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양 스마트폰서 엑시노스 비중 축소 불가피
삼성전자, 엑시노스 품질 논란 의식한 듯

사진=퀄컴 제공
사진=퀄컴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에서 삼성의 자체 프로세서 '엑시노스'가 퀄컴 '스냅드래곤'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는 소식입니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2일(현지시간) 진행된 퀄컴의 2022 회계년도 4분기(7월~9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나왔는데요.

아카시 팔키왈라 최고재무책임자(CF0)는 "갤럭시S22에서 스냅드래곤의 비중은 75%였는데 갤럭시S23에는 스냅드래곤 점유율이 글로벌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팔키왈라 CFO는 내년 갤럭시S23에 적용될 스냅드래곤에 대해 'global share'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 시리즈에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를 출시 지역별로 나눠 탑재해온 만큼 업계에선 이를 사실상 '100%'로 받아들였습니다. 갤럭시S23 시리즈에 스냅드래곤이 전량 들어간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선 퀄컴 측의 '선을 넘는 발표'는 없었습니다. 100%라는 확정적인 표현 역시 없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어쨌든 일부 지역에 출시되는 갤럭시S23 시리즈에 엑시노스가 한정적으로 사용될 가능성도 남아있겠지만 쉽진 않을 것 같습니다. 엑시노스가 일부 들어간다고 해도 비중이 워낙 적어 의미를 찾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사진=삼성전자 제공

내년 고사양 스마트폰에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한 엑시노스의 비중 축소는 불가피해졌습니다. 업계의 예상대로 내년 엑시노스 사업은 중저가 스마트폰 영역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엑시노스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소식입니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로 스냅드래곤을 뛰어넘겠다는 의지가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암묵적으로 인정해버린 셈입니다.

외부 고객사에서도 이를 받아들이는 의미가 클 것 같습니다. 앞서 중국의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은 스마트폰에 엑시노스를 채택하기도 했는데요. 최근에는 이들 기업에 엑시노스가 공급됐다는 소식을 듣기 힘듭니다. 경쟁사인 퀄컴과 미디어텍에 밀려 엑시노스의 입지가 애매해진 것이죠.

엑시노스는 2011년 발표된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브랜드입니다. 삼성 시스템반도체의 주력 사업인데요. 내년 탄생 13년째를 앞두고 큰 변화를 맞게 됐습니다. 삼성이 갤럭시S23 시리즈의 두뇌를 스냅드래곤으로 전량 채울 경우 2014년 출시된 '갤럭시S5' 이후 처음으로 갤럭시S 시리즈에 스냅드래곤을 전량 넣게 됩니다.

퀄컴은 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스냅드래곤 서밋' 행사를 열고 '스냅드래곤8 2세대'를 공개합니다. 이 칩셋은 내년 갤럭시S23 시리즈에 들어갈 예정인데요. 행사에서 갤럭시S23와 관련된 또 다른 설명이 있을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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