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훈 휴젤 
손지훈 휴젤 대표집행임원. 사진=휴젤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새로운 주주와의 유기적인 시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세계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을 이끄는 리더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손지훈 휴젤 대표집행임원이 GS그룹 등이 참여하는 다국적 컨소시엄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후 열린 지난 5월 첫 타운홀 미팅에서 한 발언이다.

휴젤이 새 최대주주를 맞이한 지 어느덧 8개월째다. 최대주주는 바뀌었지만 손지훈 대표의 입지는 더 단단해지는 모양새다. 손 대표 체제 아래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오고 있기 때문이다.

호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은 물론, 글로벌 영토 확장도 본격화되고 있다. 휴젤은 올해 유럽 주요 11개국과 캐나다, 호주 등에서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 품목 허가를 따냈다.

내년에는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미국 진출도 노린다. 손 대표가 지난해 선언한 ‘글로벌 대도약’ 전략이 계획대로 순항하면서 본격적인 실적 퀀텀점프를 예상된다.

◇선임 이후 매년 성장하는 휴젤

손 대표와 휴젤의 동행은 2017년 12월부터 시작됐다. 당시는 베인캐피털이 ‘LIDAC’를 통해 휴젤의 경영권을 인수한 시점이다.

베인캐피털은 휴젤을 인수하자 경영진을 전면 교체하고, 이사회와 별도로 업무 집행만 전담하는 임원을 두는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했다.

손 대표는 이때 대표집행임원으로 휴젤에 합류했다. 합류 전 동화약품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보인 성과가 선임의 바탕이 됐다. 그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동화약품 대표로 재직하면서 2년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베인캐피털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손 대표는 최대주주가 바뀐 어수선한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했다.

휴젤은 손 대표가 취임한 이후 매출이 2018년 1824억원, 2019년 2046억원, 2020년 2110억원, 지난해 2451억원을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성장을 바탕으로 약 9300억원에 휴젤을 사들였던 베인캐피털은 GS그룹 등이 참여하는 다국적 컨소시엄에 지난 4월 약 1조5000억원에 매각하면서 5000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겼다.

휴젤은 최대주주가 바뀐 이후에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9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매출액이 707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휴젤의 매출 컨센선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763억원으로 지난해보다도 12.7%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에는 사상 첫 매출 3000억원 돌파도 전망된다.

◇‘글로벌 영업통’…해외 영토 확장 본격화

휴젤의 실적이 늘고 있는 배경에는 해외시장이 있다. 휴젤은 지난해부터 내년까지를 ‘글로벌 대도약기’를 정하고, 휴젤의 글로벌 영토를 확장 중이다.

휴젤의 올해 3분기 누적 보툴리눔 톡신, 필러, 웰라쥬 등 제품 해외 수출 매출은 1011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해외 제품 매출(1103억원)에 육박했다. 제품 매출액에서 해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5%에서 올해 49%로, 4%포인트나 확대됐다.

해외시장 성장에는 손 대표의 경영능력이 주효했다. 손 대표는 국내외 제약사를 거친 ‘글로벌 영업통’이다. 대학 졸업후 줄곧 해외영업부서에서 근무하면서 탁월한 성과를 내왔다.

손 대표가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곳도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미국 본사다. 그는 BMS 미국 본사에서 일할 당시 세일즈 애널리스트를 맡았다.

이후 동아제약 글로벌사업부 전무를 거쳐 박스터코리아 대표이사를 지냈다. 박스터코리아는 미국에 본사를 둔 의료기기업체 박스터 인터내셔날의 한국법인이다.

휴젤에 오기 전 마지막으로 일했던 동화약품 대표로 재직할 당시에는 몽골과 캄보디아 등에 독점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중동 및 북아프리카 12개국에 기술수출을 일궈내는 등 ‘글로벌 영업능력’을 보여줬다.

휴젤에서도 이 같은 글로벌 영업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2월 국내 기업 최초이자 전 세계에서는 4번째로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진출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다.

휴젤의 보툴렉스는 현지 독점 유통판매권을 가진 사환제약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활용해 진출 첫해 점유율 10%를 넘겼다.

보툴렉스 뿐 아니라 HA필러 브랜드 ‘더채움’도 중국에서 품목허가 획득 후 올해 첫 선적을 개시했다. 중국에서 톡신과 필러 시장에 모두 진출한 것도 휴젤이 국내 기업 중 최초다.

유럽 시장 확대도 본격화되고 있다. 휴젤은 올해 당초 목표했던 유럽 주요 11개국 품목허가 획득을 마무리했다. 11개국은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아일랜드 △루마니아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 △폴란드 △스페인 등이다.

휴젤은 지난 1월 유럽의약품안전관리기구연합체(HMA)로부터 보툴렉스에 대한 품목허가 권고 의견을 수령한 뒤 3월 프랑스, 오스트리아 행 첫 선적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휴젤은 올해 11개국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유럽 36개국 진출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또, 캐나다와 호주에도 지난 6월과 11월 보툴렉스 품목 허가를 각각 획득하면서 북미, 오세아니아 대륙까지 영토를 넓혔다. 이들 지역은 내년 1분기 중 판매가 시작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시장 ‘미국’ 진출 초읽기

내년에는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휴젤은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미간주름 적응증으로 보툴렉스에 대한 품목허가를 재신청했다.

앞서 휴젤은 지난해 3월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보툴렉스 50유닛(Unit)과 100유닛(Unit)에 대한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올해 3월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한 바 있다.

휴젤은 FDA의 요구사항을 보완해 다시 한 번 미국 시장 진출을 두드리고 있다. 미국은 휴젤에 있어 어느 곳보다도 중요한 시장이다.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마켓 리서치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019년 기준 40억6800만달러(약 5조3000억원) 규모에서 2025년 83억2000만달러(약 1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기준 글로벌 전체 시장에서 미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77.7%에 달한다.

서류 제출 후 허가 획득까지는 통상적으로 약 6개월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미국 시장 품목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채비는 이미 끝낸 상태다. 휴젤은 앞서 2018년 미국 현지 법인 ‘휴젤 아메리카’를 설립한 바 있다. 또 2020년에는 독일 멀츠의 북미 에스테틱 사업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제임스 하트만’을 휴젤 아메리카 대표로 영입했다.

이후 지난 6월에는 앨러간(현 애브비)의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회장직을 역임한 ‘브렌트 손더스’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했다.

최근에는 제3공장 준공을 완료, 미국 진출에 따라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요 대비를 위한 준비도 마쳤다.

손 대표는 내년에도 글로벌 진출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사적자원관리(ERP)를 구축 등 내부 시스템도 강화하기로 했다.

손 대표는 지난 18일 창립 21주년 기념해 열린 온라인 타운홀 미팅에서 임직원들에게 “지난 21년간 휴젤은 독보적인 기술력과 제품력, 영업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까지 진출하는 성공적인 역사를 써내려 왔다”며 “휴젤이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