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느강변 풍경
세느강변 풍경

파리에서 맞는 신새벽은 감회가 다르다. 개선문에서 이어지는 샹젤리제는 프랑스를 상징하는 거리다. ‘낙원’의 의미를 지닌 약 2km 도로는 파리 군중의 함성과 우아한 산책로를 간직한 ‘두 얼굴’을 지녔다.

파리 샹젤리제는 카타르 월드컵 기간 내내 들썩거렸다. 한때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모로코의 승리 소식이 전해졌을 때, 샹젤리제는 모로코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이 몰려 나와 북새통을 이뤘다.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이 치러진 밤에도 샹젤리제는 파리 시민들의 함성으로 채워졌다.

‘낙원의 뜰’로 추앙받던 쇼핑 거리

번화가 샹젤리제는 파리 사람들이 사랑하는 우아한 산책로의 내력을 지녔다. 불모지였던 땅은 17세기 ‘왕비의 산책로’를 조성하며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했다. 플라타너스와 마로니에 나무가 심어졌고 도로 한쪽으로는 공원이 마련됐다. 샹젤리제에 대통령궁 엘리제가 들어섰으며, ‘엘리제’는 신과 영웅이 죽은 뒤 가는 낙원, ‘샹젤리제’는 엘리제의 뜰이라는 의미가 깃들어 있다.

낙원의 뜰은 밤이면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으로 불야성을 이룬다. 도로 서쪽에는 쇼핑숍과 레스토랑, 극장들이 몰려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연말 파티를 즐기는 대표 명소이기도 하다. 부티크 가게들은 몽테뉴 거리까지 이어지며 명품 자랑을 한다. 도로 동쪽은 엘리제궁에 이어 프띠 팔레, 그랑 팔레 등 미술관 박물관을 품은 공원지역이다.

샹젤리제 쇼핑가
샹젤리제 연말 파티

미술관 품은 파리지앵의 산책로

개선문에서 상젤리제, 콩코르드 광장, 센강 퐁데자르 다리를 잇는 길은 실제로 파리지앵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산책과 조깅코스다. 엘리제궁, 튈르리 공원, 루브르 박물관 등이 두루 그 길에 담긴다. 길을 거닐면 파리를 사모했던 예술가들의 숨결과, 센강의 운치가 함께 어우러진다. 약 3km 코스로 느린 도보로 1시간가량 소요된다.

튈르리 공원에서는 산책 도중 오랑주리 미술관, 죄드폼 갤러리에 들려 미술, 사진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밀로의 비너스를 감상하려면 루브르 박물관을, 밀레의 만종이나 고갱의 타히티의 여인을 보려면 강 건너편 오르세 미술관을 선택하면 된다.

산책로 끝자락인 퐁데자르 다리는 ‘예술의 다리’라는 별칭을 지닌 보행자 전용 다리다. 1801~1804년에 건설된 퐁데자르는 카뮈, 샤르트르, 랭보 등이 산책하던 곳으로 시집 한권, 와인 한잔의 분위기를 부추긴다.

샹제리제에서 센강을 건너면 에펠탑이다. 에펠탑 주변은 매년 새해 전 세계에서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려드는 새해맞이 명소다.프랑스 파리는 2024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됐다. 샹젤리제에서 센강으로 연결되는 우아한 거리는 2년 뒤에 또 한번 군중들의 열기로 채워지게 된다.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퐁데자르 다리
콩코드르 광장

여행메모

교통: ‘벨리브’로 불리는 공용자전거는 파리의 주요교통수단이다. 근거리 이동때는 웬만한 차량들보다 빨리 이동이 가능하며 스마트폰과 카드가 있으면 외국인들도 손쉽게 빌릴 수 있다. 자전거 전용 신호등이 따로 있다.

식당: 생 제르망에는 카뮈와 피카소, 랭보, 등 프랑스의 예술가들이 찾던 카페 거리가 조성돼 있다. 알랭 드롱, 카트린느 드뇌브, 조니 뎁 등 영화배우들도 단골로 이 거리에서 커피를 즐겼다.

기타: 불로뉴숲은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숲으로 파리의 도시숲 공원이다. 뉴욕 센트럴파크와 런던 하이드파크보다 넓은 규모를 자랑한다. 배수관이 겉으로 드러난 퐁피두 센터는 현대 예술의 상징으로 센터 앞에서 연중 공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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