내자"라면서 자신이 주도하는 트위터가 기존과는 다르게 운영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트위터가 이용자들의 글을 제한하는 일이 사라질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 대선 과정에서 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했지만, 이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다.

세간의 관심은 단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이 회복될지에 쏠린다. 트위터는 트럼프가 2020년 대선 과정에서 트위터를 통해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다며 여러 차례 제한을 가했고 의회 의사당 난입 사건 이후에는 아예 계정을 폐쇄했다. 계정 폐쇄 전 트럼프 계정 팔로워 수는 8870만명에 달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오는 8일 실시되는 중간 선거 이전에 복구시키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복귀를 허용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머스크는 이미 지난 5월에 트럼프의 계정 복구를 허용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등 트위터가 이용자들을 규제하는 것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 왔다.

머스크가 친 공화당 성향을 드러낸 것도 민주당 측의 반감을 사고 있다. 머스크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민주당 소속인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갈등했고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있던 테슬라 본사를 공화당이 주류인 텍사스주로 옮긴 바 있다.

머스크는 여전히 당당하다 미 정가의 스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이 머스크가 자유롭게 발언할 권리에 8달러를 부과하려 한다고 비판하자 머스크는 오히려 피드백을 환영한다면서 “8달러를 내라”고 응수했다.

트럼프 등 극우 세력의 트위터 활동이 재개될 경우 2년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하다. 이미 중간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공화당은 민주당을 제치고 상·하원 모두를 장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트위터의 변화는 결국 정치를 사정권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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